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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기업 연구소 회동' 중도추구는 실용적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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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인류가 만들어온 경제제도는 그 자체로 완벽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일단 경제적 계급으로 나뉘어졌던 사회들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국가(공화국이든 왕정이든 귀족정이든)의 멸망과 함께 하든지 약간의 시차를 두고 경제제도 자체가 새로운 제도로 옮기든지 양자택일된다.

이 과정에 사상가와 정치가들은 사회의 안정과 유지를 위해 국가의 폭력성과 계급편향성을 멈추기 위한 각종 논리를 펴게 된다. 그래서 환인은 홍익인간, 공자는 중용, 노자는 무위자연, 맹자는 유항산유항심의 철학을 설파했다.

사회의 경제적 계급의 중간에서 균형을 잡고 있던 중간층들은 전쟁이나 경제적 패권을 쥔 계급에게 휘둘려 항산을 잃으면서 축소되어 간다. 그래서 공자는 춘추전국시대의 끝없는 전쟁으로 중간층 남성이 줄어드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 3년상 제도를 주장하였다고도 한다.

사회를 중간층을 중심으로 만들어 안정되게 하려는 정치사상은 현대경제라고 없는 것은 아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현대경제의 모순에 맞서 자본과 노동의 화해와 안정된 사회와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세력이 있었다. 바로 스웨덴에서 발흥한 미들 웨이(middle way) 정치사상이었다. 자본과 노동의 극한대립을 노동중심의 볼세비키혁명과 자본중심의 나찌혁명에서 본 그들은 두 길 모두를 거부하고 중도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협동조합을 값싼 물품공급이 아니라 독점의 파괴를 목적으로 조직해서 영국의 로치데일을 능가하며 노동과 사회를 보호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생활을 안정시켜 중도의 길을 활짝 열어갔다.

노동에게는 폭력적인 자본전복론을 극복케 하고 자본에게는 수탈일변도의 길을 걷지 말라는 정치사상을 그들은 펼쳤던 것이다. 즉 사회가 비록 계급으로 나뉘어 있더라도 극한투쟁은 피하며 '공화'를 이루자는 것이었다.

한국사회는 어떤가 살펴보자.

재벌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전략이 1997년 파국을 맞았다. 그 후 산업화세력이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자 자유주의 야당과 산업화세력의 일부가 세력을 합하여 정권을 바꾸었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산업화세력에게 다 넘겨주는 조건으로 집권한 DJ정권은 파국의 원인인 재벌개혁을 추진하다 바로 중단한다. 그리고는 노동유연성제고와 신용카드활성화정책을 펴 노동과 자본의 구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중산층의 미래의 주머니를 털어 경기활성화에 매진한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IMF사태를 졸업했다고 자랑하기 여념이 없었다.

그 결과 노동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더 많아 소수를 빼고는 노동자로 중산층이 되는 일은 사라져버렸다.

신용경색을 맞은 사회에서 중산층이 급전을 빌릴 곳은 사채고리대와 신용카드뿐이었다. 길거리에는 사채전단과 신용카드회원모집전단이 뿌려졌다. 전대미문의 고리대가 중간층을 약탈을 해도 이들의 인권은 전혀 지켜지지 않아 자살사태가 잇달았다.

재벌대기업들은 카드사용 활성화를 통해 매출액을 유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약탈로 자본축적을 강화하였다. 새로운 정권의 출발로 인해 중소기업에 대한 약탈을 잠시 멈추었던 재벌들은 다시 훨씬 강도를 높였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노무현정권은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며 재벌회장들을 청와대로 불러 밥 먹이기 바빴다.

그 이후 재벌대기업은 상생쇼만 적당히 하면 전혀 제동을 받지 않게 된다. IMF위기는 없었던 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재벌대기업들은 조선산업과 한진해운의 사례에서 보듯이 여전히 위기를 몰고 다니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씨는 대선을 앞두고 세몰이를 하면서 4대 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 화기애애하게 경제간담회 회의를 하며 '국민이 돈 버는 성장'이라며 '국민성장'이라는 담론을 펼치고 있다.

경제성장은 여전히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는 산업세력의 경제철학을 연장시키는 말을 빠트리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와 전혀 다르지 않다.

'국민이 돈 버는 성장'이란 대기업의 경제적 약탈로부터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이 자유로워져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안철수가 계속 언급하는 '재벌 동물원'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 전대표가 이끌었던 더민주가 민생정치를 표명하는 듯 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보았듯이 과거 의례적인 계층들의 대표들만 진영논리에 의해 진출하고 새로운 민생대표자들은 정치적 진출이 좌절되었다.

한국의 중산층은 사회위험을 가리키며 몰락해가고 있다. 이 위험을 키워가는 경제성장방식을 종식시킬 의사는 없는지 문재인씨에게 엄중히 묻는다.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로 90년대 이후 노동자경영참가, 상가 및 주택임대차, 금융채무자권리보호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알 림> 국민의제 제 11차 공개 민회

국민의제 11차 민회는 문진영교수(서강대 사회복지학과)의 "사회복지 정책의 평가와 전망(가제)"를 주제로 한 발표와 이어지는 대담토론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일시 : 2016.10.20(목) 19:00 - 21:00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5길 29 태화빌딩 지하1층 회의실(종각역 3번 출구)
◈ 대상 : 누구나
◈ 참가비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