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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에게 | 한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라 소셜덤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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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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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트럼프 당선자가 한·중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만일 지정된다면 한국은 관세폭탄을 받아 사실상 미국에 대한 수출을 포기해야 할 정도가 될 것이다. 그동안 진행된 국제화 즉 세계화를 완전히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실현가능성을 조금 확대하면 2차 대전 직전 일어났던 세계경제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다. 정말 겁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강행으로 벌어진 한국 내 사드배치로 인해 한·중의 긴장이 극한에 이르고 있는데 이제 미국에서 한국으로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셰일가스를 한해 25억 달러 치를 수입하겠다고 하고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절하하고 있다. 물론 이 정도로 문제가 해결될 경제상황은 아닐 것이다.

한국 국민으로서는 정말 억울하다. 잘 살펴보면 한국은 외환조작을 하는 게 아니라 노동덤핑을 하는 국가다. 한국의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2002년 정규직의 67.1%였지만 2015년도에는 정규직의 43%에 불과했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도 2016년 8월 기준 32.8%(통계청)로 3명 중 1명(644만4000명)이다. 즉 케네디대통령이 언급했던 소셜덤핑을 하는 사회다. 막대한 무역적자에 고통스럽던 미국은 바이 아메리카정책을 폈지만 별무효과였는데, 그것은 베트남 전비가 너무나 막대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을 뒤따라 비정규직제도를 일반화한 한국은 일본을 추월했다. 3분의 1에 가까운 노동자의 임금을 세계 최저인 정규직 대비 43%대로 지급하여 노동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렇듯이 수출가격을 환율조작이 아니라 노동비용의 부당한 절감을 통해서 낮춘다. 수출활성화를 정상적으로 하지 않는다. 노동법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악질적인 형태로 개악하여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정부가 솔선하여 재벌대기업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 절반 이하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정규직의 3분의 1이라면 노동에 있어서 총노동비용 중 1인당 평균은 (100+100+43)/3=81이 나온다. 100에서 81을 빼면 임금비용 19%의 덤핑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노동비용은 사회평균으로 따질 때 미국보다 훨씬 낮은 상태다. 이것이 한국이 미국과 온 세계에 값싼 수출품을 쏟아내는 근본동력이다.

그런데 미국은 19개주에서 자국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대폭 상향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의 저임금 비정규직들로 인해 양국의 상품교역조건은 미국에 훨씬 불리해지고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더 악화될 것이다.

한국국민은 오바마든 트럼프든 미국을 소련·중국의 북방 사회주의 국가의 침략을 막아준 우방으로 진심으로 존중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어느 국가들보다 미국에 대한 시선은 따뜻하다. 물론 국가의 자존심을 지나치게 침해할 때는 공화국 국민으로서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

트럼프대통령은 사태를 잘 보기 바란다. 오바마대통령은 자국의 금융산업이 2008년 벌인 실수(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중 등 무역흑자국에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려하다 중단하였다. 그때 필자는 오바마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는 칼럼(한겨레 2009.9.9., '오바마, 한국 등 무역흑자국에 책임전가 마라')을 기고한 바가 있었다.

만일 트럼프정권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다룬다면 한국은 비정규직노동을 더욱 증대시키고 정규직 대비 임금비율도 낮추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다. 즉 환율조작으로 미국경제를 보호하는 것은 양국의 경제 및 정치적 마찰만 키우는 일로 한국의 노동덤핑을 완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정권이 미국경제를 정당하게 지키려면 한국이 노동덤핑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의 불우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설상가상의 불행을 얻게 될 것이고 미국은 주요한 우방의 국민들을 실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로 90년대 이후 노동자경영참가, 상가 및 주택임대차, 금융채무자권리보호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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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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