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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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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무도회와 세월호 7시간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1월 11일 | 02시 08분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일주일 전 덴마크 경찰에 체포되자 CNN·가디언 등 외국 언론은 그녀를 '한국판 라스푸틴의 딸'이라고 표현했다. 라스푸틴은 니콜라이 2세와 황후 알렉산드라의 측근으로 제정러시아를 주무르다 파멸시킨 괴승(怪僧)이다. 박근혜와 니콜라이 2세, 두 사람의 비극적 몰락에는 사이비 종교의 냄새를 풍기는 비선뿐만 아니라 불길한 전조(前兆)가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니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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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혁명 원년, 박정희와 결별하자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2월 16일 | 06시 08분

우리는 박정희와 헤어질 준비가 돼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민심과 국회에 탄핵됐지만 55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축조한 획일적 국가주의의 앙시앵 레짐(구체제)은 현재진행형이다. 이기적 욕망과 상실의 공포가 교차하는 혼돈의 경계에서는 양심과 정의 대신 복종과 타협을 선택하라고 유혹하는 박정희 패러다임이 예외 없이 작동하고 있다. 박정희는 난공불락이었다. 그와 싸웠던 생전의 김근태는 "한국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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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수사하라"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1월 04일 | 00시 53분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3년8개월 만에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국민은 평범한 강남 아줌마 한 사람에게 휘둘려 국가의 공적인 시스템을 붕괴시킨 박 대통령이 권력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는 대신 비선과 상대한 결과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은 "우리가 낸 세금이 복채가 됐다"고 분노했다.

다급해진 대통령은 국정 농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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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달래고 푸틴 품은 아베의 배짱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0월 14일 | 05시 35분

성(姓)을 빼고 이름만 부르면 친밀한 관계에 돌입했다는 신호다. 지난달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서로를 그렇게 불렀다. 회의 도중 아베는 갑자기 푸틴을 '블라디미르'라고 불렀고, 푸틴은 '신조'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만 벌써 14번 가졌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절친이 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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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 탈출 방정식 연해주에 있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9월 02일 | 05시 50분

20세기 초 가쁜 숨을 몰아쉬던 대한제국의 간절한 구조 요청을 외면한 제정러시아의 냉소가 한국에 구애(求愛)하는 절박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각계의 지성이 러시아 연해주를 탐방하는 5박6일(8월 8~13일)의 평화 오디세이 여정은 한 세기 만에 역전된 한·러 관계의 현주소를 확인시켜 주었다. 놀라운 역사의 변주(變奏)다.

러시아 극동 개발 최고 책임자인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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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러브콜

(1) 댓글 | 게시됨 2016년 08월 12일 | 06시 01분

블라디보스토크는 요즘 클래식의 선율에 도시 전체가 흠뻑 젖어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마린스키 극장의 총감독인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예술감독을 맡아 지휘하고 있는 제1회 마린스키 국제 극동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혼만(灣)의 마린스키 극장과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기함인 바랴크함에서 환태평양 국가의 연주자와 무용수들이 음악회와 발레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국인 참가자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손열음과 발레리나 이수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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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7월 01일 | 04시 10분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하워드 진(1922~2010)의 생애는 드라마틱하다. 가난한 조선소 노동자였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 육군 항공대 490폭격비행단의 폭격수로 베를린·체코·헝가리 상공을 누볐고, 프랑스에서는 네이팜탄까지 투하했다. 전역해서 27세에 공부를 시작해 대학교수가 된 뒤 흑인 인권과 베트남전 반전운동의 상징이 됐다. 백인 지식인으로 차별받는 흑인의 인권을 위해 투옥과 해고를 감수했다.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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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열아홉 살 김군을 타살했는가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6월 09일 | 23시 33분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열아홉 살의 용역업체 비정규직 청년이 변을 당했다는 끔찍한 소식을 접한 순간 24년 전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1992년 1월 13일 오전 9시44분 지하철 선로 보선원인 서른네 살의 변병일씨가 1호선 신설동역에서 선로 순회점검을 하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땀과 먼지를 뒤집어쓴 그의 동료들과 만났는데 "유일하게 찾아온 기자"라면서 충격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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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유령선이 될 것인가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5월 20일 | 04시 42분

기독교 종파의 하나인 퀘이커 교도였던 함석헌 선생의 한국전쟁 체험기다. 대구의 큰 교회에 피란민이 몰려갔는데 "예수 믿지 않는 사람은 안 받는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기독교인 먼저 받자"고 하더란다. 와중에 슬쩍 들어가려고 협잡하는 이까지 생겨났다. 그러자 교회는 진위를 가려내기 위해 주기도문을 외우는 시험을 치르게 했다. 선생은 50년 뒤 "주기도문이 그런데 쓰라고 가르쳐 줬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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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는 오지 않는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4월 29일 | 01시 10분

절대로 오판하지 말 일이다. 4·13 총선에서 화난 민심이 집권세력을 심판했지만 고장 난 민주주의와 정치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국정쇄신도 지켜봐야 한다.

총선 이후 대통령은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구조개혁에 집중하고 있다. 올바른 방향이다. 문제는 집권세력의 행태다. 낙천·낙선자들이 공기업을 접수할 판이다. 전체 340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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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중국은 사라졌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4월 08일 | 06시 34분

평가는 냉정했다. 미국의 혁신역량은 절반으로 줄었고, 남은 건 실리콘밸리뿐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은 "유일하게 더 혁신할 수 있는 나라"라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귀를 의심했다. 평가자는 200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먼드 펠프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였다. 지난달 24일 보아오포럼이 열린 중국 하이난도에서 만난 노(老)대가는 중국의 혁신 능력이 캐나다·영국을 앞질러 미국에 이어 2위로까지 올라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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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내 스마트폰에 들어온다

(2) 댓글 | 게시됨 2016년 03월 18일 | 00시 31분

알파고의 창조주인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데미스 허사비스가 이세돌 9단을 대결 상대로 선택한 것은 하늘이 내린 기회다. 이번 대국 전의 한국은 인터넷에서 AI를 검색하면 조류독감(Avian influenza)이 먼저 뜨는 촌동네였다. 지금은 AI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됐다.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인공지능을 소홀히 하면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공포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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