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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9%가 개·돼지라면 학교는 사육장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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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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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승규(우석대 명예교수)

나 교육정책기획관의 막말 배경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여기에 경향신문사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교육부 나향욱 교육정책기획관과 대변인, 대외협력실 과장이 동석했다. 나 정책기획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기자들과 나 정책기획관이 주고받은 말은 대략 이렇다. "민중에게는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기자)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 "99%지."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 (기자)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기자)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기자)지금 말한 게 진짜 본인 소신인가?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아이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

기자들은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고 판단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교육부 대변인과 과장이 '해명이라도 들어보시라'고 만류하여 다시 돌아가 앉았다고 한다.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린 것도 있고. 내 생각은 미국은 신분사회가 이렇게 돼 있는데, 이런 사회가 되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이런 얘길 한 것이다. '내 애가 구의역 사고당한 애처럼 그렇게 될지도 모르는데' 하셨는데, 나도 그런 사회 싫다. 그런 사회 싫은데, 그런 애가 안 생기기 위해서라도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그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고 했다.

나 기획관이 '신분제' 얘기를 꺼내서, 기자들은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수차례 해명의 기회를 주었으나,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 입장과 사인으로서의 입장이 다를 수도 있는데... 지금은 말 못한다."고 했다고 한다. 나 기획관은 다음 날인 8일 저녁에 대변인과 함께 신문사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을 22일 파면조치 했다고 25일 발표했으며, 교육부는 실 국장 및 과장급 간부 80명을 대상을 공직자의 가치에 관한 집중교육을 실시했고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 임용 시 공직관 검증 강화, 위반 시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제재를 강화하는 등 공정하고 개방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국과장급 신규 임용 또는 전보 시에도 공직관, 교육철학, 윤리관, 성관련 경력 등을 검증할 수 있는 내부시스템을 강화하고 승진 시에도 심층면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신속한 대처로 일단 종결된 셈이다.

최근 고위 공직자들의 막말들은 여러 차례 이어졌다!

그런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할 수 있고 절차상 하자가 있을 경우 구제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또 다시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행정이 없기를 바란다. 나 교육정책기획관이 파면 조치되면서 진정이 되었으나, 고위 공직 사회의 막말들은 매우 심각하다. 한국장학재단 안 이사장은 '빚이 있어야 학생들이 파이팅 한다'고 하여 물의를 일으켰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이 센터 장은 스스로 친일파라고 하면서 천황폐하를 두둔한 사건, 김 부장검사의 갑질 막말은 젊은 검사를 자살로 몰아넣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공직 사회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져 있는가를 짐작케 한다. 이렇게 터져 나오는 고위 공직자들의 막말은 온 국민에게 큰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겼다.

나 전 기획관에게 기자들이 다시 확인하면서 공인으로서 입장과 사인으로서 입장이 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으나 지금은 말할 수 없다.' '핸드폰의 녹음을 끄고 말하자!'라고 하는 말 속에는 '갑'의 위압적인 자세도 드러난다. 구의역 청년의 불행하고 슬픈 죽음에 대해서도 고위공무원으로서 염려하거나 아픔을 함께 하는 마음도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편하게 한 말이다'는 해명은 더 크게 위험스러운 대목이다. 편하게 쉽게 한 말이 오히려 진실이자 솔직한 마음인데, 국민들 각자는 태어난 신분이 있고 1%의 상위지배층과 99% 우매한 민중을 차별하는 신분제를 강조한 셈이다. 이런 발언들이 매우 심각하다고 감지한 기자들과는 전혀 달리, 고위 공무원인 그에게는 민주시민의식이나 '주권자로서 국민'이란 헌법적 가치의 소중함이란 개념도 없었고 비정규직이나 청년실업이란 아예 남의 일이었다.

만약 학교 교사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교육이 어떻게 되었을까? 1%의 상위 학생만을 위한 학교이고 99% 학생은 개·돼지 취급을 당해도 괜찮다는 말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현 시대 일반인 상식의 궤를 훨씬 벗어난 생각이다. 민주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사람존중'이다! 그는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철학이 '사람존중'이 아니던가!

공무원의 월급은 국민의 세금이다!

교육부에서 내놓은 향후 대처방안에는 현직 교육 강화, 임용과 승진 시 공직자의 철학과 윤리의식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지만 공무원이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공무원은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가? 똑똑하고 잘나서 고위직에 올라 국민 위에 군림하고 행세하는 위인들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사람의 삶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불편함을 찾아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 공무원이라는 철학으로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헌신해야 할 사람들이 아니던가!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무원이다. 월급을 주고 있는 국민을 향해서 개·돼지라고 했고 신분제를 옹호한 발언이 소신이라고 했다. 얼마나 구시대적인가! 터키의 마지막 황태자 메흐메트 오르한은 터키 정부에서 귀국하여 살 것을 권했으나 그는 '나는 터키에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니 귀국하여 살 자격이 없다'며 귀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어린 나이에 강제 출국을 당한 억울함을 넘어 그는 국민에게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고 사죄한 셈이다. 중요한 사실은, 공무원이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공무원을 먹여 살리고 있다!

우리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항과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아야 된다는 항이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은 어느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기본권을 보장받을 권리를 소중하게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은 국민의 행복과 기본권을 모범적으로 지키고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나라의 발전을 위해 공헌해야 할 사람들이다.

요사이 시중에는 자조적인 농담이 오간다. '멍멍! 으로 인사하고 꿀꿀! 로 답례한다'고. 공직자들의 반성을 촉구하며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면서라도 국민의 공복으로서 기강을 바로 세우길 바란다. 불황의 터널 속에서 국민들은 고통에 시달리고 지쳐있다. 참으로 새로운 활력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시국이다.

글 | 강승규(우석대 명예교수, 새정치디딤돌 대표)

국가발전과 학생개인의 내면계발이 균형을 갖춘 교육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뒤쳐진 학생이 없는 학교를 만들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자신의 색깔과 향기를 제대로 찾기를 희망한다. 교육철학을 전공하고 가르쳤으며, 한국교육학회 이사, 우석대학교 대학원장, 전국사립사범대학장협의회 회장, 전국대학원장협의회 이사,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고, 저서로 <나다움, 어떻게 찾을까!>, <학생의 삶을 존중하는 교사>, <교육의 역사와 철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