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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쌓은 두 번째 바벨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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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영배 (백석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학부장)

요즘 많은 이들의 입에서 살기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각종 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뉴스 가운데 기쁜 소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근래에 지구곳곳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로 엄청난 규모의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그로 인한 아비규환에 하루도 평안할 날이 없다. 이뿐인가? 우리의 환경을 보자. 엘리뇨로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여 빙하가 녹아내리고 각지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세계도처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전쟁, 지진의 공포를 비롯한 사건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귀를 두드리는 긴장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마치 뭉크의 그림처럼 절규하는 듯하다.

이러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가? 나만 잘살면 문제없다는 이기주의와 남을 짓밟지 않으면 내가 도태된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바른 가치관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금세기에 들어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위기의 현상들이 정말 우연의 현상들일까? 상황을 보자. 중동 지역이 녹아내리고, 유럽과 미국에는 반유대주의가 팽배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주적인 속도로 군사력을 늘리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으며, "워싱턴에는 정치적인 위기가 있다"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위기 상황이 결코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될 수 없는 것은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 주변에서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는 이러한 현상들로 우리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군사, 교육 등의 전반적인 가치체계와 이념붕괴의 무한 위기의식 속에 긴장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 가치체계는 허물어지고 사람들은 거짓과 탐욕에 물들어 참과 거짓을 분별하기 힘든 시대가 되어 버렸고, 이러한 혼탁한 틈바구니를 비집고 예술이라는 가면을 쓴 거짓 작가들이 양의 탈을 쓰고 진짜인 것처럼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알아채기 힘든 세상에서 참이라는 복면을 쓰고 활동하는 많은 거짓들과 공존하고 있으며, 자기욕심을 위해 남을 밟고 사익을 추구하는 거짓의 복면을 쓴 연예꾼들이 판을 치고 있다.

얼마 전 불거진 한 인물의 미술작품 대작 의혹 사건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욕심 많고 부도덕한 인물이 한 장사치화가의 손을 빌려 대량생산 해낸 우스꽝스런 놀음도구 위에 자신의 명성과 이름값을 덧칠하여, 마치 자기의 손으로 제작한 명작인 것처럼 연출하고 어마어마하게 비싼 값에 팔아치운 일이다. 그러고도 그러한 일에 보편적 관행이라는 복면을 씌우려 했던 희대의 뻔뻔한 사기행각이었다. 장돌뱅이들의 상거래에도 상도가 지켜지는 법이지만, 이 인물은 기본적인 상거래 원칙도 지키지 않았을 뿐더러 빌린 조수의 흘린 땀과 노동의 값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기에 분노한 조수의 내부고발로 이 사건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는 결국 인과응보라 할 것이다. 옛말에 거짓말도 백번하면 참말이 된다는 말이 있다. 무려 300점의 거짓 그림을 만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드디어는 그것을 관행이라는 거짓말로 지우려 해 보았지만 역부족이 되고 말았다.

이 글로 한 인물의 파렴치한 사기행각과 죄상을 파헤쳐서 그를 정죄하려는 의도는 없다. 오히려 그 또한 이 사회가 만든 또 하나의 피해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암울한 세상 가운데 살고 있는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할 거대담론을 통하여 이 사회가 추구할 길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려는 것뿐이다.

다시 다른 각도에서 이 사건을 조명해 보면 결국은 이 대작의혹 사건 또한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현상 중 하나라는 입장을 갖게 된다. 이 일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짓과 교만이 돈과 결탁하여 비리와 부패를 생산하는 시대적 현상의 하나로 나타난 것일 뿐이며, 이처럼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출몰하는 사건사고와 다양한 현상들로 유추하면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학문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위상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서 결국 또 하나의 교만의 바벨탑을 쌓고 말았다는데 이르게 된다. 그 결과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역사 이래 가장 부요하고 진보된 문명을 이루었으며,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혜택과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우리의 내면은 오히려 얼룩진 자아의 고독과 허무로 힘든 삶을 사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가장 안락하고 평안한 생활을 누리면서도, 왜 이렇게 고되고 힘든 삶을 살까? 인간이 처음 쌓았던 바벨탑의 실패로 인해 인간의 꿈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던 것처럼, 이제 우리 인간들의 두 번째 쌓아 올린 어마어마한 욕망의 바벨탑 때문에 겪는 징조들이 인과응보라면, 자기통찰을 통해 이 시대에 마땅한 역할수행을 할 수 있도록 돌아보는 기회가 필요할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원 숀 아처(Shawn Achor)의 연구에 의하면 하버드대 재학생의 5명중 1명이 우울증을 알고 있으며, 재학생의 70%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하버드대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이처럼 부정적인 결과로 도출된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이들이 불행한 것일까? 그렇다면 세계적인 명문대인 하버드에 다니는 영재들과 비슷한 또래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경우는 어느 정도일까?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함께 성인남녀 2,993명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30대의 49.4%, 20대의 49.3% 행복하다고 응답하여 비슷한 또래의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하버드 대학생들 보다 높게 나온 것을 볼 수 있다(아크로팬: 류재용, 2016).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엄마들이 추구하는 좋은 대학에 다니는 것이나 공부를 잘하는 것들이 행복의 조건은 아닐 수 있다는 가정을 하게 된다. 통계청에서 발표했던 세계행복보고서2016의 데이터를 보면 2015년 세계행복지수 1위의 국가는 덴마크이고 2위는 스위스가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체 조사대상 158개국 중 58위로 중상위에 위치하고 있지만(국가통계 2016/국가정보 2016)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가 주어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저서 '행복의 기원'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인이 하루 동안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는 먹을 때와 대화할 때이며 공동체 안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운 대화를 주고받는, 즉 단란한 가정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또 어떤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게 될까? 많은 사람들은 평소 다양한 생활과 수평적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삶의 재미를 느낄 때 행복해 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의 능력이 지적, 신체적, 정신적 활동을 통하여 성장한다고 느낄 때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집중·몰입할 때에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만큼 행복을 느끼며 주로 게임이나 스포츠를 통하여 이런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자발적인 활동이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지향적인 활동을 통하여 서로의 맡은바 역할에 집중할 때에 행복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추구 할 수 있을까? 먼저 목표를 지향하는 삶이다. 그 목표는 일정 기간 이루어야 할 명확한 목표여야 한다. 많은 이들은 목표의 중심에 돈과 실리추구를 대입해보지만 돈이 행복을 주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돈을 통하여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돈이 많을수록 행복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돈이 행복의 필수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돈이 목적이 될 때에 그것은 사람들 사이를 멀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돈을 추구하는 사람은 당연하게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성경에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속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두 번째 바벨탑을 쌓은 원인이 우리가 돈을 쫒는 욕심의 노예였기 때문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모든 문제의 원인이 인간의 욕심 때문이었음을 인지했다면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며 섬기는 사랑의 회복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많은 부를 축적하고 화려한 저택에서 살아가던 인물이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위해 남의 삶을 밟고 자신을 속이는 타락의 올무에 빠져들었던 것처럼 욕심은 유혹과 교만을 통하여 우리를 망하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 김영배

문학박사
백석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학부장
한국시각디자이너협회 이사
한국일러스아트학회 이사
한국도시문화학회 이사
창의인성교육협회 이사

<알 림> 국민의제 제 9차 공개 민회

국민의제 9차 민회는 신구범 전 제주지사의 "행정개혁과 정치"를 주제로 한 발표와 이어지는 대담토론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일시 : 2016.07.21(목) 16:00 - 18:00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5길 29 태화빌딩 지하1층 회의실(종각역 3번 출구)
◈ 대상 : 누구나
◈ 참가비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