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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국중립내각 총리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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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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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제 시국특집 1회
대통령의 과오로 국정이 마비되는 현실에 직면하여 오늘의 우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되 나라의 미래를 밝히 열고자 <국민의제>가 탐조등을 비추는 기획특집을 마련합니다.

글 | 강 경 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헌법학 교수)

국민의 목소리는 대통령의 무조건 즉각 퇴진이 대세다.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당연한 요구이다. 그런데 대의기구가 그것을 그대로 받는 것은 온당치 않을 수 있다. 국민의 목소리 그 이상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이 대의제의 존재이유이다.

현명한 대의제라면 대통령의 퇴진을 기정사실로 하면서도 최선의 퇴진 수순을 밟아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총리에 의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확인이다. 이로써 대통령은 최소한도의 의전과 형식적 권한행사에 국한된다. 동시에 내각을 신속히 구성해야 한다. 내각 구성이 끝나야 안심하고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과도정부는 거국중립내각이 될 것이다. 거국중립내각을 이끌 총리는 국회가 추천하는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무위원들도 국회가 추천하면 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무위원의 전문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해당 국무위원을 추천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은 국회의 합의를 이미 거쳤기 때문에 별도의 인사청문회가 필요없게 된다.

이런 모습은 의원내각제 정부와 흡사하게 된다. 대통령은 의전적 역할만 하고 총리가 실권을 갖는 정부이다. 대통령비서실은 대통령에게는 의전실만 남기고, 총리와 국무회의를 지원하는 비서실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은 원래의 임기를 다 채울 수도 있다. 진행되고 있는 최순실게이트와 관해서 드러나는 대통령의 유죄부분은 임기후에 소추될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처벌문제와 차기 대통령선거와 중복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방법이라 하겠다.

비록 단기간의 총리지만 새 국무총리는 대통령에 준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중대한 자리가 된다. 그렇다면 어떤 인물이 적합할까? 이를 위해서는 거국중립내각의 성격을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현 상황은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묻는 정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리는 국회가 추천하되 야당 몫이 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현재의 김병준 내정자는 결격사유자에 해당한다. 또한 새 내각은 중립내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에 두루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 이번 거국내각은 많은 토론이 예상된다. 격론도 불가피할 것 같다. 그것은 새 내각이 단순한 관리내각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난국과 경제위기를 풀어야 할 적극적 내각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총리는 국무회의의 원활한 진행자인 동시에 때로는 과열된 언쟁을 제압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는 김종인씨가 일단 적임자로 떠오른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국회는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이 일을 선도(先導)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여야 불문하고 국회도 이번 사태의 방관자로서의 책임을 추궁당할지도 모른다.

글 |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헌법학 교수이다. 영국과 미국의 노예제 폐지과정 연구를 통해서 시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헌법정신이 중요함을 알았다. 헌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사회복지국가로의 본격적 진입을 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