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게이
김게이에서 업데이트 받기
소띠. 스무 살이 되면서부터 주변에 제한적으로 커밍아웃을 해왔다. 동성 연인과 5년의 연애 끝에 2013년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대학 때 문학을 공부했지만 현재 그와는 관련 없는 회사에서 밥벌이를 위해 일하고 있다. 시문학동인에서 시를 쓰고 있으며 단편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김게이 블로그 목록

두 번째 30년 상환부터는 공동명의로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9월 29일 | 04시 50분

30대 중반이 되고 보니 시간의 흐름에 거스를 수 없는 게 몇 가지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푹푹 찍어 발라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의 낯빛으로 돌아가진 않는구나. 아무리 실리마린을 꼬박꼬박 챙겨 먹어도 뚝뚝 떨어지는 체력은 어쩔 수가 없구나. 내 인생의 슈퍼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라이브 가창력은 더 나빠질...

게시물 읽기

드라이버는 영원히 베이비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9월 22일 | 23시 52분

* 이 글에는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에 대한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름을 찾아준 남자

"B A B Y Baby"라는 노래를 부르며 눈 앞에 나타난 여자. 노래를 잘한다. 가수였던 엄마가 일했던 익숙한 레스토랑에 처음 보는 여자가 나타나...

게시물 읽기

게이 부부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2) 댓글 | 게시됨 2016년 12월 24일 | 06시 03분

남편을 만나기 전, 그러니까 베개 자국이 금세 사라지던 20대 초반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나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같은 날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연애를 아예 못 했었던 건 아니지만 반 년이 채 넘어가는 연애가 없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연인의 날"을 챙겨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로맨틱한 식탁의 촛불 아래에서 서로가 준비한...

게시물 읽기

"김게이야, 결혼 축하해!"

(1) 댓글 | 게시됨 2016년 06월 23일 | 03시 12분

2016-06-21-1466524078-9040464-wedding.jpg


다음 주면 벌써 결혼 3주년 기념일이다. 결혼식을 올린 지가 벌써 3년이 되었구나. 시간이 지나도 그날은 아마 평생 또렷이 기억날 것 같다. 게이바 벽에 걸려있던 우리의 웨딩 사진들, 둘이 함께 입장할 때 들었던 두 개의 부케, 형이 내게 '금지된 사랑'을 불러주다 음이탈을 냈던...

게시물 읽기

남편이 나의 위로인 만큼, 나도 형의 위로가 되길

(2) 댓글 | 게시됨 2016년 05월 31일 | 03시 36분

최근 몇 주간은 유난히 집에 일찍 들어가질 못했다. 굵직굵직한 보고도 연달아 있었고 잘 굴러가던 일에서 사고도 한둘 터지면서 야근이 잦았다. 하루 종일 이 회의 저 회의 쫓아다니다 저녁 먹고서야 제대로 된 일을 하러 컴퓨터 앞에 앉는 게 다반사다 보니, 밤 11시가 넘어야 지원되는 택시비를 안 챙겨 쓴 날이 드물 정도였다.

...
게시물 읽기

이번 설도 우리 엄마는 아들의 남편과

(5) 댓글 | 게시됨 2016년 02월 07일 | 03시 01분

설이다. 예전에는 명절이라 하면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웃고 떠들며 윷이라도 던지는 그림이 주로 떠오르는 이미지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안타깝게도 명절 친척들 오지랖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든지, 시댁에서 빨리 뛰쳐나오는 방법이라든지, 명절에도 싼 해외 비행기 표 값 구하는 방법이라든지 뭐 그런 것들이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세상이 변한 걸까, 아니면 세상은...

게시물 읽기

형이랑 처음 만난 날

(1) 댓글 | 게시됨 2016년 01월 20일 | 05시 12분

내가 이제 갓 예비군 1년차가 된 봄이었다. 전 해 여름에 전역을 했으니 복학생 생활을 한 학기 겪고 3학년이 되는 파릇파릇한 대학생이었다. 군복무 시절 상병이 반쯤 지난 이후로는 연애에 대한 갈증으로 히스테리 부린다고 중대에서 유명할 정도였으니, 전역하자마자 이리저리 연애를 하기 위해 늑대처럼 배회했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전역 직후...

게시물 읽기

형 같은 소파를 사야지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1월 07일 | 07시 09분

어제는 계약한 새집에 가서 모든 벽을 줄자로 재고 왔다. 인터넷에서 찾은 새 집의 평면도는 워낙 조악하게 그림이 뒤틀어져 있어 도저히 직접 재보지 않고서는 안 되겠더라. 침대를 넣으면 책상 놓을 자리가 나올지, 냉장고를 놓으면 식탁 놓을 자리는 있는지, 거실에 소파는 길이가 어느 정도 되면 적당할지 아무래도 가서 직접 재봐야 알 것...

게시물 읽기

전셋값이 무슨 샤이니도 아니고

(1) 댓글 | 게시됨 2015년 09월 16일 | 00시 24분

때 되면 만나서 넷이 같이 저녁 먹고 수다 떨고 하는 후배 게이 커플이 있다(일전에 이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도 있다). 이 꼬꼬마 친구들이 동거를 한 지 벌써 이 년이 되었다는 게 참 실감이 안 나지만, 집 계약이 끝나 이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화살 같은 시간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게시물 읽기

사소한 삶에 죄책감 가지지 말자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7월 24일 | 02시 55분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더니 이제 내게 가장 가까운 빨간 날은 추석이다. 추석. 9월 말. 아직 벼를 베려면 두 달이 넘게 남았는데! 아, 앞으로 이 휴일 보릿고개를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꾸준한 정신 수양을 통해 그 동안 자제 중이었던 '자기 전 내일 출근이 싫어 이불에 얼굴 묻고 비명 지르기'를 요즘에는 도저히 참기...

