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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의경은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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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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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의경은 어디로 갈까?
글 | Guro (징병제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JPD 평화인권위원장)

매주마다 광화문 한 편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의경. 머지 않아 이 의경들을 못 볼지도 모른다. 2016년 5월 17일, 국방부는 2023년까지 모든 병역특례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럼 의경을 포함한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등의 전환복무, (군사훈련을 받는) 대체복무 인원들은 어디로 갈까?

사실 징병제를 악용하는 의무경찰제도는 진작에 폐지 됐어야 했다. 한국의 의경은 다른 징병 국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괴이한 제도이다. 싼값에 이만 여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집회를 방해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예를 들자면 반 트럼프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동원되는 미국경찰은 경찰노조가 있을뿐더러 야근수당까지 지급된다. 한국의 의경은 국방의 의무라는 미명 아래 현역 군인과 똑같은 십여 만원의 월급으로 집회저지에 동원되고 있다.

즉, 의경제도는 전환복무라는 구실로 병역 자원을 가지고 집회를 방해, 진압하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전투경찰은 현역으로 입대한 훈련병을 차출해서 사용했다. 탄핵반대자들이 요구하는 계엄령 혹은 위수령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의경을 포함한 다른 제도들을 이제 와서 폐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 많은 인원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국방부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줄어드는 현역입영대상 인원를 충원하고자 이것들을 폐지하고 모두를 현역으로 돌리려고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발상은 징병대상자의 현역 판정율이 1986년에 51%였던 것이 2016년 현재 90%로 급격하게 상승한 것과 맞닿아 있다.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의경 해체가 인구절벽으로 인해 이루어 지고, 굳건할 것만 같았던 한국의 징병제에 대한 개혁 논의가 시작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인구절벽이 만들어낸 괴이한 진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일자리 정책'으로 의경폐지와 정규경찰 충원 공약을 발표했다. 차기 대선 주자들이 모병제 공약을 들고 나온 이유도 '이제는 어쩔 수 없다'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더 나아가 병역특례 폐지 시기에 맞추어 징병제 폐지를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아 보인다. 밑빠진 항아리에 계속 물을 부을 게 아니라 항아리를 바꾸는 쪽 말이다. 특례 폐지에 대한 반발을 넘어서서 이제는 징병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조기 대선이 확실해진 지금, 차기 정부에서는 '사병 돌려막기'에 가까운 지금의 징병제를 그대로 유지시키려는 국방부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