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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0주년, 애플의 3가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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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이폰 발표 행사는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처음 선보인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해인 만큼, 그 의미가 깊다. 예상했던 대로 아이폰8 발표 후 One More Thing으로 아이폰X가 발표되었다. 이번에 발표한 신상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차고 넘치게 다루고 있으니, 내가 다룰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대신, 나는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공개된 3가지 혁신을 다루고자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결국은 다른 기업들이 욕하면서 따라가야 할 길이니까.


apple

애플워치3

이번 발표에서 내가 가장 놀란 것은 핸드폰 기능이 내장된 애플워치3다. 아이폰과 동일한 전화번호를 사용하여, 핸드폰이 없이 통화나 메시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웃도어 활동가들의 환호를 받았다. (한국에 언제 들어올지 기약은 없다).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핸드폰 기능을 내장하고도, 애플워치2와 동일한 크기에 전력소모도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일이 현실이 된 이유는 애플이 독자적인 반도체 솔루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7년 전 인가... 스티브 생전에 애플 내부에 자체 반도체 개발 팀을 만든다고, 학생들을 공격적으로 뽑아갈 때, 잠깐이나마 잡스가 정신나간 거 아닌가 생각했던 내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

애플워치가 성공할 것이냐 실패할 것이냐를 두고 무의미한 논쟁을 벌이는 사이, 애플은 이미 글로벌 시계 시장에서 로렉스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물론 앞으로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문제는 시계 시장이 아니다. 애플워치가 생체 데이터를 다룬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애플워치가 많이 팔릴수록 더 많은 생체 데이터가 생성되고, 모이고, 활용될 것이다. 과연 그 데이터들은 어떤 파생 효과를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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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카메라

듀얼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은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내가 애플의 듀얼카메라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기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즉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관점이다. 이번 발표에서 애플은 듀얼 카메라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아이폰X 데모에서 가장 인상적인 기능이 페이스ID이다. 아이폰X에서는 기존의 지문 인식에 의한 터치ID를 넘어, 아이폰에게 사용자 얼굴을 보여주면 잠금이 풀린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앞면에 붙은 듀얼 카메라가 사용자 얼굴을 3차원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일단 스마트폰이 3차원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순간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사용자 얼굴 표정을 그대로 따라하는 Animoji 역시 페이스ID와 동일한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애플은 그 밖에도 듀얼 카메라를 활용한 동영상 속 실시간 사물 인식, AR 기반의 게임, DSLR 기능의 구현 등을 선보였다. 나는 곧 모든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가 장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애플이 이번에 선보인 기능들은 시차를 두고 다른 폰들에도 구현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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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스퀘어

애플스토어가 생소한 대한민국에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지만, 내가 이번 발표에서 주목하는 것이 새로운 애플스토어 전략이다. 애플은 그동안 성공적으로 성장해 온 애플스토어라는 기존 이름을 과감히 버리고, '타운스퀘어'이라는 새로운 브랜딩을 런칭했다. 애플 타운스퀘어는 더이상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수리하는 상점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배우고 즐기는 공간을 제공한다. 타운스퀘어의 또 다른 역할은 스타트업 지원이다. 애플은 타운스퀘어 내에 "보드 룸"이라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애플 관련 스타트업들이 애플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물론 이번에도 새 브랜딩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한국에선 아예 기사거리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존의 공세로 붕괴 직전인 지역 쇼핑몰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이 애플스토어다. 결국 애플 오프라인 전략의 핵심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스토어를 방문할 이유를 더 많이 만들고, 일단 발을 디딘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물게 만드는 것이다.

애플스토어가 낯선 한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하자면, 삼성전자 대리점이 어느 날 갑자기 한쪽 구석에 복합 문화센터 겸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나선 격이다. 내가 기술 혁신이 아님에도 굳이 여러분에게 소개하는 이유는 아무나 따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조만간 누군가는 흉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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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극장 오프닝

아이로니컬하게도, 내가 오늘의 아이폰 10주년 이벤트는 핸드폰 기능이 탑재된 애플워치, 4K가 지원되는 애플TV,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아이폰X가 아닌,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오늘 행사는 새롭게 문을 연 애플 캠퍼스의 "스티브 잡스 극장"의 오프닝으로 시작되었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흘러나온 스티브 잡스의 육성과 이어지는 팀쿡의 감동적인 연설은 역사에 남을 것이다.


끝으로, 아래에 오프닝 영상과 함께, 잡스와 팀쿡의 연설 전문을 번역해서 올리겠다. (이게 내가 장문의 글을 쓴 이유이다)

[스티브 잡스 육성 오프닝 연설]

"인간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를 표현합니다.

저는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 이야말로,
인류에 대한 최고의 경의를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없고,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없고,
우리 이야기를 그들에게 들려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열정과 애정으로 무언가 열심히 만들다보면,
그들에게 "어떤 것'이 전달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인류 전체에 최고의 경의를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본질에 충실해야 하며,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애플을 계속 애플일 수 있게 할 것이며,
우리가 항상 우리일 수 있도록 지켜줄 것입니다."


[팀 쿡의 연설문 전문]

"저는 그의 영감에 가득 찬 목소리와 메시지를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극장을 오프닝하는 것은 오직 스티브이어야만 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여러분을 환영할 수 있는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영광입니다.

스티브는 저에게 너무나 큰 의미였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랬습니다.

단 하루도 그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특히 오늘,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추억들이 물밀듯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슬픔이 아닌 기쁨으로 그를 회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티브의 정신과 시간을 초월한 삶의 철학은 영원히 애플의 DNA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스티브는 오늘 같은 날을 좋아했습니다.
세상에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늘의 행사는 단지 스티브를 추모하는 의미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창조자들과 혁신가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함입니다.

스티브는 천재였습니다.

그가 천재임을 증명하는 예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잠재력을 일깨우는 신비한 능력'이었습니다. 그는 일터와 주변 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는 공간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10년 전, 그는 새로운 애플 캠퍼스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애플 파크(애플 캠퍼스의 공식 이름)에 대한 그의 비전은 애플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함께 협력하여 세상을 바꿀 애플의 다음 제품을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스티브의 비전과 열정은 이 곳 애플 파크, 그리고 애플 구석 구석에 영원히 살아남아 있을 것 입니다.

우리는 오늘, 그리고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