게시물 읽기

어메이징 퀴어, 어메이징 그레이스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7월 01일 | 23시 38분

seoul

지난 한 주간 이른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남편과 나는 예전부터 성수기가 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여름 휴가를 다녀오는 편이었는데, 이 년 전 결혼식을 올린 것도 이때쯤이다 보니 올해도 나름대로 결혼을 기념하며 휴가를 다녀왔다.

일주일의 꿀 같고 꿈 같은 휴가를 다녀온 우리는 한국에 떨어진...

게시물 읽기

복면 게이

(2) 댓글 | 게시됨 2015년 06월 09일 | 06시 12분

이중 가면

요즘 복면가왕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평소 챙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라고 해봤자 프런코나 도수코, 댄싱나인, 한식대첩 뭐 이런 정도였는데(써놓고 보니 뭔가 채널 취향, 프로그램 취향도 다 게이 같아...), 이렇게 본방 사수까지 해가며 보게 된 프로그램이 새로 생긴 건 오랜만이다.

가끔 나가수 뺨치는 무대가 나올 때 느껴지는 듣는 즐거움을 넘어서서, 가면을...

게시물 읽기

사랑만 하기에도 우리 게이들의 젊은 오늘은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5월 21일 | 00시 20분

2015-05-14-1431613657-9275520-MenCoupleinIstriaCroatia.jpg
["Men Couple in Istria Croatia", Danny Fowler, 2007]


얼마 전 이쪽 친한 동생이 훈련소에 다녀왔다.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는 터라 훈련소에서 4주 훈련만 받고 나왔는데, 원래 남의 집 자식이 군대 가면 그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간다더만 야구 몇 게임 보는 새 벌써...

게시물 읽기

한국에 태어난 게이 주제에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4월 10일 | 06시 32분

형네 어머니가 입원을 하셨다. 그러니까 내 남편의 어머니, 다시 말해 시어머니인 듯 장모님 아닌 엄마 같은 어머니께서, 자주 안 좋았던 다리가 더 나빠져 고향 시골집 근처의 작은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형네 고향은 인구가 몇 만 안 되는 작은 동네다 보니 서울에서 내려가는 버스도 초저녁이면 끊긴다. 어쩔 수 없이 금요일 저녁...

게시물 읽기

파란색 게이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3월 21일 | 00시 44분

2015-03-19-1426778530-3925343-Genie5.png
[이미지 출처]


지금은 형과 결혼해 지지고 볶고 잘 살고 있으니 절실하지 않지만, 20대 초반 한창 연애에 목말라 있을 때에는 뜬금 없이 램프의 요정에게라도 빌고 싶은 소원이 한 가지 있었다. 팔 다리 굵고 등이 운동장처럼 넓은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나...

게시물 읽기

게이 삼촌, 그저 조금 더 모던한

(2) 댓글 | 게시됨 2015년 03월 06일 | 05시 03분

몇 년 전 매형을 데리고 천리타향으로 떠난 첫째 누나는 그곳에서 매형을 꼭 닮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예쁜 딸을 낳아 오순도순 잘 살고 있다. 일 년에 한 번쯤 한국으로 출장을 올 때 만나긴 하지만, 조카를 데리고 온 적은 딱 한 번뿐이어서 실제로 본 조카 모습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땐 아직 갓난 아기라 포대기에...

게시물 읽기

티파니에서 반지를 <2>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1월 31일 | 03시 58분

2015-01-29-aaaaaa.jpg



티파니에서 반지를 <1> 에 이은 글입니다.


2012/12/13 티파니에서 반지를2


아무리 연말이라도 그렇지 어쩌다 보니 이번 주 월화수목금은 죄다 회식이다. 팀회식 동기회식 부문회식 단회식 사원회식 협력사회식 어쩌고 저쩌고 회식 등등 12월 탁상 달력에...

게시물 읽기

티파니에서 반지를 <1>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1월 27일 | 22시 40분

2015-01-26-tiffany.jpg


작년 미국의 다수 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면서부터 확실히 동성 커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전보다 더 커진 것 같다. 특히 광고 분야에서 그 관심도가 유독 높아진 듯하다. 작년 말에는 스스로 게이임을 밝히고 동성 연인과 결혼을 한 미국의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게시물 읽기

신혼여행, 언젠가 한 번 더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1월 21일 | 05시 37분

노트북 앞에 앉아 한창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메일 쓰고 있는데 형에게서 카톡이 왔다. 우리 회사 임직원들 대상으로 하와이 항공권 엄청 할인해서 나온대! 우리 갈까? 알아볼까? 우와, 대박이네 올 여름 휴가 하와이 가면 되겠다. 빨리 예매 알아봐! 하와이는 우리가 신혼여행지로도 고민했던 곳인데, 비행기표까지 싸게 살 수 있다면 웬 떡이냐 하면서...

게시물 읽기

종로의 기적

(1) 댓글 | 게시됨 2015년 01월 07일 | 04시 54분

아무리 회사 일이 정신 없이 바빠도 한 달에 하루 이틀쯤 종로에서 오랜 이반 친구를 만나 술 한잔 할 여유가 없다면, 그게 어찌 게이 사는 재미겠는가. 내가 예나 지금이나 온 종로 바닥을 쓸고 다니는 게이는 아니지만, 넥타이 느슨하게 하고 셔츠 단추 하나 풀고 종로3가의 밤거리에 딱 도착하면, 왠지 모를 종로만의 편안함이...

게시물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