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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정국, 그 이후에 대한 복안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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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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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명종 (정치+경제 연구소 소장)

시국이 뒤숭숭 하다. 필자는 요즘 심란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대학생 시국선언도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인데 중고생들이 가담하면서 상황이 더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마치 4.19 전야를 보는 듯하다.
사회원로들도 하야를 권고하고 주요 야당후보들은 강하게 하야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지난 한 주간 청와대가 보여준 행보는 오히려 국민분노를 더 촉발시켰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은 이미 국민의 손으로 넘어갔다. 모든 언론이 포화를 퍼붓고 민심이 들불처럼 일어나니 검찰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참에 박근혜 대통령 주위에서 단물 빨아 먹던 일파들이 모두 단죄되고 역사 이면으로 물러가 다시는 국정을 농단치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이미 불이 붙은 '단죄와 하야'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타겟이 집중되어 연합공세를 통해 '공적'을 물리치는 것과 전투이후의 수습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병준 총리지명과 한광옥 비서실장 카드는 그 자체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김 총리지명자도 '정책'을 통한 국정 정상화를 꾀한 것 같다. 짧게는 4년 길게는 9년간 잘못된 것이 하도 많아서 남은 1년간 이를 수습하고 차기 정부는 새로운 틀, 개헌과 7공화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는 것 말이다.

문제는 그 시점이 매우 부적절 했다는 것에 있다. 청와대가 서두른 것은 조기 수습을 통한 국면전환을 노린 것 같은데 절차나 과정은 여전히 '불통'과 4차원적 반응이니 야당이 이를 수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야당의 총리인준 거부의사가 강력하니 김병준 총리지명 카드는 아깝지만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진·퇴의 시점'을 잘못 분별하여 큰 생채기가 났다. 김 총리지명자는 구약성경 전도서 3장을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을 뻔했다.

향후, 정치권과 정책 집단은 이 거대한 국정공동화 정국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숙고하고 치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광범위한 부패의 줄기에는 여기에 부화뇌동한 정부고위관료와 공공부문의 준관료들이 있다. 이를 바로잡고 국민을 위한 정부로 만들어 가기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고 정상화 과정도 지난한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의 여·야당이 이를 제대로 수습할 역량이 될지 의문이다. 거의 넘어오는 차기권력에 대해 정국이 요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과 실무를 잘 알고 정책을 종합적으로 판단, 분석하여 진정한 국민의 정부가 되게 할 집단이 필요하다.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분노를 넘어 한 단계 더 생각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이다.

여의도 정치권 밖의 의로운 시민들이 하야정국 이후에 수습을 위한 '의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민회'를 구성하여 차기권력 투쟁으로 정신없을 정치권을 견인해 갈 제2의 "정책집단"을 결성할 것을 제안한다. 무엇보다 신속하면서도 신중하게 준비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유명종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생활정치, 지속가능한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경제 연구소 협동조합을 동지들과 만들었다. 벤처기업 경영에 동참하고 작은 1인 창조기업도 운영하며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민심과 민의를 마음에 새기며 '현장에서 대한민국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