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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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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인터넷을 붙잡고 있다. 예술인복지재단 창작지원준비금 신청을 하려고 오전 10시부터 눈 뜨자마자 컴퓨터 앞에서 지금까지 씨름 중이다. 사이트는 폭주해서 다운되고, 전화를 해도 통화 중이고,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다. 신청시간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선착순 지원이라서 재빠르게 이 시간 안에 예술인경력증명시스템 사이트에서 서류를 첨부하고 작성해서 제출해야만 한다. 이 시간 안에 예술인경력증명시스템 사이트에서 서류를 첨부하고 작성해서 제출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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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 이후 예술인복지법이 겨우 제정되었다. 최고은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의 예술인복지기금이 오늘 신청하는 창작지원금이다. 지원을 하려면 우선 예술인 증명을 받아야 한다. 예술인을 '증명' 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예술인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맞추기 어려운 조건이 필요하다. 시각예술의 경우 단체전 5회 이상, 개인전 1회 이상 등. 나도 올해에서야 겨우 증명받아 이번에 처음 창작지원금을 신청하는 것이다. 신진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 생활이 힘든 사람들은 정작 지원을 받지 못한다. 고 최고은 작가의 경우도 예술인 증명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이다. 왜 법을 만든 거지. 창작지원금을 받게 돼도 활동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사실 활동보다는 당장의 생계와 최소한의 활동을 보장받기도 어렵다. 약 3개월간의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이라도 받으려고 아등바등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오늘을 위해 일주일간 건강보험증도 발급받고, 연락을 끊었던 아빠에게도 연락해 겨우 건강보험 납부확인서도 받아내고, 소득이 없다는 사실증명 등 서류도 준비했는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싶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