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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뭐하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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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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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총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각개 전투 훈련을 하면서 "돌격 앞으로"하면 총을 쏘는 것처럼 손으로 개머리판을 두들기면서 입으로 "두두두" 소리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한국군은 움직이면서 사격하는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포 사격 훈련도 막상 발사명령을 내리면 병력이 앞으로 가서 포진지 구축하고 시키는 대로 척척 움직입니다. 그리고 발사는 입으로 하는 겁니다. 쏜 걸로 쳐주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대부분의 훈련이 형식일 뿐입니다. 병력 유지에 민감한 한국군이 지금 뭘 생각하는지, 지휘관들은 무엇을 고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방 대대에 한 개에 3000만원짜리 무인정찰기를 보급한다는데 월급 15만원을 받는 병사와 190만원을 받는 부사관은 행여나 고장날까봐 이 정찰기를 운용하지 않으려고 별의별 꾀를 냅니다. 한 번 자신의 실수로 손상이라도 입으면 자그마치 자신의 몇 달치 월급입니까? 좋은 무기 사줘도 의식이 없는 한국군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한가위 연휴에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꽤 많은 예비역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하나의 암묵적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지금의 한국군은 절대 전쟁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예비역의 증언입니다. 만일 합참의장이 "돌격 앞으로" 명령을 내리면 과연 63만 대군 중 앞으로 돌격할 병력이 얼마나 될까? 지상군 30만이 전방에 배치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 실태를 자세히 보면 사실상 반 정도는 돌격하는 전투원이 아니라 뒤에서 지원하는 업무에 가깝습니다. 미군의 병력 구성을 보면 80%가 실제로 앞에 나가 싸우는 전투 병력이고 20%가 지원인데 한국을 보면 20%가 전투 병력이고 80%는 지원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평가가 아니냐구요? 이 예비역의 분석에 의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 교회, 병원, 체력단련장 등에 부지기수로 투입됩니다. 심지어 분대 단위에도 보급병을 두는 한국군의 편제와 기능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전투가 아니라 관리와 지원임무 위주로 곳곳에 방대한 유휴 병력을 운용하는 중입니다. 요즘 PX엔 현역병이 거의 없다고 말하지만 막상 물건 들어올 때는 물품 운반하느라고 소대 전체가 동원됩니다. 거의 다 전투와 무관한 잡일에 동원되는 노무자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에 전역한 예비역 중장은 "체격 좋고 용모 단정한 고학력 병사가 선발되어 어디로 가는지를 보라"고 말합니다. 간부 식당에 서빙하는 요원으로 배치한다는 것이지요. 외부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게 바로 지휘관의 의식 상태"라며 개탄합니다. 저는 국방부의 <창조 국방>에 대한 개념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중점 과제 중에 군에 대한 국민신뢰도 증진, 국방의 브랜드 가치 창출, 효과적인 정책 홍보와 같은 실제 군대의 본질과 무관한 과제들이 무더기로 들어가 있는 겁니다. 군이 외부에 좋은 인상을 준다는 건 본연의 전투임무를 잘 수행하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데 그 본질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군은 본연의 전투임무를 수행하는지 의심스러운 속 빈 강정입니다. 그런데 외부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입니다. 각종 전시회, 세미나, 에어쇼, 관함식, 박람회 등 거액이 들어가는 낭비성 행사는 왜 이렇게 많습니까? 국민이 군을 믿지 않으니 믿게 하려고 홍보성 예산을 퍼붓고 여기에 수백 명의 공보 인력이 또 달라붙습니다. 군대가 전투 집단이 아니라 거대한 공연 배우들이 되어버렸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군대인지, 그 정체가 아리송합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