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의 분석과 의견이 담긴 생생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종대 Headshot

군사 행동에 눈을 돌리는 미국

게시됨: 업데이트됨:
TRUMP UN
Lucas Jackson / Reuters
인쇄

"미국과 동맹국이 위협받는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

또 막말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유엔 총회에서 미국 대통령의 말이라니 기가 막힙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자 국제적 표준인 미국이라는 나라의 격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가 한 국가를 적이라고 할 때는 정치권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2차대전 때 히틀러가 제거되자 독일은 더 이상 미국의 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보호해야 할 친구가 되었습니다. 한 국가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전쟁의 목적도 아니고, 무의미한 적대감과 혐오의 감정적 표현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정확한 표현을 해야 하는데, 이건 숫제 교양이고 품격이고 없습니다. 원래 그런 사람인 줄은 알았지만 참 많이 나갔습니다. 이러면 북한 주민들은 더 김정은 정권을 지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막말의 배후에 있는 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안보보좌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6개월 내에 북한에 대한 군사 계획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난달 미 합참의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도 유사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여기서 왜 6개월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와 압박의 여지가 더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원유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고 노동력 수출까지 통제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당분간 군사적 옵션이 아닌 압박과 제재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것이 앞으로 6개월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트럼프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2375호가 통과된 이후 북한에 에너지난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하고 트위터에서 "북한에 주유를 위한 줄이 길어졌다, 참 안됐다"고 적었습니다. 북한이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압박과 제재 국면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행동의 변하지 않는 시점에 군사적 행동을 고려할 것이라는 복선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관리들이 일제히 군사 행동을 말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유사시 "서울을 보호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매티스 장관의 언급도 의미심장합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리라는 관측이 난무하던 2002년에 당시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남신 합참의장을 찾아와 유사시 벙커버스터, 스마트 폭탄으로 전방의 북한 장사정포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작전계획을 설명하면서 "서울에 단 한 발의 북한 포탄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라포트는 럼스펠드 장관의 지시로 찾아왔음을 밝히면서 유사시 서울의 안전이 보장되니 북한 공격을 해도 된다는 걸 우리에게 설득하려 시도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5년 8월의 한미연습 기간 중에 B. B.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하갱도를 파괴하는 미국의 새로운 폭탄의 시험 영상을 보여주며 "서울은 절대 안전하다"고 우리 측에 또 설득을 시도하였습니다.

결국 "서울은 안전하다"는 말은 "북한을 공격하겠다"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인 것입니다. 물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반신반의했지만, 이제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도 반 년 정도 남아 있는 것 아닌가, 결국은 충돌로 가는 것인가, 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