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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를 앞둔 한국의 성소수자가 외국에서 난민으로 보호받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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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주원(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공익법센터 어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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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필에 김성진(가명)씨라는 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자신은 입대를 앞두고 있는 성소수자인데 요즘에 군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에 도저히 군대에 갈 수 없을 거 같다고 하면서, 외국에 가면 난민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성진씨는 어필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2009년 최초로 동성애 사유로 난민 인정된 파키스탄 국적의 B씨 케이스와 2011년에 난민 인정된 나이지리아 C씨 케이스를 알고 연락을 주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성진씨가 말하는 요즘 군대에서 성소수자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1. 요즘 군대에서 성소수자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

지난 4월 13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에서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이 육군 내 동성애자를 색출하고 군형법 92조 6항를 적용하여 처벌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비인격적이고 수치심을 유발하는 수사 기법을 사용하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날 오전 육군은 동성애자 육군 색출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A대위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였습니다. 군인권센터의 주장에 육군은 비인권적 수사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였으나 4일 후인 4월 17일 군인권센터는 실제 취조 내용이 담긴 통화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육군의 부정이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통화내용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개인 성행위와 성적 지향, 성관계 당사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고, 특히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수많은 동성애자 남성 및 성소수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을 알고 4월 17일 4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A대위는 구속당했습니다. 전역을 한 달 앞두고 있던 A대위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현재까지 구속되어 있으며 50여명의 병사들이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5월 16일 군 검사는 A대위에게 징역 2년형을 구형했고, 24일 육군보통군사법원은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설명은 글 아래의 [육군 동성애자 색출 사건 정보 더보기] 참고)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의무적으로 입대를 해야 하는 성진씨는 난민협약상의 난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2. 성소수자가 난민협약상 난민에 해당하는지 여부

유엔난민기구는 2008년에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관한 난민 신청 가이드라인을 발행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LGBT1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타인의 자신에 대한 인식 때문에 국가 권력, 가족, 혹은 공동체로부터 물리적, 성적, 언어적 폭력과 차별에 놓일 수 있다. [중략] 그러한 폭력과 차별이 처벌받지 않거나 LGBT 지향이 범죄화 된 곳에서, 이러한 근거로 망명을 요청한다면 이 개인은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의 난민 정의에 부합한다" 고 설명하고 있습니다.2

유엔난민기구의 문구만 보면 성소수자가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은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난민의 정의의 법적 해석이 다양하게 진행 되고 있기 때문에 성소수자들이 난민 지위를 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1951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이하 난민협약)의 난민의 정의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난민협약의 난민의 정의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한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자

