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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어리광 부리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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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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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제 시국특집 7회
대통령의 과오로 국정이 마비되는 현실에 직면하여 오늘의 우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되 나라의 미래를 밝히 열고자 <국민의제>가 탐조등을 비추는 기획특집을 마련합니다.

글 | 강 경 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헌법학 교수)

차기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을 했다.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야당의 차기 대권후보자들 대부분이 국민 대표자로서의 자격을 반납한 셈이다. 오늘은 안철수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어조로 청와대를 비난하며 3단계 퇴진론을 제시했다. 늦었지만 국회 내 활동을 선언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4.13총선으로 구성된 국회다. 7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300명 되는 싱싱한 국회의원들이 벌써 4년 지나 망가진 대통령 하나 다루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야당만 해도 과반수를 넘는다. 전 국민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야당이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국민의 품에 안긴다는 것이 무슨 어리광인가?

대의제 민주주의는 엘리트정치다. 맞다. 그런데 이때의 엘리트가 어리숙한 국민 위에 서서 가진 자가 군림한다는 의미라면 대의제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대의제의 본령은 국민들보다 더 현명하라는 데 있다. 대표자들은 엘리트로서의 의식과 능력과 책임이 있어야 한다. 대표자들에게 월급 주고, 세비 주고, 헌법상 특권을 부여하는 이유는 정치전문가들에게 국정을 맡기고 국민이 편하게 지내보자는 데 있다. 국가가 난국에 빠져서, 국민이 보다 못해 밤마다 시위에 나서고 마침내는 지난 12일 거대하고 멋진 시위문화를 보여주었다. 이번 변혁기에 얻은 민주주의의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다면 직접민주제의 성공에 질세라 대의제 또한 성숙한 면모를 과시해 응답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결과는 일 잘하라고 떠나보낸 대표자들이 힘들다고 집에 돌아와 엄마 품에 안겨버린 모습이다. 대표자로서 목표가 없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엄마와 같은 국민들이 오히려 그들을 타일러서 국회로 가서 일 잘하라고 돌려보내야 한다. 모질게 이야기하면, 국회에서 죽을지언정 앞으로 집에는 절대 돌아오지 말라고 호통을 쳐 보내야 한다.

국회가 이니셔티브를 잡지 못해서 그렇다. 연일 대통령 얼굴이 뉴스의 화제로 나오도록 해서는 안된다. 국회가 전면에 서서 대통령을 끌고 가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이런 국면을 만들지 못하면 대의제는 전망이 없다. 헌법의 틀 안에서 온갖 정치력을 다 발휘해서 국회의 이름으로 대통령과 총리 및 내각과 검찰수사를 장악해야 한다. 국회가 의결한 별도의 특검도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특별기구를 설치하기보다 현재 있는 검찰에서 최대효과를 얻는 방법이 나아 보인다. 국민의 함성 위에 국회의 지혜를 더하여 현재의 국정의 최대치를 찾아가는 정치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글 |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헌법학 교수이다. 영국과 미국의 노예제 폐지과정 연구를 통해서 시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헌법정신이 중요함을 알았다. 헌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사회복지국가로의 본격적 진입을 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