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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연애 신고자가 징계 위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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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바보되는 노동법③] 징계 절차에 대하여

징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가 정당해야 하고 절차가 적법해야 하며, 징계 양정 역시 적정해야 한다. 사유-절차-양정 중 단 하나라도 위법한 부분이 있다면 그 징계는 취소되거나 무효가 된다. 적법한 징계 절차에서 실무상 가장 문제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회사의 징계위원회의 구성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피징계자에 대한 사전 통지 절차이다.

징계위원회 구성의 문제

먼저, 징계위원회가 적법하게 구성된다는 것은 징계를 받는 근로자의 징계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근로자의 비위 행위 등에 대한 처분으로서 징계 양정을 정하는 위원이 징계 사유와 관련하여 어떤 이해관계 있는 자라고 한다면, 해당 징계 처분을 공정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앞선 사례(근로자 A·B의 사내 연애 행위를 목격한 C부장의 신고 사건)에서 징계 위원으로 C부장이 위촉되어 있는 경우, 징계가 적법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이미 징계 사유를 사실로 확정한 자인 C부장은 사실의 진위를 다투는 피징계자인 근로자 A와 B에 대하여 상반된 이해관계를 갖는 자이므로 위원 제척사유에 해당한다. 또한, 징계위원회는 오히려 C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사실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그를 징계위원으로 구성하는 것 자체가 절차적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 방법에 대하여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면, 반드시 규정대로 위원회를 구성해야만 한다. 만약 규정과 달리 징계위원회가 구성된다면 그에 따른 징계 처분은 당연히 무효다. 예를 들어, 징계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징계위원회에 반드시 외부 위원 2인을 참석시킬 것'을 단체협약 등이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촉박한 징계 절차 일정에 따라 내부 징계 위원들로만 위원회를 구성하였다면, 피징계자의 징계 사유가 아무리 엄중하고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해당 징계는 무효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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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사유의 사전 통지와 소명 기회 부여

한편, 근로자에게 징계 사유는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미리 통지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소명의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 이러한 사전 통지 절차는 징계의 공정성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써, 피징계자로 하여금 징계 사유에 대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소명 자료를 준비하여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예컨대, 징계위원회의 개최 일시와 장소를 위원회가 시작되기 불과 30분 전에 전화 통보하거나 출석 통지서를 개최 1시간 전에 본인에게 송부하는 경우에, 해당 근로자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명 자료를 준비할 만한 여유도 없었으므로, 그에 따라 이뤄진 징계 처분은 모두 무효가 될 것이다.

반면, 회사 측은 근로자를 위하여 사전에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징계 대상자의 소명 자체가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사전에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의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징계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변호사와 함께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자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지받은 근로자는 극도의 불안감에 빠지게 되고 오히려 이를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게 된다. 이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근로자가 사실 관계의 다툼이 있는 경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기초 자료를 정리하여 소명 자료로 제출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징계위원회(인사위원회)에 함께 출석하여 구두로 소명하는 것을 도울 수도 있다. 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가 근로자를 위하여 항변하는 것은 징계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력이 사전에 행해져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에는 법률상 가장 복잡한 문제, 징계 양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계속).

[모르면 바보되는 노동법①] 회사에서 징계란?
[모르면 바보되는 노동법②] 사내연애 이유로 권고사직 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