첫번째로 난민의 정의에 부합하기 위한 다섯가지 조건인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한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혹은 정치적 의견" 중에 성적지향 혹은 성별정체성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가 "특정한 사회집단의 구성원" 이라는 부분은 현 국제사회 난민 법조계에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나온 판례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성소수자가 충족시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임을 "입증"해야 하는 부분도 난민신청자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난민 인정을 결정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에서 성소수자 난민신청자는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에 인권침해적인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잘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난민 인정 판결시 성소수자인데 동성과 성관계를 한 경우가 없다거나, 성소수자 클럽이나 술집을 자주 드나들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반박 근거로 제시하며 난민신청자가 성소수자인지 진위여부를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에도 말하고 있듯이, 성소수자이지만 억압적인 환경과 분위기 때문에 성소수자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동성과 성관계를 못 가질 수 있고, "정상적"인 사회에 순응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을수도 있으며, 성소수자임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클럽이나 술집은 커녕 사랑하는 사람과 비밀연애조차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난민 인정 결정자는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정말 어려운 부분은 그 이후 항목입니다.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공포'가 입증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구에서 '박해'를 정의하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공포'을 입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한 사회에서 단순히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난민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2008년 유엔난민기구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박해'는 신청자의 의견, 감정 그리고 심리적 구성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다른 종류의 심각한 피해 뿐 아니라 삶의 위협이나 자유에 대한 위협 등을 포함한 심각한 인권 침해와 관련된다"고 정의합니다.3 가이드라인에서는 또한 다양한 차별이 누적되면 박해의 경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각각의 차별적인 행위가 박해로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들어 한국의 성소수자가 성적지향을 이유로 일터에서 차별적인 언어를 들었다거나, 국가에서 동성간 혼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난민 인정사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적인 행동들과 억압으로 인해서 난민 신청자의 미래의 생활이 어려운 경우, 특히 국가의 복지 시스템, 교육, 의료, 취업 등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난민으로서 필요한 박해 사유에 포함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많은 성소수자들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복지와 혜택에서 배제되어 있지만 이를 공식적인 문서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국제적이고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난민 신청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비규범적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예를 들어 동성애)을 위법으로 규정하는 법의 경우에는 박해를 입증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즉, 어떤 국가가 동성애 행위 혹은 비규범적 성애 및 성별 정체성에 대해서 위법하다는 규정들을 갖고있는 경우, 해당 국가는 성소수자에 대한 박해의 주체로 인정되기 쉽습니다. 성소수자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국가에 의해 구금되거나 색출될 경우에는 난민협약상 난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은 추상적으로만 할 수 없습니다. 원칙적으로만 보면 난민협약국은 앞에서 소개한 난민협약의 난민의 정의를 동일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가마다 그 해석이 다르고, 무엇보다 난민들에게 요구하는 입증의 정도가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대를 앞두고 있는 한국의 성소수자는 난민협약상 난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 외국에 가서 난민신청을 해서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각 나라의 난민보호 제도와 관행을 살펴봐야 합니다.



3. 입대를 앞두고 있는 한국의 성소수자가 외국에서 난민으로 보호받을 가능성

어필에 전화를 걸었던 시스젠더4 남성 동성애자인 성진씨는 성소수자로서 군대 내의 억압과 색출이 두려워 캐나다로 난민신청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한국에서 동성애자임을 주변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살지 않았던 성진씨지만 성소수자 어플을 사용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했다는 사실을 듣고 두려워했습니다. 캐나다로 간다면 일단 본인이 성소수자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동안 성소수자임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던 성진씨는 법원에 제출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SNS에도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올리지 못했고 성소수자 모임이나 단체에 나가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났던 애인과의 사진, 그리고 성소수자 어플 사용 기록 등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애인과의 사진은 인정되기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다정하게 앉아있는 사진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소수자 어플을 다운로드 받은 기록이 있어 꽤 오래전부터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존재했다는 사실을 겨우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성진씨는 군대에 입영통지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한국의 성소수자 억압에 대한 증거로 성소수자 단체에서 출판한 성소수자 인권보고서, 최근에 있었던 동성애자 육군 대위 색출 사건에 대한 각종 기사와 성명서 및 탄원서, 그리고 일전에 있었던 한국인 성소수자 난민 인정 판결문들을 어렵게 찾아서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특히 진술서에 성소수자로서 한국으로 귀국한다면 받을 수 있는 억압의 내용들을 자세하게 서술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의무적으로 장애가 없는 지정성별 남성이라면 징집된다는 사실, 성소수자라는 사실로 군 면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그러나 징집 된 후에 성소수자임이 밝혀지면 군형법으로 2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그렇다고 병역 이행을 거부할 시에도 구금된다는 사실을 상세하게 적었습니다. 한국이 전세계 수감중은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을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도 제출한 서류에 포함되었습니다.

