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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통령 부패스캔들과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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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 HYE
Charles Platiau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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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제 시국특집 16회
대통령의 과오로 국정이 마비되는 현실에 직면하여 오늘의 우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되 나라의 미래를 밝히 열고자 국민의제가 탐조등을 비추는 기획특집을 마련합니다.

글 | 유 철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박근혜대통령은 11월 29일의 담화문에서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작은 사심도 없이 살아왔습니다"라고 하여 전혀 반성이 없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화적인 시위에 국민이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일까? 향후 시위는 여전히 계속되고 더욱 과격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스캔들의 원인은 박근혜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박근혜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주변 세력들에게도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골치 아픈 정치판에 더 끼어들지 않고 깨끗하게 하야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주변에서 그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밥줄이 달려있고, 범죄혐의로부터 벗어나야할 시간과 책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 기원은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가 벌인 부패, 재벌을 불법으로 키우고 이들로부터 뇌물을 우려내어 정권을 유지할 뿐 아니라, 독재와 부패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총칼로 제압하는 뻔뻔하고 잔학한 군사독재이며, 이 군사독재의 망령이 박근혜 대에 이르러서도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재벌주도 경제성장은 21세기에 들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들은 소득불평등의 주범이며, 사회복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수의 부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누진증세를 정부와 결탁하여 거부하고 있다. 프랑스의 사회복지비용이 국내총생산의 32%에 해당하는 반면, 한국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OECD는 2031-50년의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로 내다봤고, 저성장의 원인을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노동인구가 지탱해야할 노인인구의 증가로 보았다. 세계 최저수준의 한국의 출산율은 낮은 사회복지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직업을 갖지 못하거나 갖더라도 열악한 임금수준의 직업을 갖고 실직을 할 경우 생활을 보장받지 못하며, 산후조리를 위한 유급휴가 등의 혜택이 없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기를 주저하는데, 이들을 도울 비용을 어디서 충당한단 말인가? 그 결과 출산율은 세계 최저가 되어 장기적인 저성장으로 길로 들어섰다. 진보정권이건 보수정권이건 역대정권들은 한국이 부패와 저성장의 길로 가는 것을 방치하였다.

재벌의 개혁은 한국의 열악한 사회복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하여 불가피하다. 재벌과 부유층으로부터의 누진증세를 통해 복지재원을 늘리지 않는 한, 낮은 출산율과 저성장은 고착화되고, 자살하는 노인의 수를 줄일 수 없다. 재벌로부터 뇌물을 받고 특혜를 주는 불법을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 개혁의 첫 번째 단계이다. 열악한 사회복지는 부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기원은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재벌을 키우고 이용하여 공생관계를 구축한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이었다.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업에 의존하였는데, 특정 기업에 특혜를 베풀어 덩치가 커지게 하고 이들로부터 비자금을 착출했다. 뇌물을 갖다 바친 재벌들은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아 비대해졌다. 한국의 재벌이 비대해진 것이 이들의 경영능력이 탁월해서인가? 효과적인 뇌물주기가 경영능력의 하나라고 간주한다면 그러하다. 박정희는 주로 자신의 고향에 기반을 둔 재벌들을 키웠다. 박정희의 영남지역패권은 이렇게 완성되었고, 여권이건 야권이건 재벌이 권력층에 뇌물을 갖다 바치고 정부는 재벌에 특혜를 주는 공생관계는 오늘에까지 지속되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에 돈을 갖다 바친 재벌의 관행은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박정희 정권 하에서 그 기초가 완성되었다. 순환출자를 금지하여 문어발식 기업지배구조를 깨는 것도 재벌개혁의 한 방법이지만, 권력층에 뇌물을 대준 재벌이나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이나 법조인들을 철저하게 처벌함으로 만도 상당 부분 개혁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고질적 정경유착은 검찰과 법원 등 사정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법적용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부분 해결될 수 있으나, 대한민국의 부패한 떡검들과 판사들은 공직자로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ée)는 저 멀리 다른 나라의 가치로 간주하고 불법적으로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을 관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에만도 진경준, 우병우 등의 검사와 여타 판사들의 뇌물수수 사건들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법을 따르고 지키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열악한 법준수의식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후진시키고 있다. 최근 문재인 민주당 대표는 박근혜대통령이 사임하면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국민이 박근혜의 부정을 확신하고 이렇게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어떻게 박근혜를 명예롭게 퇴진시키겠다는 것인가? 문재인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를 사면시켜 그의 잘못을 덮고 넘어가겠다는 것인가? 잘못을 한 사람은 그 잘못에 맞는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이 간단한 원칙이 대한민국에서 지켜지지 않는다. 문재인의 제안은 정치적 야합이며, 정도를 벗어나고 법을 초월하는 이런 야합은 대한민국을 망쳐왔다. 최근 이명박이 박근혜의 당선에 공헌하는 대신 박근혜는 이명박을 구속시키지 않겠다는 데 공모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민들로서는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 역대정권마다 이런 야합이 있었다.

그러나 전두환은 사형을 선고받고 야합의 결과 사면되는 것이 아니라 사형이 집행되었어야했다. 그것이 대한민국에 정의가 실현되는 길이었다. 김현철은 김대중 정부에 의해 사면되기보다는 깨끗하게 모든 형을 살고 나오는 편이 나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현철을 법에 따라 제대로 처벌하여 법질서를 세웠더라면 자신의 세 아들들을 감옥으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박정희의 아들 박지만이 여러 차례 히로뽕 등 마약에 손대어 실형을 받을 처지에 놓일 때마다 포스코 회장 박태준은 그를 빼내주었다. 이것이 자신을 재벌회장으로 키워준 주군에 대한 의리인가? 최근 어떤 연예인은 단 한 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태준은 주군에 대한 사적인 의리는 지켰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의리는 저버렸다.

한국 대통령의 사면권은 폐지되어야한다. 반법치의 표본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데 권력 있는 자들은 치외법권 지역에 사는가? 박근혜대통령 이후의 새 정부는 비리와 부패를 저지른 모든 자는 지위의 고하에 상관없이 엄격히 법률에 의거하여 처벌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아야한다. 나는 박정희 전두환을 비롯한 보수정권 아래에서뿐 아니라 진보정부 아래에서도 수많은 부정과 부패가 자행되는 것을 목격했다.

한국정치는 여권과 야권으로 분리되었을 뿐 아니라 기득 정치권을 불신하고 이들과 생각을 달리하는 시민사회로 나누어져 있다. 국민들은 여권이건 야권이건 부패한 정치인들과 고위관료, 경찰, 검찰, 법원을 믿을 수 없다. 대한민국에는 능력 있고 청렴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재들이 재야에 묻혀있다. 이들을 발굴하여 국정을 위해 요긴하게 써야한다. 부패 해소를 위해 시민들로 구성된 부패방지위원회가 구성되고 이 기관에 부패방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상당한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 정부기관과 시민사회가 서로 견제하며 부패척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 부패가 안심할 만한 수준으로 해소되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때, 이 기관은 해체되거나 여전히 존재하여 감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유 철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학위를, 프랑스 파리1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21세기를 세계사적으로 상대적 평화와 번영, 평등의 세기로 규정하고, 한국이 통일을 이루고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비전을 팍스코리아나라는 저서를 통해 피력한 바 있다. 한국의 세기를 위한 내부 개혁, 한반도 통일의 조건 등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