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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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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은 한국경제의 2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이다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2차대전이 끝날 무렵 영국이 아시아에서 철수하자 말레이반도의 끝자락에 있던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연방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을 한다.

그 지도자는 이광요수상이었다. 국토는 서울만 하고 인구는 불과 400만명. 그러나 그는 이 나라의 발전을 굳게 믿었다. 세계의 해상교통요충지인 말라카해협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면 충분히 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공약 제일을 부패방지기본법을 내걸었다.

그 주요내용은 첫째, 공무원을 사기업보다 잘 대우한다는 것. 둘째, 공무원을 하겠다고 서약하면 대학장학금을 전액지원한다는 것, 셋째, 이런 특혜를 주는 대신 모든 공무원은 임용 시 특별관계에 있는 모든 친족의 재산을 등록하고 언제까지나 국가에게 보고하고 부패방지수사국의 수사에 응하고 그 효력은 죽어서도 계속된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1000원이 넘는 선물은 반드시 등록하고 시가로 환산 대금을 치러야 했다. 그래서 아시아의 부패에 넌더리를 치던 외국기업들이 이광요수상의 부패추방의지를 믿고 신생국가 싱가포르에 모여들었다.

이수상의 부패추방의지는 참으로 살벌(?)했다. 건설부장관이 죽고 나서 뇌물을 받은 것이 드러나자 자식에게 상속되어 불어난 재산까지 환수하였다. 그래서 싱가포르에는 부패가 정말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김영란법에서 문제가 되는 사립교원 공무원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일정규모 이상의 임직원까지 재산등록을 해야 했다. 국가수립 처음부터 마련된 이 부패방지종합대책으로 인해 싱가포르는 해상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을 정말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공산화된 중국 소련 등 대륙세력을 막는 요충지로서 미국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아 경제개발을 성공했다. 지리적 이점을 이데올로기적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과는 너무나 다른 대응을 했지만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훨씬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이 되었다.

혹자들은 싱가포르가 일당독재를 가혹하게 펼쳐서 라고도 한다. 그분들에게 묻겠다. 일당독재를 한 나라 중에 이처럼 빨리 발전한 나라가 어디 있냐고.

그토록 부패추방의 문제는 후발경제국가가 테이크 오프(TAKE OFF)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좌지우지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박정희의 개발독재는 이데올로기적 지원이 아니라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은 개발독재시대가 끝나고 나서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국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10대 경제규모를 가졌지만 국민들은 헬조선이라는 저주를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

IMF 당시 한국의 경제관료들과 정치인, 재벌들은 외환위기를 직감하고 외환거래자유화정책을 만들어 한국은행의 외환을 사재기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수백억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불과 몇 달만에 수십억 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한국경제는 위기로 빠졌던 것이다. 모두 부패의 문제가 관련된 것이다. 어떻게 국가경제를 기획하던 경제관료들이 국가의 위기가 눈앞에 닥쳤는데 달러사재기를 한단 말인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나라를 위기에 빠트려도 오불관언인 국가공무원을 우리는 엘리트라고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우리가 싱가포르처럼 해방시점부터 부패방지기본법을 가지고 미국의 이데올로기적 지원까지 받았다면 10대경제국이면서도 지정학적 이점을 지정학적 운명으로 받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한번 놓쳤지만 늦지 않았다. 김영란법을 계기로 싱가포르보다 더 강력한 부패방지법을 만들어 정말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강력한 국가를 만든다면 이웃나라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영란법의 시행령을 고치자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원내대표같은 자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 민주시민의 본령일 것이다.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로 90년대 이후 노동자경영참가, 상가 및 주택임대차, 금융채무자권리보호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