위 성진씨의 이야기는 가상으로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만일 성진씨가 캐나다에서 난민신청을 했다면 난민으로 인정 받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이번 육군 동성애자 색출사건 이후에 난민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사건이 있기 전에도 군대 내 군형법 92조 6항이 계속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되어 처벌한 경우는 없다고 육군은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법 조항의 존재만으로도 군 미필 시스젠더 남성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가 외국에서 인정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캐나다에서 난민신청한 김모씨는 군형법 92조 6항의 존재로 인한 직접적 박해 가능성과 함께 양심적 병역거부하는 신념을 근거로 하여 2009년 캐나다의 난민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김모씨 이후에 프랑스와 호주로 난민 신청을 하여 인정된 사례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대한민국 군에 존재하는 군형법 92조 6항과 억압적인 군생활,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을 경우 구금하는 처우 등을 기반으로 난민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군대의 성소수자 억압 및 박해는 훨씬 더 가시적으로 입증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군형법 92조 6항의 존재가 난민 박해 사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면 이번 사건은 육군 당국이 실제로 92조 6항을 근거로 동성애자들을 반인권적으로 색출하고 구금, 박해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한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외국으로 난민 신청 인정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사회의 지정성별 남성은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모두 군대에 징집된다는 점, 그러나 동시에 군형법은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고 실제로 처벌을 집행한 사례가 있다는 점, 그리고 군복무를 거부할 시 구금된다는 점은 한국 동성애자 및 성소수자 남성들에 대한 직접적인 박해이기 때문입니다. A대위에 대한 유죄 선고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적의 미필 지정성별 남성 성소수자의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질 것입니다. 난민 인정 받기란 쉽지 않고 국가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장담 할 수는 없지만 육군의 이번 사태는 분명히 외국에서 비호를 신청하는 한국 성소수자 남성의 난민 인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육군 동성애자 색출 사건 정보 더보기]

사건의 발단

사건의 첫 발단은 올해 초 정보통신망 법을 위반한 현역 병사와 간부의 성관계 동영상이 SNS에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이 둘은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였고 이에 대한 처벌과정은 동성애자라는 이유와 상관 없이 법률에 근거하여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육군 중앙수사단은 이 사건을 개별적 사건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의 피의자 병사를 통해 다른 동성애자 병사가 누구인지 말하게 하고6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병사들을 시작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부대관리훈령 위반

육군 내 동성애자 군인을 식별하고 취조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현행 부대관리훈령인 국방부 훈령 제 1932호를 보면 제 7장 동성애자 병사의 복무에 대한 내용을 따로 다루어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을 보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 254조를 보면

① 지휘관 등은 병영내 병사들에 대하여 성지향성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동성애자 식별활동을 할 수 없다.
② 지휘관 등은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에 대하여 성 경험 상대방 인적 사항 등 사생활 관련 질문을 금지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우팅에 관한 항목인 255조는

② 어느 누구도 동성애자 병사의 동의가 없는 한 부모, 친구, 부대에 동성애 사실을 알려서는 아니 된다. 다만, 자살 등 사고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또는 군의관이 지휘관의 사고예방업무에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위법행위와 상관 없는 사람들을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찾아내고 불법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명백한 부대관리 훈령 위반입니다.

불법적인 수사과정

수사과정 또한 불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홍학교 수사관을 필두로 하는 중앙수사단 수사팀은 피해자들이 다른 동성애자가 누구인지 알리도록 강요하고 성관계와 관련된 수치심을 유발하는 개인의 성생활에 관한 질문을 하는 등 부대관리훈령을 위반했습니다.

더욱이 동성애자 병사들을 색출하기 위하여 중앙수사관은 피해자 한명인 군인에게 남성 동성애자 데이팅 어플에 들어가게 하여 군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내게 하고 그를 기반으로 동성애자 군인들을 탐색하였습니다. 그런식으로 확보한 동성애자 군인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해당 부대로 적법한 절차 없이 심문하는 등 법적 근거도 없는 불법수사를 진행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군인권센터의 1, 2차 기자회견 전문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군형법 92조 6항 (군형법상 추행죄)

