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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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靜雅. 문학평론가. 서울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2003년 동대학원에서 「D. H. Lawrence의 근대문명관과 아메리카」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HK교수로 재직중이다. 역서로 『도둑맞은 세계화』 『쿠바의 헤밍웨이』 『이런 사랑』 『종속국가 일본』(공역)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마세요』 등이 있으며, 최근 논문으로 「묻혀버린 질문: ‘윤리’에 관한 비평과 외국이론 수용의 문제」 「‘거울’의 마술과 역사 다시 쓰기: 쌀만 루쉬디의 『자정의 아이들』」등이 있다.

황정아 블로그 목록

차라리 감정 없는 삶?

(1) 댓글 | 게시됨 2017년 08월 12일 | 06시 19분

인공지능의 현실화를 내다보는 이 시대에 기계가 얼마나 인간을 꿈꾸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인간은 자주 기계가 되기를 꿈꾼다. 어느 페미니스트는 진작 '사이보그 선언'을 내걸었거니와 각종 슈퍼히어로물도 실은 기계를 향한 인간의 꿈과 관련되어 있는지 모른다. 이 꿈은 신체역량의 확대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내게 분노만 없다면 분노를 일으키는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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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위기와 '사라진 여자'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1월 13일 | 06시 10분

'출산지도'라는 해프닝

얼마 전 행정자치부가 어이없게도 출산지도라는 이름으로 '가임기 여성수'라는 항목을 만들어 셈한 일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아이들을 낳고 오래 보살피는 일, 그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돕는 일 모두가 (힘들지 않을 수는 없을지언정) 행복하고 보람있어야 하며 또 긴밀히 이어진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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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내버려두라!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0월 07일 | 04시 44분

어지간한 억지에는 둔감해져버렸거니 생각했으나 방심은 언제든 금물이다. 가족의 반대로 최선의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했으니 '병사(病死)'라는 해명은 그 황당함이 깊다 못해 재차 문구를 확인하고도 이런 말을 누군가 실제로 했으리라 믿기 어렵다. 가족의 반대가 문제였다고 주장할 것이라면 그건 또 어째서 '외인(外因)'이 아니라 '병'이란 말인지. 사회적 불의와 실패를 은폐하고자 가족을 소환하는 그 낡디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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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에서 반드시 이동하라, 단 1%의 힘으로

(1) 댓글 | 게시됨 2016년 03월 25일 | 04시 12분

세월호참사 2주기를 앞두고 지난 금요일(18일) 세교연구소가 <할 수 있는 말, 해야 할 말: 세월호 시대의 문학 2>라는 제목으로 공개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해 4월에 있었던 공개 심포지엄 <세월호 시대의 문학>에 이어진 행사였다. 유가족들, 그리고 그들과 행동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온갖 아픔과 난관과 심지어 모욕을 견디며 '할 수 있는 말과 해야 할 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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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를 정당화하는 고전적인 방식 |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1월 15일 | 05시 29분

*본문에 영화 「시카리오」의 결말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탈옥을 두번이나 한 바 있는 멕시코 '마약왕'의 체포 소식이 주초에 주요 해외뉴스로 여기저기서 소개되었다. 그가 자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으며 배우 숀 펜이 비밀리에 그를 인터뷰했다는 사실이 이 소식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범죄자와의 인터뷰에 연루된 도덕성 문제가 새삼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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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복종한 자는 더더욱 복종하게 되리라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28일 | 06시 05분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이슬람 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가상적 상황을 그린 미셸 우엘벡(Michel Houellebecq)의 『복종』(한국어판 장소미 옮김, 문학동네 2015)은 마침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빠리에서 『샤를리 에브도』 지(紙)를 공격한 1월 7일에 출간되어 관심의 초점이 된 바 있다. 해가 바뀌기도 전에 빠리에서 다시금 경악스러운 테러사건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 소설은 존재 자체로서 스캔들이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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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의도'보다 '결과'가 본질이라면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0월 11일 | 01시 45분

지난 6월 16일 신경숙 작가의 「전설」이 표절이라는 이응준 작가의 문제제기에서 출발한 논의는 이후 표절 규정의 문제, 신경숙 문학에 대한 평가와 비평 일반의 문제, 문학권력과 문단제도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래로 펼쳐지며 진행되었고, 계간지 가을호들에서 각각의 쟁점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제출되었다. 논의가 풍부해지는 과정에서도 '창비'는 대체로 일관되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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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기만하는 몇가지 방식 | 영화 「윈터 슬립」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5월 16일 | 08시 05분

*본문에 영화 「윈터슬립」의 결말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날들의 연속이 삶은 아니다,라고 영국 작가 D. H. 로런스는 말한 바 있다. 살다보면 나날을 이어가는 것만으로 얼마나 소중한가 싶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사는 것이냐 하는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나날의 연속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순간도 역시 그 하루하루를 무언가 의미있는 것으로 채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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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가 담은 것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4월 11일 | 06시 55분

