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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국민경선 참여 금지' 공무원과 교사는 국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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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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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곽노현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

공무원과 교사는 민주당의 대선후보 완전국민경선에 참여해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을까? 전교조의 공식질의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안 된다는 해석을 내놨다. 정당 경선에 당원 참여만 허용한 선거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당원자격이 없는 공무원과 교사는 국민경선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천부당만부당하다. 잘못된 해석이다.


선거법의 기본권제한규정은 가급적 좁게 해석해서 최대한의 기본권보장에 힘써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이런 법해석의 기본원칙을 무시했다.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선거권과 피선거권, 정당활동권 등 정치기본권은 다른 기본권의 실현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따라서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하는 선거법의 규정은 더더욱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피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선거법의 기본권제한규정은 가급적 좁게 해석해서 최대한의 기본권보장에 힘써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이런 법해석의 기본원칙을 무시했다.

현행선거법은 완전국민경선이라는 새로운 정당경선 형태를 알지 못한다. 선거법이 예상한 공직후보 정당경선은 오직 당원만 참여하는 당원폐쇄형 경선이다. 반면 완전국민경선은 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정당경선에 참여하라는 국민개방형 경선이다. 주요 정당들이 당원폐쇄형 경선에서 국민개방형 경선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당내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수준이 낮아진 반면 후보선출과정에 대한 시민참여욕구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경선제도의 본질은 비당원 일반유권자에게 본선 선거권을 넘어 경선 참여권을 주는 데 있다. 영순위 대선주자를 마음에 찍어둔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그가 소속정당의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에 오르는 것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여기서 실패하면 선거에서 표를 줄 기회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선 참여만을 위해 정당에 가입하는 것은 절대다수의 유권자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국민경선제도는 유권자에 대한 보편적 경선 선거권 부여로 이런 딜레마를 해소한다.

국민경선제도가 도입되면 유권자의 선거권 행사기회가 1회에서 2회로 늘어난다. 본선 선거권에 더해서 국민경선 선거권을 시민의 권리로 획득하기 때문이다. 국민경선제도는 최후승자 선정단계에 국한됐던 선거권 행사를 정당후보 확정단계에도 확장함으로써 선거권을 실질화하고 강화한다. 한마디로 완전국민경선제도는 당원지위나 당원자격과 무관하게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한 경선참여권을 주는 데 의의가 있다. 중앙선관위의 해석은 이런 국민경선제 도입의미도 깡그리 무시한다.


공무원과 교사의 완전국민경선의 참여가 금지된다면, 그들의 선거권행사가 실질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거대양당 중심체제에서 집권여당이나 제1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본선의 최후승자를 50%선에서 결정짓는 효과를 갖는다. 특별히 민주당의 이번 경선은 사실상 본선과 다름없다는 게 중평이다. 제1야당의 경선승자가 대선의 최후승자가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만약 중앙선관위의 해석대로 공무원과 교사의 민주당 경선 참여가 금지된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공무원과 교사의 선거권행사가 실질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수도 있다. 중앙선관위의 해석에는 이런 측면에 대한 연민과 고민이 없다.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당원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선거법은 당원폐쇄형 경선에나 적용 가능한 구시대의 법조항이다. 완전국민경선을 설계한 정당들도 공무원과 교사 150만 명을 국민경선 선거인단에서 배제할 생각은 전혀 못했을 것이다. 말이 쉬워 150만 명이지 얼마나 많은 사람인가. 그것도 식견 있는 모범시민 150만 명이 아닌가. 이들을 원천 배제하고 무슨 수로 완전국민경선이 되겠는가. 공무원과 교사는 국민도 아니란 말인가. 민주당은 중앙선관위의 공무원교사 배제해석에 펄쩍 뛰며 항의해야 자연스럽다.

