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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을 개선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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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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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상순 박사(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위원)

2016년 9월 4일이 이제 이틀 남았다.

이틀만 지나면 지난 3월 3일 국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이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그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통일부는 이미 지난 3월부터 북한인권법에 규정된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하기 위해서 준비팀을 발족시켰고, 재단운영에 필요한 기간요원에 대한 채용도 이미 마쳤다.

북한에서는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지난 2014년 2월 7일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세계인권선언의 핵심가치에 해당하는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이틀 후에 발효되는 북한인권법이 과연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에 도움을 줄 것인가?

북한인권법은 크게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인도적 지원이다. 영유아 지원을 우선으로 하며,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둘째는, 북한인권재단 설립이다.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정책을 개발한다. 셋째는,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일부에 두는 것이다. 북한인권 침해사례를 수집, 기록하며, 3개월마다 수집, 기록된 자료를 법무부로 이관하여 추후 처벌의 자료로 활용한다. 넷째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한다. 외교부 소속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을 추진한다.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인권법의 4가지 부분 중에서 북한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주는 것은 없다. 인도적 지원이 그나마 북한 주민들의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해 주지만, 그것도 영유아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나머지 3가지는 북한인권 개선에 간접적으로 그리고, 매우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 대상이다. 흔히 북한인권문제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권과 사회권 문제, 북한을 탈출하여 외국에 머물고 있는 재외 탈북자와 그 자녀 문제 그리고,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문제로 나누어진다. 이 중에서 북한인권법의 적용 및 지원대상이 되는 것은, 북한지역에 생활근거를 두고 있는 북한주민들 뿐이다. 이래저래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럼, 대책은 무엇인가? 다시 유엔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로 돌아가 보자. 조사위원회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서술하고 나서 2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북한에 식량 등 필요한 자원을 더 많이 지원해 줌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사회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통해서 북한 내부 개혁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한반도는 다시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8월24일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핵무기와 운반수단의 개발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8월 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하든 정권 자멸로 이어지도록 확고하게 응징하라"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인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착의 길이 안개에 쌓여 잘 보이지 않는다. 언제쯤 다시 해가 떠올라서 이 안개를 걷어 낼 것인가?

글 | 임상순

동국대학교에서 북한정치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호주로 유학을 가서 국제정치와 인권을 공부했다. 현재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며, 동국대학교 등에서 북한의 대외관계, 북한인권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The Engagement of United Nations Human Rights Regime and the Response of North Korea」,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전략과 북한의 대응전략」 등이 있고, 저서로, 『오래된 미래? 1970년대 북한의 재조명』(공저), 『국제정치에서 전쟁과 변화』(역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