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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식 극단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야권이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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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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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정치 실현을 위해 비박계에 중도주의정치연합을 위한 협정을 제안하라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4.13총선은 극우정치가 만연할 수 있는 여당의 개헌선 확보를 국민들이 막아주었던 것이다. 역사상 정치의 극단화는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국가의 존망을 위협하기 마련이었다.

경제발전과정에 있었던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인 사고, 저임금시대에 형성되었던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려는 극단적인 투쟁적 사고, 분단의 극한정치에서 형성된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식 이념적 사고. 이 모두가 민주공화국을 주창하는 이 나라에서 벌어진 비극적 상황이다. 이번 총선은 이념·계급·지역으로 갈가리 찢어진 채 고통을 겪으며 위기감을 느낀 국민들이 본능적으로 이를 극복하는 지혜를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오로지 국민들의 국가통합의지의 발현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대통령은 총선의 민의를 외면한 채 광주민주화운동의 기념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둘러싸고 국민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듯하였다. 마치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이라크파병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싸고 이념투쟁에 몰두하여 스스로가 제기했던 상가임대차보호, 채무자보호 등의 민생아젠다를 방기했듯이 말이다.

민생정치란 흘러간 현상을 반영한 이념에 기초한 정치가 아닌 국민의 민생을 출발점으로 정치를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즉 과거의 현실에 기초한 모든 진영주의, 지역주의, 엘리트주의를 혁파하고 민생에 대해 실사구시의 자세로 새로운 비전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대통령은 마치 아버지가 대선에 질 뻔한 것에 대한 반성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유신헌법선포에서 보였듯이, 선거에 실패한 정당의 필연적인 혁신마저 방해함으로써 새누리당의 분당마저 불러일으킬 태세이다. 지난 17일 정두언의원은 의장 대행 자격으로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에 참석하였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자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집단. 새누리당은 보수당이 아니라 독재당"이라고 비판하였다.

뿐만 아니라 김용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내정자는 정족수 미달로 혁신안 추인이 실패하자 혁신위원장 자진 사퇴를 전격 선언하며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고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킨 친박계를 정면 비판하였다. 그러나 야권은 이들이 극단적인 정치를 하다 실패하니 이제 합리적이 되었다고는 생각하면 안 된다. 원래 민주주의는 극단적인 세력이 나서면 매우 위험해져 동원체제로 돌변할 수 있는 약점을 가진 정체이다. 비박계는 유승민의원의 사례에서 보듯이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은 세력일 수 있다.

한국은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이루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이 20% 가량 사라지며 국민 10명 중 2명이 중산층에서 탈락했다. 사회가 동란을 겪은 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민생파탄지경이라는 것이다. 불과 30만원의 돈을 사채업자에게 빌렸다가 그 누나가 강간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며 수도의 한복판에서 임차상인들이 권리금도 못 받은 채 쫓겨나는 상황이다. 자고 나니 뛰는 전세값에 분노할 힘조차 잃어버리는 가정들이 즐비하지 않은가? '유항산 유항심'의 맹자의 명제가 아무런 효과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절명의 국가적 위기라는 것으로 공자의 인과 중용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그런 나라이지 말이다. 이럴 때 국민들은 정치가 안정되어 생업에 좀 더 열중할 수 있기를 바라기 마련이며, 그래서 협치 이야기가 나오고 타협의 정치가 거론된다. 중도주의정치란 정치집단이 자신의 이념과 이익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국론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것에 대한 반대이다. 공동체인 국가가 위험해지지 않는 정치여야 한다는 것이며 중산층이 튼튼한 국가는 이를 위한 가장 좋은 토대가 된다.

그러나 박근혜대통령은 극단적인 정치를 멈출 의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내보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이렇게 하나도 자신의 통치방식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절대적으로 옳은 정치인인가? 18대 대선에서 어떠한 다툼이 있었는가? 국방을 담당하는 군인들이 댓글로 선거에 개입하고, 국가정보를 맡은 국가기관인 국정원의 간부들이 댓글 팀을 운영하고, 새누리당 선대위에서는 십알단이라는 부정선거조직을 운영하였다. 하지만 박대통령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하부에서 준비된 부정선거를 본체만체 하였다.

그런 의혹을 받으면서도 총선에서는 빨간 점퍼를 입고 친박들이 고전할 위기에 처한 곳만 방문하는 선거개입을 하는 모습을 스스로 연출하였다. 국민의 의혹제기에는 오불관언이었던 지도자였던 것이다. 이런 지도자를 정치학에서는 독재자(dictator), 참주(tyranny)라고 부른다.

이미 민주화가 일정정도 진전된 사회에서 국민들은 정치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이념정치, 지역주의정치, 엘리트정치에 국가의 운명까지 거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는 1200조원이고, 설상가상으로 삼성 등 대기업 부실경영으로 노동자해고중심의 구조조정이 '양적완화'라는 이상한 이름의 천문학적인 재정투입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금 중산층이 급격히 줄어드는 고통이 기다리고 있으며 여기서 더 나가면 이제 이 나라는 성장엔진이 꺼져버리게 될 수도 있는 위기이다.

이런 중대한 위기국면에 공정하고 '창조'적인 대안이 아니라 오로지 그동안 천문학적인 수입을 벌던 대주주와 경영진을 위해 재정만 투입하자는 참주(독재자)가 필요할까? 서둘러 국론을 모아 민생경제를 살릴 정확한 대책을 수립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분란만 일으키고 있지 않는가?

국민들의 심판이 새누리당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집권여당의 대통령이 소속정당조차 아우르지 못하는 통치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명령은 이런 정치를 중단시키라는 것이다. 그러면 너무나 고집스러워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는 대통령에 대해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박대통령이 실현하려고 했고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념, 지역주의, 엘리트주의의 극단정치를 멈추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길을 지금 새누리당의 붕괴가 드러내고 있다.

야권은 민생과는 괴리된 양극화된 정치를 배제하고 국민통합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중도주의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대통령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탄핵과 같은 방식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의 합리적인 세력과 힘을 합칠 의사가 있음을 천명해야 한다. 그래서 민생정치 실현을 위한 '중도주의정치연합'이 서둘러 제안되어야 한다. 이것이 인위적인 영입이나 합당을 꾀하다 서로 야합이라며 다시 정쟁에 올인하는 난맥상을 보이지 않는 길일 것이다.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로 90년대 이후 노동자경영참가, 상가 및 주택임대차, 금융채무자권리보호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