중앙선관위는 무엇이라 변명할 것인가? 공무원과 교사가 정당후보 결정을 위한 국민경선에 참여하면 공무수행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되는가? 만약 학교 밖 정당후보 국민경선에서 표를 행사하는 게 정치중립성 위반이라면 본선에서 특정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 삼고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당소속 특정후보의 본선통과를 위한 투표권 행사를 인정하는 이상 정당소속 특정후보의 경선통과를 위한 투표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완전국민경선에서 중요한 것은 당원지위 유무나 당원자격 유무가 아니라 선거권 유무뿐이다. 만약 중앙선관위가 그랬듯이, 완전국민경선도 정당행사라서 공무원과 교사가 접근해선 안 된다고 해석한다면, 그 연장선에서 공무원과 교사는 정당주최 정책토론회 등 어떤 정당행사에도 얼씬거려선 안 된다고 해석해야 맞을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문제의 참여금지해석을 통해서 이미 이런 어처구니없는 해석을 내린 것과 다르지 않다.

공무원과 교사가 선거권의 일환으로 국민경선 참여권을 인정받는다 해도 일반적 정치활동 금지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헌법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줄 강력한 제도보장을 구축하라고 명령해왔다. 그런데 박정희 군사정권은 이 헌법명령을 엉뚱하게도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기본권 박탈로 둔갑시켜서 '영혼(=민주시민성) 없는' 공무원과 교사를 양산해냈다. 마땅히 민주화이후시대의 국회가 바로잡아야 했으나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위헌의견이 4표까지 늘어난 현 상황에서도 여전히 관련법 손질을 외면한다. 직무유기다.

중앙선관위의 국민경선 참여금지해석은 이런 전반적인 상황에 편승한 결과로서 기본권제한법률의 유추확장해석금지원칙에 어긋난다. 만약 중앙선관위가 공무원과 교사 150만 명의 정치기본권 박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더라면 달리 해석했을 것이다. 정당가입을 막아놔서 정당의 후보선출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던 공무원과 교사들이 국민개방형 경선 도입으로 후보선출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점을 공무원과 교사의 선거권 실질화로 반기고 허용된다고 해석했을 게 틀림없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보다도 직접 당사자인 공무원과 교사들이 중앙선관위에 항의성 전화, 이메일, 문자폭탄을 날려야 할 일이다. 공무원노조와 교원노조, 교원단체들은 항의방문을 조직해서 해석변경을 촉구하면 된다. 공무원과 교사들은 선관위의 엉터리 해석에 아랑곳없이 국민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하면 된다. 선관위의 해석은 법이 아니기 때문에 쫄지 않아도 된다.

공무원노조와 교원노조, 교원단체들은 이 참에 소속조합원의 적극 참여와 인증 샷 공개를 독려하며 시민불복종의 깃발을 들어도 좋을 것 같다. 누구보다 완전국민경선의 성공책임을 갖고 있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사안이다. 초강력 스피커를 달고 있는 민주당의 대선주자들도 가만있을 수 없다. 한목소리로 중앙선관위의 해석오류를 규탄하며 공무원과 교사의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공무원과 교사가 빠진 국민경선이라는 허구를 바로잡고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찾기에 나서자.


가끔 중대한 기회가 사소한 모습으로 찾아올 때가 있다. 중앙선관위의 이번 해석이 그렇다. 공무원교사 당사자들과 정치권이 대응하기 나름으로 중앙선관위의 참여금지 해석은 공무원교사의 정치활동금지에 대한 문제의식 폭발과 공무원교사의 국민경선 참여폭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공무원과 교사가 빠진 국민경선이라는 허구를 바로잡고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찾기에 나서자. '헬 조선'은 노동자는 물론 공무원과 교사 등 중산층 전문직마저 제도적으로 배제시킨 사이비 민주주의의 산물임을 잊지 말자.

글 | 곽노현

서울의 첫 진보교육감으로 공교육의 새 표준을 만들기 위해 행복한 교육혁명을 추진했다. 그밖에도 삼성3세 무세승계 저지와 재벌개혁, 독립적 국가인권위 설립과 인권증진, 비밀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와 과거청산 등의 시대적 요구를 부여잡고 이론적, 실천적으로 씨름해왔다. 그 과정에서 법치주의의 전사이자 징검다리교육감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지금은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에 민주시민성을 충전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