'잿빛' 겨울과 '짙푸른' 여름처럼 한 계절을 색으로 대표하듯이 한 시대를 색깔로 나타내본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를 노란색으로 표현할 사람이 적지 않을 듯싶다. 색채심리학에서는 노란색의 중요한 특징이 태양과 가장 닮아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희망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치면 통칭 '어둠'의 시대로 일컬어지던 과거에 비추어 우리가 이제 희망이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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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아래로부터 채워지는 것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3월 07일 | 03시 22분

5대 도시에 거주하는 20~34세 청년층 가운데 42%가 선호하는 미래로 '붕괴-새로운 시작'을 꼽았다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계속성장' '보존사회' '변형사회' 같은 범주를 모두 눌렀다. 여기서 '붕괴'라는 단어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는 차치하고 그것이 미래만이 아니라 현재에 대한 실감과 이어져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 조사를 두고 청년층이 겪는 좌절감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극단적 성향 같은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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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종북 프레임

(0) 댓글 | 게시됨 2015년 01월 10일 | 00시 47분

북측의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그에 대한 박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이르기까지 새해 들어 남북관계의 변화를 암시하는 조짐이 있다. 일개 국민으로서는 남북대화와 교류의 노력이 왜 어느 때는 깡그리 묵살되고 또 어느 때는 새삼스레 당위로 강조되는지 좀처럼 알기 어렵다. 난데없기로 치면 이 정부 들어서 이미 '통일대박'이라는 구호가 생생한데, 그 구호가 어떤 변화를 낳았는가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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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에게는 장미를

(0) 댓글 | 게시됨 2014년 12월 19일 | 04시 09분

대체로 이맘때가 되면 한해가 지나가는 것이 아쉽고 못다 한 일을 두고 마음이 초조해지곤 한다. 2014년은 특별히 새겨 마땅하고, 그런 의미에서 달력이 바뀐다고 그저 지나가버리는 또 한번의 일년일 수 없으므로, 끝내야 하는 일과 끝나지 않은 일을 생각하며 많은 이들이 유난히 무거운 마음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것이 나라인가'를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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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진보성?

(1) 댓글 | 게시됨 2014년 10월 31일 | 02시 46분

켄 로치(Ken Loach) 감독이 자신의 마지막 장편극영화가 될 거라 했다는 「지미스 홀」(Jimmy's Hall)은 갈등이 여전했던 독립 이후 1930년대의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실존인물 지미 그랄튼(Jimmy Gralton)의 생애 일부를 그린다. 정치활동에 따른 검거를 피해 뉴욕으로 건너갔던 지미는 십년 만에 다시 고향마을로 돌아와 이제는 조용히 살고자 하지만 동네 청년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과거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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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각하들의 이야기

(0) 댓글 | 게시됨 2014년 09월 26일 | 00시 12분

당대 현실을 깊이있게 파고든 예술작품은 당연히 대상으로 삼은 현실의 주요한 면모를 보여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자체로 당시 사람들이 자기 시대를 어떻게 생각했고 어떤 시대가 되길 기대했는지 보여주는 역사가 되기도 한다.

국립극단이 "독특하고 문제적인 인물과 탄탄한 서사의 근현대 희곡을 재조명해 오늘날의 모습을 반추"할 것을 표방하며 상연 중인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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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도 아닌, 광대도 아닌

(0) 댓글 | 게시됨 2014년 08월 15일 | 06시 52분

우리가 저지른 잘못보다 잘못한 다음에 무엇을 하는가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보여준다는 사실을 사무치게도 보여주는 요즈음이다. 군대에서 연일 들려오는 참담한 소식이 그렇다. 이미 일어난 사건으로 놀라고 분노한 가슴은 사건의 은폐와 무마 시도에 더해 '마녀사냥'이라는 왜곡마저 등장한 군 당국과 국방부의 대응 앞에서, 저렇게 하니까 그런 일도 일어났겠지,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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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딜'로서의 민영화

(0) 댓글 | 게시됨 2014년 07월 11일 | 01시 08분

현실도 괴로운데 영화까지 골치 아픈 걸 봐야 하나,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고 나 스스로도 그런 심정이 될 때가 많다. '항상 깨어 있는' 사람이 되기에 우리의 현실은 도대체 어지간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현실도피성 이야기보다 현실을 직면하는 이야기야말로 그런 현실을 감당할 수 있게도 해준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 오면 이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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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면

(0) 댓글 | 게시됨 2014년 05월 29일 | 23시 12분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대통령의 5월 19일자 대국민담화에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몇년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그토록 무겁게 짓눌러온 불안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었을까. 하지만 이 대목을 포함하여 담화 전체가 진정성의 어설픈 모방에 그쳤다는 사실은 그것이 전달되는 순간에도 분명했고 이후 한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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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통일을 위한 스파이론

(0) 댓글 | 게시됨 2014년 03월 27일 | 07시 33분

연극 「데모크라시」가 일러주는 것


다짜고짜 통일을 '대박'으로 선전하는 한편에서 되지 않는 가짜 서류로 간첩을 조작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공존하는 사태는 어디 다른 곳에서라면 초현실적 부조리로 실감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에게 이 모순적인 조합은 익히 겪은 바 있는 고색창연한 현상이다.

통일대박론은 그 말이 표방하는 게 사실이라면 마땅히 진행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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