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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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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자신들의 특허를 무료로 공개한 숨은 속내는 무엇일까? 다가올 특허전쟁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특허의 대부분을 가솔린 자동차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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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1. 테슬라의 무료 특허공개

최근 테슬라가 자신들의 특허를 무료로 공개하며, 자동차업계에 파문을 던졌다. 앨런 머스크 CEO는 "기술적으로 앞서 나가는 것은 특허 보유와 상관없으며 가장 뛰어난 기술자를 끌어오고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달렸다"면서 기존 자동차업계와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물론 전기자동차 시장을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는 그의 전략은 맞다. 하지만 머스크의 이런 결단에는 또 다른 속내가 있다. 곧 벌어질 특허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이다.

2. 자동차 산업의 반격

테슬라의 혁신성은 전기자동차 자체에만 있지 않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판매 방식인 딜러샵을 운영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판매한다. 텍사스, 아리조나 주에 이어 최근 뉴저지가 딜러십을 거치지 않는 테슬라의 직접 판매 행위를 금지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는 정기적인 오일 교환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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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net)

결국, 테슬라의 성공은 단순히 자동차 회사뿐 아닌, 자동차 에코시스템 전체의 위협을 의미한다. 머스크가 상대하는 적은 자동차 회사들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체다. 이들은 머스크가 꿈꾸는 세상을 막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전기자동차 특허를 꺼내 테슬라를 공격할 것이다.

가솔린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 특허를? 그렇다. 가솔린 자동차의 공룡들은 그동안 전기자동차 관련 특허와 기술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아주 조용히.

3.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

가솔린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 말을 못 믿겠다면, GM이 개발했던 전기자동차의 슬픈 운명을 다룬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라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기 바란다.

( 유튜브: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

GM은 90년대에 이미 완벽한 전기자동차 EV-1을 개발했다! 그런데, GM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신들이 애써 개발한 전기자동차를 모두 폐기 처분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EV-1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GM에 강제로 빼앗겨야 했던 열혈 고객들은 장례식까지 치른다.

나는 GM의 황당한 조치의 근원적인 이유를 다루지는 않겠다. 다만 여러분이 기억해야 하는 것은 테슬라 이전에 GM은 상용화 수준의 전기자동차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4. 테슬라의 특허 방위 전략

자동차 업계의 '골리앗'이 가솔린 자동차 에코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특허를 꺼내 테슬라를 죽이려 들면, '다윗' 테슬라는 버틸 수 없다. 다른 수많은 혁신적 자동차기업들이 그렇게 사려졌다. 결국 테슬라의 특허 무료공개는 이런 비극적 운명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이다.

테슬라는 이번 특허 무료 공개를 통해 전기자동차 산업의 폭발적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한다. 특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만약 전기자동차 산업이 적들이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확장되면, 테슬라는 선단형 전기자동차 산업의 가장 내부에 위치하게 된다.

'진격의 거인'에서 거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인간들이 만든 삼중 장벽의 가장 안쪽에 파킹되어 있는 테슬라를 상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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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5. 테슬라의 꿈

만약 테슬라의 전략이 성공하면, 기존의 자동차 산업은 테슬라가 아니라, 테슬라의 기술을 사용한 전기 자동차 회사들과 특허전쟁을 치러야 한다. 흥미로운 건, 이런 특허 방어 전략을 구글이 써 먹었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안드로이드 OS를 무료로 뿌리며 뒤늦게 모바일 시장에 뛰어든 구글은 특허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는 구글이 자신들의 OS을 훔쳐서 안드로이드 OS를 만들었다고 난리를 쳤지만, 특허 전쟁의 상대는 구글이 아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어 판매한 삼성, HTC들이었다.

전기자동차의 구글, 이것이 머스크의 꿈이다. 테슬라는 대량생산을 포기하는 대신, 전기자동차의 핵심 기술의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전기자동차 산업 에코시스템의 정점에 서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