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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막판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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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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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형세에서 갑자기 상대방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어버리는 걸 바둑에선 '흔들기'라고 한다지요.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5번기 4국에서 둔 제78수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수가 반상에 놓이는 순간 절대 오류가 없을 것 같던 인공지능에서 버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윽고 스스로 붕괴되었습니다.

오늘 대통령 담화는 국회의 탄핵도 저지하고 스스로 하야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진퇴에 관해 "일정과 방법을 국회가 정해주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대통령 본인은 "법 절차에 따라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조건부 퇴진론의 입장입니다. 얕은 흔들기 수입니다. 일순간 탄핵을 추진하던 야3당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새누리당 비박계도 동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합니다. 이런 흔들기에 대한 대응법은 바둑에서 말하는 '손 빼기', 즉 무시하고 원래 계획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야 말려들지 않습니다.

"국회더러 국정공백과 정권 이양의 일정과 방법을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건 이미 대통령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결정 장애' 증상에 처한 것입니다. 그저 흔들기 외엔 다른 수를 두지 못합니다. 이런 대통령의 비정상을 탄핵 사유에 추가해야 할 것입니다. 야당이 여기에 말려들지만 않으면 곧 돌을 던집니다. 9일까지 갈 것도 없이 2일에는 탄핵안을 의결해야 합니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박 대통령에게 주면 안 됩니다. 야3당의 전열이 흐트러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