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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지주제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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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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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근(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온 나라가 대형조선소와 해운회사 등의 구조조정논의로 들끓고 있다. 대형주식회사들이 대주주들의 부실 방만 경영으로 경제전반의 위기가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영실패가 노동자들의 대량해고로 이어지고 정부는 양적 완화를 통해서라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논의를 끌어내려 혈안이 되어있다. 게다가 한국 2위의 조선소 노동자들은 기업이 19조원대의 사내유보금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10년간 3조원대의 배당금을 챙겨간 최대주주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노동자들만 해고의 고통을 지게 한다며 항의하고 있다. 또한 노동자들의 복지감소는 지역상권을 텅 비게 만들고 있다.

여기서 대체 주식회사기업이 무엇이고 경영실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의문이 나온다. 주식회사는 지분을 가진 주주와 마찬가지로 노동자도 그 구성원인 공동체라고 정의해야만 이 질문들에 대답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주주들은 노동자들은 경영에 참여할 권한이 없다며 기업 경영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발언권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닭이 먼저야 알이 먼저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문제는 해법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기업 가운데 종업원이 주식시장에서 다른 회사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회사주식을 일부 소유하는 종업원소유기업이 있다. 미국종업원지분보유센터는 전국에 1만 1,300개의 종업원소유기업이 있고 총참여인원이 1,400만 명가량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에서는 회사지분을 소유한 대기업 종업원이 1,000만명에 달한다. 종업원 소유제는 스페인, 폴란드,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확대되어 왔다.

왜 이런 기업들이 생겨났고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인가.

주주중심주의로 운영되는 기업은 대주주나 전문경영인의 무능이나 횡포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은 주식처분 혹은 연봉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기 때문에 단기적 실적에 집착한다. 그래서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관념이 희박하다.

경쟁전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주주중심주의가 가진 비민주적 경영방식 때문에 대체로 최종 피해는 노동자 해고로 귀결이 된다. 그리고 그 기업이 소재하는 지역공동체도 공장폐쇄 등으로 경제가 몰락한다.

이런 주주중심경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기업형태 중 하나가 바로 종업원소유기업제도이다.

노동자를 기업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 노사갈등 대신 이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지속가능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인 것이다.

종업원 대표 이사가 있는 종업원소유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이고 엔론사태에서 보듯이 직원들이야말로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종업원 대표 이사가 회사 기금을 활용해 금융컨설턴트를 고용한다면 경영진의 권력남용을 상당히 막아낼 것이다.

이러한 종업원소유기업제도가 우리나라 조선소들에 도입되어 있었다면 저가수주경쟁으로 단기실적을 올리려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탐욕을 상당히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 제도는 종업원들의 자산을 늘려주는 역할도 하여 종업원들의 의욕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리사주신탁제도를 기업의 종업원들은 다른 기업의 동일 조건 종업원에 비해 퇴직 자산이 2.5배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종업원이 소유한 기업도 2-3000곳, 총 종업원은 약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제도는 경영위기에 봉착한 기업을 살리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때 기업은 보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의 복지수준을 낮추려 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양보교섭을 가능하게 하여 비용을 줄이고 대신 우리사주를 지급함으로써 사후배당을 통해 양보 받은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보통 주식회사에서 반복되는 격렬한 갈등을 피해갈 수가 있다.

이렇듯 종업원소유기업제도는 우리사회가 가장 큰 과제로 짊어지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이루는데 핵심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이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 1958년 유한양행에서 개별적으로 시작되었고 그 후 법제화되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매우 미비하여 몇몇 기업의 우리사주조합 외에는 활동력이 없는 상태라 할 것이다.

한국의 재벌체제 개혁에서 노동자를 주체로 세울 수 있는 이 제도를 강력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는 경제민주주의의 핵심주제가 되어야 한다.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로 90년대 이후 노동자경영참가, 상가 및 주택임대차, 금융채무자권리보호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