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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4대강사업 백서'의 발간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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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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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녹조라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댐 수문의 상시개방밖에 없다는 것이 내 믿음입니다.
4대강으로 유입되는 인 같은 영양물질을 통제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수문의 상시개방을 지시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는 올바른 처사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4대강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전반적으로 재감사하라는 지시도 너무나도 타당한 것입니다.
MB 패거리들은 이미 세 번이나 감사를 시행했다고 반발하지만, 수박 겉핥기식의 셀프감사 혹은 (박근혜정권의) 준셀프감사로는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검증은 한 번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대강사업을 주도하고 부화뇌동했던 세력은 교묘한 홍보전으로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훼방을 놓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을 주도했던 MB 패거리들은 당장 자신을 향해 겨눈 칼날이 무서울 게 분명합니다.
과거에는 자신들이 임명한 자질 미달의 감사위원이 적당히 건드리고 넘어갔지만, 정권이 바뀐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으니까요.

또한 4대강사업에 부화뇌동했던 일부 보수언론은 자신들의 죄업을 은폐하기 위해 그것은 정당한 사업이었다는 억지를 계속 부리고 있습니다.
국민의 눈에 4대강사업은 해서는 안될 잘못된 사업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난 상황입니다.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의 국민이 4대강사업의 완전백지화와 수문의 상시개방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보수언론은 편향적인 보도를 통해, 그리고 물정 모르는 비전문가 컬럼니스트를 동원해 자기네들에게 유리한 여론 조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에 훼방을 가하는 세력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홍보수단은 모내기 철을 앞둔 농민입니다.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수위를 낮춘다고 하는데도 수문 개방은 농민들을 죽이는 처사라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물정 모르는 칼럼니스트는 "천수답으로 돌아가자는 거냐?"라는 자극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더군요.

나는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진상을 정확하게 모릅니다.
그러나 내 짐작으로는 4대강 연변의 농토들이 그 사업 시행 이전에도 강물을 끌어다 쓰고 있었고, 그렇다면 4대강사업으로 인해 천수답이었던 농토에 새로이 관개가 시작된 것은 아닐 겁니다.
4대강사업이 가뭄 해소에 도움을 주었다면 그 사업으로 인해 추가적인 관개가 가능해진 부분에 대해서만 그 말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생각에 그 추가적 혜택은 지극히 사소한 거라고 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4대강사업으로 인해 관개의 혜택을 새로이 얻게 된 농민이 있는 반면 수위 상승 때문에 피해를 입은 농민도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언론에도 가끔 보도되었지만, 그 부근에서 수박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지하수 수위 상승으로 인해 뿌리가 썩는 바람에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문 개방을 하면 이 농민들에게 분명한 이득이 돌아갈 텐데 이 부분은 무시하고 피해를 입는 농민만 부각시키는 것은 공정한 보도가 아닙니다.

좋든 싫든 간에 4대강사업은 이미 완료되었고 따라서 지금 우리가 보는 현재의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하면 이득을 보는 사람도 생기고 손해를 보는 사람도 반드시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는 변화는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평가할 때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을 신중하게 저울질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일부 보수언론은 이와 정반대로 자기네 입장에 유리한 소식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공정한 논의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4대강사업의 현장을 지금 그대로의 상황으로 놓아두었을 때 발생하는 수많은 종류의, 엄청난 규모의 손실에 대해서는 철저히 눈을 감고 있습니다.

가뭄 속에서 모내기 철을 앞둔 농민의 처지가 딱하다는 건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속 지어오던 수박 농사를 포기해야 했던 농민의 딱한 사정도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오던 어민들이 빈 그물을 들어올리며 울상을 짓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한데, 그들의 처지 역시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사실 4대강을 지금 그대로의 상황으로 방치했을 때 발생하는 엄청난 손실은 온 국민에게 그 부담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망국적인 사업으로 인해 자손 대대로 물려줘야 할 우리의 귀중한 생태자원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상실되고 말았습니다.
산소도 없고 독성물질만이 가득한 4대강의 물속에서 웬만한 생물들은 모두 사라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4대강 연변에서 무성하게 자라던 자연상태의 식물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바로 확인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이 생태자원의 상실을 경제적 가치로 평가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공사에 들어간 22조원을 아깝다고 생각하지만, 이 상태자원 상실분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한 결과를 보면 놀라 자빠질 게 분명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지 못한 일반 국민은 이 사실을 재대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자칫하면 보수언론의 책동에 휘말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우리는 4대강사업을 원점으로부터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늘 부르짖던 댐들의 완전 해체를 통한 재자연화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대안을 엄밀하게 비교, 분석한 결과는 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 그 비교, 분석이 공정하고 엄밀하게 이루어진다면 나는 그 결과를 흔쾌히 수용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일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4대강 물의 오염상태는 정확하게 어떤 수준이며, 어떤 종류의 생물이 어느 규모로 서식하고 있으며, 댐으로 가둔 물의 경제적 용도는 과연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철저한 현황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현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어야만 비로소 그 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필요하다면 이 조사작업에 해외의 전문가들도 다수 참여시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대주의에서 나온 발상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학계는 지난 MB정권에 의해 많이 오염된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자처한다 해서 아무나 조사작업에 참여시킬 수 없습니다.
나처럼 4대강사업을 줄곧 반대해온 사람은 또한 반대측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 이해관계도 없을 뿐더러 고도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해외의 전문가들을 초청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철저한 조사작업의 결과를 '4대강사업 백서'로 정리해 출판함으로써 일단 모든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 앞으로 어떤 조처들을 취할 것인지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든 국민이 흔쾌히 동의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작업이 짧은 시간 안에 끝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기나긴 시간이 걸릴 게 분명합니다.
비록 긴 시간이 걸린다 해도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절저한 조사작업 그리고 적절한 후속대책의 마련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