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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는 '공동정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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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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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당 친박 정치인과 종편 정치평론가들이 말한다. "박근혜는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는데, 왜 처벌 받아야 하는가?" 피의자 박근혜 자신도 검찰 수사에서 "내 통장에 돈이 한 푼이라도 들어왔는지 확인해 보라"며 흥분했다고 한다. 변호인이 그렇게 하라고 조언했나?


2.

이하 형법의 기초 중의 기초 이론이자 판례를 알고도 그런다면 정치 선동이고, 모르고 그런다면 무식 자인이다.

A와 B가 어떤 범죄(예컨대, 뇌물수수)의 공동정범이 되려면, 범죄에 대한 공동가담의사와 실행 분담이 있으면 족하다. 돈을 직접 받은 사람은 A이고, B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은 범죄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는 한국 형법이 만들어진 이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는 법리다. 예컨대, "공동정범에 있어서 범죄행위를 공모한 후 그 실행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아니하더라도 다른 공모자가 분담실행한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판결 1955.6.24. 4288형상145) 전세계 민주국가의 형법 원리 역시 동일하다.

요컨대, 박근혜와 최순실이 재벌로부터 돈을 받기로 공모하고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일을 처리한 후 재벌의 돈이 최순실에게 또는 양자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재단으로 들어갔다면, 박근혜 통장에 돈이 있건 없건 양자는 뇌물죄 또는 제3자 뇌물죄의 공동정범이 된다. 만약 이재용의 항변대로 재벌은 강요죄의 피해자라고 하면, 박근혜외 최순실은 강요죄의 공동정범이 된다.

3.

한편, 언론에서 박근혜와 최순실 관계를 '경제공동체'라고 자꾸 부르는데, 최순실 영장에도 공소장에도 그런 용어 없다. 양자 관계는 '공동정범' 관계다.

'경제공동체'는 양자의 관계가 그처럼 긴밀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언론용어일 뿐이다. 이 용어에 사로잡히게 되면, 초점이 양자 사이가 '경제공동체'였는지 여부로 잘못 맞추어진다. 그러면 '경제공동체'의 정의와 내용이 무엇인가 등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언론들, 이 용어 사용 삼가면 좋겠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