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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학원 논란, 핵심은 그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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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학원의 세금체납 논란 및 이와 연관되어 거론된 홍신학원의 법정부담금 미납 등과 관련해서, 사학재단 회계와 관련된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언론에서도 이를 정확하게 소개하지 않고 기사를 씀으로써 혼란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 이에 사학재단 회계와 관련된 기본적인 사실들 및 이를 통해 고민해야 할 지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사학재단의 재산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교육용 재산과 수익용 재산이다. 교육용 재산은 학교건물과 운동장 등 실제로 교육에 쓰이는 부동산 등의 재산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세금을 감면받는다. 반면 법인의 수익용 재산은 교육용 재산과는 별도로 수익사업을 위해서 운용되는 각종 재산으로서, 이는 재산세 등이 면세되지 않고 (하지만 교육용으로 쓸 경우 법인세손비인정이나 양도차익에 대한 상속,증여세 감면이 되는 등 각종 세제혜택이 있다) 여기서 수익을 내서 재산세나 뒤에 설명할 법정부담금 등을 내게 되어 있다.

한편 사학재단의 운영과 관련된 회계도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학교회계와 법인회계이다. 학교회계는 학교를 운영하는데 드는 각종 경비 가령 교사 및 직원의 임금이나 각종 학교시설 및 물품구매대금 등과 관련된 수입지출을 다루는 회계이다. 반면 법인회계는 학교운영 과는 관계없이 재단법인 그 자체의 수입지출을 다루는 회계이다. 가령 위에서 설명한 재단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운영해서 수익이 났다면 이는 법인회계로 일단 잡힌 후에 법정부담금 등을 통해서 학교회계로 전입된다.


사학재단은 내야 할 법정부담금도 대부분 내지 않고 있다.


2.

학교회계의 수입은 크게 세 가지다. 수업료나 각종 수익자부담 경비 등 학부모가 내는 돈, 법정부담금 등 사학재단이 내는 돈, 교육청 및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에서 지원하는 돈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중 앞 두 가지는 그 비중이 매우 적다 (대학은 막대한 등록금을 받으므로 상황이 다르지만 이 글은 기본적으로 고교 이하의 사립학교에 대한 글이다). 게다가 다시 설명하겠지만 사학재단은 내야 할 법정부담금도 대부분 내지 않고 있다. 결국 학교운영경비의 대부분은 교육청 등 국가에서 지원하는 돈이라고 보면 된다. 교사 및 직원의 임금, 학교시설개선비, 급식비지원금 등등을 모두 국가에서 지원한다.

물론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고교 이하의 경우 원래는 국가가 학교를 설립해서 교육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건물과 부지 등의 초기투자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사학재단이 건물과 부지 등을 교육용으로 제공하는 대신 이후의 학교운영에 대한 경비는 대부분 국가가 지원하는 식이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학교의 기본 소유권만이 아니라 운영에 대한 권한 즉 각종 인사권이나 계약권 등도 모두 사학재단에 주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교사나 직원의 임금은 국가가 대지만 채용이나 해고의 권한 등은 사학재단이 가지고, 신규시설 건립이나 노후시설 개선 및 각종 물품구입 비용 등도 대부분 국가가 대지만 그와 관련된 계약의 권한은 사학재단이 가진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된 각종 비리가 발생될 소지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과거에는 인사나 계약과 관련된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은 여러 가지 제어장치들을 통해 많이 좋아졌긴 하지만 여전히 음성적으로는 일부 비리가 남아있다.


3.

어쨌든 이렇게 초기에 건물과 부지를 제공했다지만 그 이후의 학교 운영에 대한 경비 대부분을 국가가 지원하면서도 인사권이나 계약권을 사학재단에 주는 대신, 최소한의 부담은 사학재단이 가진 수익용 재산에서 수익을 내서 부담하라는 것이 법정부담금이다, 법정부담금의 내용은 교원 및 직원의 사학연금 및 의료보험료 등 이른바 4대보험료 중 사업주분담분이 대부분이다. 임금 등은 국가가 다 대주니, 인사권을 가진 사학재단이 4대보험료라도 조금 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학재단이 이 법정부담금을 내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4대보험을 안 들 수는 없으므로, 이것도 국가가 고스란히 대납하고 있다. 법정부담금이라고 하지만 세금은 아니고 안 냈을 때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찮다보니 대부분의 사학이 배째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


법인의 한 해 예산이 78만원밖에 안 될 정도로 가난해서 못 냈다는 오해도 있었는데 이 역시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를 오해한 것이다.


4.

이제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실들을 체크해보자. 웅동학원의 세금체납은 법정부담금 미납이 아니라 그와 별개의 건이다. 웅동학원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면세되는 교육용 재산 즉 웅동중학교 이외에도 수익용 재산으로서 46억원 가량으로 평가되는 임야 및 토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재산세 2100만원을 (이는 고액체납자로 공시될 때의 체납액이고 이후에 부과된 것까지 합치면 총 4100만원 정도라고 한다) 내지 않은 것이다. 한편 웅동학원은 법정부담금 역시 계속해서 내지 않았으며, 2008년 이후로 내지 않은 법정부담금은 총 4억7천만원 가량이다.

