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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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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 경 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헌법학 교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최순실씨를 포함하여 청와대의 비서관들이 줄줄이 구속되었다. 검찰은 대통령도 공모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검찰의 조사가 사상누각과 같은 상상과 추측에 불과한 이야기라고 하면서 조사를 거부했다.

그렇다면 검찰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인들 같았으면 강제소환에 들어갔을 것이다. 대통령의 경우에는 특수한 그 직위도 고려해야 하고, 또 헌법상 재직중 형사소추에 대한 면제 조항도 있기 때문에 강제수사 여부에 대한 고민이 있을 법하다. 하지만 지금은 청와대가 수사를 거부한 채 향후 특검에나 응하겠다고 회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수사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제 국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작할 것이다. 탄핵 발의에서 소추의결까지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발의하는 이유가 적시되어야 하고, 특히 의결 후 헌법재판소에 소추할 경우에는 소추의 이유가 구체적이고 명백해야 한다. 탄핵소추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항을 포함시켜야 하고, 그 외에도 기타 중대한 국헌문란에 관한 사항들, 즉 국민의 신임배반, 국익을 해하는 행위들이 기재되어야 할 것이다. 이 중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뚜렷한 법위반 사항일 것이다. 현재 검찰의 기소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권한과 직위 남용이 드러나 있으므로 직위남용에 해당한다. 다만 이미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대기업에게 재원을 출연토록 강요한 뇌물죄가 더욱 분명하게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청와대가 저항한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한다.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형사상 특권은 사법부가 대통령에 대하여 그 신분보유기간 중에는 원칙적으로 형사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권위를 유지하게 하고 그 직무수행을 원활하게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일반형사사건으로 소추 당해서 국정 활동에 지장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재판을 재직 후로 연기 시켜주는 특권인 것이다. 이렇게 예외를 두는 것도 어디까지나 국가이익의 차원에서 규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안이 내란이나 외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무집행과 관련해서 위법행위가 두드러진 형사사건'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현재의 사안이 이러하다. 그것도 위법행위가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 일반의 신뢰를 잃고 국정을 표류시키며, 더 나아가 나라의 앞날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국회는 헌법에 따라 탄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탄핵소추를 위해서는 그 위법행위가 무엇인지를 가급적 정확히 알아야 한다. 위법행위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탄핵소추단계에서뿐만 아니라,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할 때는 더욱 필요하다. 명백한 법위반 사실을 기초로 심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검찰은 이번 사건의 주범이라고 생각되는 대통령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기소와 재판은 나중에 하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생략하고서는 현재 기소된 사람들에 대한 재판도 공허해질 뿐만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와 심판 모두가 무의미해지고 만다. 그래서 검찰은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 이를 특검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일상의 공조직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다하는 것이 기본적 원칙이다.

헌법에서 형사소추의 면제에 관해 세세한 규정은 없지만, 헌법 제84조(형사소추면제)와 헌법 제65조(탄핵)를 연관시켜 체계적으로 해석하면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지금 이 사안에서는 국민들에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검찰의 의무가 대통령의 특권부여의 이유를 초과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 사정을 이해해서 헌법상 면제조항으로 도피해서 숨지 말고 먼저 검찰의 조사 요구에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도 계속 거부한다면 검찰은 대통령에 대해 강제구인도 시행해야 한다. 진실로 나라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려면 강제구인도 해야 할 것이다.

글 |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헌법학 교수이다. 영국과 미국의 노예제 폐지과정 연구를 통해서 시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헌법정신이 중요함을 알았다. 헌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사회복지국가로의 본격적 진입을 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