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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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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공유경제의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 산업 구조를 파괴할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최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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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유경제 열풍

지구촌에 공유경제의 열풍이 불고 있다. 공유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이익의 극대화'라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각광 받기 시작한 경제의 새로운 희망이다. 그렇다면, 공유경제는 그 취지처럼 아름다운 모습만을 갖고 있을까?

모름지기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기존 질서가 붕괴가 선행되어야 하는 법. 공유경제가 기존의 경제 시스템 근간을 무너뜨리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최근 자동차 공유서비스 Uber때문에 유럽의 택시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했다. 남의 얘기로 알고 있던 공유경제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을 줄이야...

2. 공유경제의 이해

고교 동창인 A와 B는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 사진작가인 A는 B의 결혼식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피아니스트인 B는 A의 결혼식 반주와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다. 두 사람은 자신의 서비스를 교환함으로써 비용을 절약하게 수 있게 된 것이다.

자, 두 사람의 우정 (또는 으~리)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 사람의 공유 행위 때문에, 사진사와 반주자는 돈을 벌 기회가 사라진다.

"즉, 자본주의 관점에서 공유 행위는 매출 기회 소멸에 의한 경제 규모의 수축을 의미한다"

공유경제가 확대될 수록 경제 규모가 축소된다는 내 말을 못 믿겠다면, 자동차 공유서비스 Zip Car를 떠올려보자. 자동차가 필요한 10명이 3대의 자동차를 공유한다고 가정하면, 7대의 자동차 판매 기회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렇다면 공유경제는 현대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인가? 천만에.

3. 공유경제의 파급효과

공유경제 활성화로 기존 경제 시스템이 흔들린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90년대 인터넷과 이메일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전통적 우편 서비스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전자상거래의 증가로 오히려 우편과 로지스틱 분야는 폭팔적인 성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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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nB & LiquidSpace)

재개발을 하기 전에 기존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 시스템에서 기생하는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AirBnB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기존 호텔 업계가 위협을 받자, 이번에는 LiquidSpace가 등장하여 호텔이 보유한 로비와 미팅장소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 시스템을 축소시키고, 새로운 비지니스 창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제 규모의 확대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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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그런데, 공유경제의 혁명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고, 소외될 수밖에 없는 집단이 있다. 바로 "국가"다.

4. 공유경제의 그늘

주요 공유 경제 기업들이 다국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소셜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사용자 그룹을 기반으로, 잉여 자원과 소비자를 자동으로 매칭해주는 공유 서비스에 국가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

국가가 겪고 있는 "공유 경제의 악몽"은 단순히 자국 경제의 통제력 약화에 그치지 않는다. 진짜 공포는 국적으로 초월한 공유 경제 활동에 "세금"을 매기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일국 정부의 세수확보를 위해 고객 정보를 순순히 공개할 리가 없다. (한국 정부가 공유경제 통제법을 제정하면, 한미FTA에 포함된 ISD조항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국가 통제를 벗어난 공유경제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은 우리에게 경제 관점에서 국가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도대체 국가는 그동안 경제 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