한편 웅동학원과 비교되었던 흥신학원의 경우 세금체납 사실은 없지만 법정부담금은 마찬가지로 계속 내지 않았으며 2011년 이후 미납액은 총 24억 가량이다. 그런데 이를 웅동학원과 단순히 액수만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사학재단이라도 세금을 체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법정부담금을 안 내는 것은 홍신학원 측의 해명처럼 대부분의 사학재단의 관행이었으며 그 액수 또한 (법정부담금이 교원과 직원의 4대보험료이므로) 교원과 직원의 숫자가 많으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홍신학원 측은 웅동학원과 단순히 액수만으로 비교되는 것이 억울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홍신학원 측이 주장하듯이 법정부담금을 안 낸 것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이 관행적으로 안 낸다고 내야 할 법정부담금을 안 내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 않는가. 반면 웅동학원 측도 잘한 것은 전혀 없다. 이미 말했듯이 법정부담금은 대부분의 사학이 안 내지만 세금을 체납하는 경우는 드문데 웅동학원은 세금조차 안 냈기 때문이다. 물론 웅동학원 측 입장에서는 법인의 수익용 재산에서 워낙 수익이 없어서 낼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변명일 뿐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기가 거주하는 주택에 대해서 재산세를 낸다. 자기가 거주하는 주택에서 무슨 수익이 날 리가 없지만 재산세를 꼬박꼬박 내는데 46억원 가량의 토지와 임야를 갖고 있으면서 재산세를 안 냈다는 것은 변명할 사안이 아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 법인의 한 해 예산이 78만원밖에 안 될 정도로 가난해서 못 냈다는 오해도 있었는데 이 역시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를 오해한 것이다. 학교가 한 해 78만원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말했듯이 학교회계는 대부분 국가 돈으로 운영된다. 한 해 78만원이라는 건 법인의 수익용 재산에서 얻은 수익이 한 해 78만원이라는 것인데, 이건 좋은 일이 아니다. 수익용 재산이란 이를 통해 세금과 법정부담금 정도는 낼 정도의 수익을 얻어야 한다 (법적으로도 3.5% 정도의 수익률을 얻도록 되어 있다). 그 정도의 수익은 얻는다는 걸 전제로 사학재단에 학교운영비의 대부분을 지원하면서도 인사권과 계약권을 주는 것이고, 사학재단은 이런 의무가 있음을 알고서 재단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웅동학원은 착한 재단이고 홍신학원은 나쁜 재단인 것이 아니며, 그 반대도 아니다.


5.

결국 웅동학원과 홍신학원은 둘 다 잘못한 것이다. 웅동학원은 착한 재단이고 홍신학원은 나쁜 재단인 것이 아니며, 그 반대도 아니다. 둘 다 한국 사학재단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잘못을 그대로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한국의 사학재단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놓아두어도 과연 괜찮은가라는 문제이다. 초기에 부지와 건물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학교운영과 관련된 경비 대부분을 국가 돈으로 지원하면서도 인사권과 계약권을 사학재단에 주는 것이 과연 맞는가?

어쨌든 초기에 부지와 건물을 제공한 공은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속내를 따져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한국 사학재단의 상당수는 해방과 한국전쟁 시기에 만들어졌는데, 이에는 토지개혁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경우가 많다. 개인이 갖고 있으면 토지개혁의 대상이 되지만, 사학재단을 만들면 수익용 재산까지도 토지개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이후에 만들어진 사학재단의 경우에도, 인사권과 계약권을 이용한 각종 비리 또는 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친인척 채용이나 계약수주 등 각종 메리트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런 인사권이나 계약권은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다. 개인이 자식에게 개인재산을 물려주면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사학재단이나 의료재단을 만들어 재단 이사장 자리를 물려주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상속세를 안 내고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 물론 형식상은 법인의 재산이지 개인재산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재단 이사회 자체가 설립자 등 실제 소유주의 사람들로 구성되므로 재단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서 실제 소유주 내지 그 상속자는 각종 권한이나 혜택을 합법적으로 누리게 된다. 웅동학원의 경우에도 전 이사장이 세상을 떠난 후 부인이 이사장을 물려받았으며 아들이 이사를 역임했고 며느리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홍신학원이나 그 외의 사학재단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초기에 부지와 건물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권한이나 혜택을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게 하는 게 과연 옳은가? 각종 사회기반시설 등을 민자로 건설하는 경우에도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해서 수익을 얻고 난 이후에는 기부체납 형식으로 국가나 공공기관에 소유권을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학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는가?


모든 사립학교는 단계적으로 공립화되어야 한다. 이것이 각종 사학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다.


6.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사립학교를 공립화시킬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공립화하기 위해서는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야 하므로 막대한 예산이 드는데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부지와 건물 매입비를 100% 시가대로 인정해 그대로 지급해 주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미 말했듯이, 사학 설립 이후의 운영비를 대부분 국가에서 지원하면서도 인사권이나 계약권 등 각종 권한을 사학재단에 그대로 남겨주었다. 그 권한을 이용해서 그간 친인척 채용 및 계약수주 등 각종 혜택을 누려온 만큼, 국가에서 지원하는 학교운영비 중 일정비율을 정해서 그 액수만큼 부지와 건물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별도의 추가예산 없이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학교의 교육용 재산을 인수할 수 있다. 대신 수익용 재산은 재단에서 알아서 사용하도록 하면, 재단 측으로서도 꼭 손해가 아닌 경우도 많다.

적어도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고 국가가 대납한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지분을 국가가 가져야 하며, 신규시설 건립이나 노후시설개선 등에 들어간 국가 지원금 등도 마찬가지다. 국가 돈으로 체육관 등 시설을 새로 건립하거나 기존 시설을 개선했는데도 거기 대한 소유권조차 사학재단이 고스란히 가지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가?

초기에 건물과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수십 년간 학교운영비의 대부분을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대를 이어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데도, 사학재단의 소유권과 운영권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가 나오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는가? 모든 사립학교는 단계적으로 공립화되어야 한다. 이것이 각종 사학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