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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 여성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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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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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이 개발되면 경제적인 영향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 그리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신기술 또는 새로운 기기는 누가 뭐라 해도 스마트폰일 것이다. 손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스마트폰 중독과 그로 인한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술, 흡연, 도박 등 좋지 못한 습관에 대한 중독은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문제였다. 물론 최근에는 여성들도 사회생활이 많아지고 성평등 의식의 영향인지, 이런 좋지 않은 것들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도 자동차, 카메라, 컴퓨터 등 기계나 기술에 대한 집착이나 중독 현상은 주로 남성들의 문제로 여겨졌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 스마트폰은 정신건강 측면에서 특히 여성들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사회적인 관계망을 유지하는데 관심이 높고 재능도 뛰어나서, 스마트폰의 SNS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보면 의존도나 부작용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5월초에 스마트폰 중독의 남녀 차이에 관한 학술논문이 출간되었다. 스마트폰 사용이 가장 활발한 대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연구로서, 우리나라 남녀 대학생 1,236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패턴과 스마트폰 의존도, 그리고 정신적인 영향인 불안감을 측정하여 관계를 분석한 연구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조사 참여 여성의 절반 이상인 54%가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하고 있어 남성의 29.4%보다 훨씬 오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도 22.9%로 남성들의 10.8%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여성들의 스마트폰 주 용도는 절반이 넘는 51.7%가 SNS이었다. 남성들도 SNS용으로도 많이 사용하지만(39.2%), 게임 등(23.9%)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았다. 남성들은 스마트폰은 주로 쉬는 시간에 사용하는 비율(40.7%)이 가장 높은데 비해, 여성들은 대화 중이나 이동할 때(37.2%), 잠자기 전(33.7%)에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스마트폰 의존도는 남녀 모두 사용시간이 길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녀 모두 SNS 용도로 사용하는 집단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남성은 검색, 여성은 게임 용도로 사용하는 집단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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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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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용도

성별과 상관없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을수록 불안감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폰 의존도가 단순히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여성에게서 불안감이 정상 범위를 벗어난 비율은 20.1%로 남성의 8.9%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여성들의 스마트폰 의존도 점수가 남성에 비해 약 10% 이상 높았고, 또한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불안감이 높아지는 비율(odds ration) 역시 여성은 9%로 남성의 7%에 비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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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소통과 사회적 네트워크에 흥미와 강점이 있는 여성들이 스마트폰을 SNS 등의 용도로 많이 사용함에 따라 사용시간이 길어지고 의존도가 높아지며,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남성보다 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성인이나 청소년 모두에게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남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외는 아니어서, 정신건강을 위해 가끔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은 의학적인 전문지식이 있는 면접원들이 조사대상자와 일대일 대면조사를 통해 스마트폰 의존도와 불안감을 학술적인 신뢰도가 입증된 방법으로 정량적으로 평가하였으며, 의존도나 불안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혼란변수를 조사하여 통계적으로 통제하고 분석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학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연구다. 정규수업 과정인 지역사회실습에 참여한 학부학생들이 실습 결과에 흥미를 느끼고, 연구 설계와 연구방법론을 보완해서 여름방학 때 다시 조사,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SCI급 국제학술지에 투고하다보니 실습을 지도했던 전공의들과 공동으로 논문을 완성시켰다.

연구결과는 1878년 창간이후 14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정부의 공중보건국(US Public Health Service)의 공식 학술지인 Public Health Reports 2016년 5/6월호에 실렸다. 논문 전문은 아래 블로그 게시물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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