육군은 동성애자 병사를 색출하여 군형법 92조 6항을 근거로 처벌하려고 하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군형법 92조 6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92조의6(추행) 제1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3.4.5.>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법조항은 군대 내 동성간 성폭력을 처벌하는 조항이 아닙니다. 성폭력은 동성애, 이성애와 상관 없이 처벌하는 조항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 조항은 군대 내 합의하에 이뤄진 동성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동성애자 및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조항입니다. 군대 내 남녀간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는 징계등 작은 처벌로 넘어가지만 (남성) 동성간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명백한 차별적 제도이며 UN 및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이 법조항의 폐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헌법재판소에 2002년과 2011년, 그리고 2016년에 있었던 세차례의 위헌 소송이 진행됐지만 모두 합헌 결정이 나오면서 아직까지도 헌재는 국제사회와 성소수자 및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세차례의 합헌판결은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판결검색에서 접근가능합니다. 군형법 92조 6항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은 군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가 작성한 10문 10답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현 군대 내 성소수자에 대한 취급

남성 동성애자의 경우 징병검사를 할 때 동성애자라는 이유는 군복무 면제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군형법 92조 6항 때문에 군 입대 후 동성애자 라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군복무를 의무화 하고 있는 국가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면제도 받지 못하면서 같은 이유때문에 처벌받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는 성소수자 군인들에게 심리적, 정신적, 물리적 고통을 줍니다. 본인의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것은 물론, 이런 불법수색이 진행된다면 개인의 사적인 대화내용도 모두 검열해야합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 지금과 같은 불법 구속수사도 진행되며 문제시 되고 있는 군형법 92조 6항의 수순대로라면 실제로 구금될 수 있습니다. 군대 내 어떠한 이성애자도 영외에서 자신의 성생활을 규제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자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색출과 탄압의 대상이 됩니다.

군대 밖에서의 사회적 억압과 차별은 군대 안으로 들어오면서 증폭됩니다. 특히 군대라는 시스템 자체가 성소수자 보호에 대한 훈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볍게 무시하고 불법적이고 경악스러운 인권침해의 주체가 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남성 동성애자 뿐 아니라 트렌스젠더의 징병문제도 심각합니다. 트렌스젠더 당사자가 신체검사에서 5급을 받아 면제되기 위해서는 성별 재지정 치료 및 수술 (Gender Reassignment treatment and surgery) 혹은 고환 적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금전 및 건강 등 다양한 이유로 모든 트랜스젠더가 성별 재지정 수술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트랜스젠더의 신체검사 및 과정을 보면 얼마나 성별정체성를 국가 및 군이 성기중심, 외형중심적으로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성소수자들은 징병 과정과 군복무 과정에서 사회적 억압과 탄압을 경험합니다. A대위의 어머니는 국방부에 편지를 써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공론화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매주 금요일 국방부앞에서 성소수자 단체들과 지지 단체들은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대위의 석방을 조속히 진행하고, 불법적인 동성애자 군인 색출을 당장 멈출 것을 요구하며 군형법 92조 6항의 폐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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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의 줄인말. Lesbian은 여성 동성애자, Gay는 남성동성애자, Bisexual은 양성애자, 그리고 Transgender는 트랜스젠더를 뜻합니다.

2. "LGBT individuals may be subjected by State authorities, their families or communities to physical, sexual and verbal abuse and discrimination, because of who they are or who they are perceived to be. (중략) if they seek asylum on these grounds, fall within the refugee definition of the 1951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1951 Convention").",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 UNHCR GUIDANCE NOTE ON REFUGEE CLAIMS RELATING TO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이주원 옮김, 2008, 4

3. "Persecution can be considered to involve serious human rights violations, including a threat to life or freedom, as well as other kinds of serious harm, as assessed in light of the opinions, feelings and psychological make-up of the applicant",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 UNHCR GUIDANCE NOTE ON REFUGEE CLAIMS RELATING TO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이주원 옮김, 2008, 7

4. Cisgender는 트랜스젠더라는 단어에 대응하는 단어로, 자신이 사회로부터 지정받은 성별과 자신이 정체화하는 성별이 일치하거나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 이 글은 [공익법센터 어필]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