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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김병준 카드'를 받았으면 현재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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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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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초기, 여러 야당은 '박근혜 2선 후퇴 + 권한 총리 이양'을 요구했다. 당시 나는 정당성을 잃은 박근혜의 김병준 총리 지정을 인정할 수 없었다. 촛불시민 역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표명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9일 나는 헌법 제71조 대통령 '사고' 상태로 보고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11월 15일 조선일보도 사설을 통하여 유사한 주장을 하였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의 대통령 권한은 상실되고, 총리가 조기 대선을 준비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질서 있는 퇴진"이었다.


2.

그런데 박근혜는 2선 후퇴를 거부했다. 대통령 권한을 조금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 따라서 김병준이건 누구건, 박근혜가 임명하는 총리는 박근혜가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사람이었다.

만약 당시 야당이 김병준 카드를 받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첫째, 이는 전혀 반성하지 않는 박근혜의 총리 지명행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둘째, 김병준이 국회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그의 추천과 박근혜의 임명으로 내각이 구성되었을 것인데, 아마도 야권 인사 몇몇이 내각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박근혜 사임이나 탄핵이 이루어졌을까? 사임했을 리는 만무하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를 인정하고 총리 및 국무위원 임명 절차에 협조한 후 탄핵을 한다?? 대국민 명분도 매우 취약해졌을 것이고, 탄핵소추 정족수도 채우기 힘들었을 것이다.


3.

사실 '역사적 가정'은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현재의 입장과 이익에 따라 과거는 재구성되기 마련이다. 나도 사람으로는 황교안보다는 김병준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병준을 받았으면, 현재는 없었을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