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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겪은 기가막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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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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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와 동행한 미국 일정을 마치고 덜레스 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일 간 일정에서 하도 많은 일을 겪어 한 달 정도 지난 느낌입니다. 우리 외교안보에서 상식이 무너진 민낯을 보았습니다.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미국과 협의하여"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를 "축소할 수 있다"는 완곡한 말. 그것도 "정부 입장이 아니라 학자로서의 개인 의견"이라는 문정인 선생님의 말을 가지고 국내에선 "한미동맹에 균열을 초래한다"며 마녀사냥에 신이 났습니다. 참으로 그 무지몽매함에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문정인 선생은 한미동맹의 균열로 말하자면 "독자적 핵무장하자"는 보수의 모험주의자만 못하고,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기로는 "전술핵 배치해달라"고 떼를 쓰는 보수 철부지만 못하며, 몽상적이기로는 북한 비핵화 외에 어떤 대북 접근의 논리도 불필요하다는 외골수 자기중심적 안보론자보다 못할 것입니다. 사실 문 선생님의 말은 북핵문제에 대한 적극적 자세를 모색하는 상식 수준의 이야기였습니다.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말한 내용입니다.

정작 미국보다 국내에서 "미국 정책에 거스른다"며 온통 난리입니다. 약간이라도 다른 말을 하면 미국이 싫어할까봐 경기를 일으키는 분들이 계십니다.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말하면 소화가 안되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두려워서 청와대마저 소심해진다면 한미 정상회담은 아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더 새롭고 적극적인 대북 정책을 말할 것이 아니라면 변덕스럽고 충동적이어서 미국에서도 골칫덩어리인 트럼프를 왜 만난단 말입니까? 문정인 선생 발언이 서울에서 논란이 되는 동안 정작 미국 친구들은 트럼프의 좌충우돌 성격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을 합니다. 이게 미국의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워싱턴이 서울에 싸늘하다구요? 그래서 뭐 어쨌다는 겁니까?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야 합니까? 미국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맹세라도 할까요?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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