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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년 내내 식사·선물 타령만 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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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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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언론의 적대감

9월 28일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만 1년이 된다. 이번처럼 언론이 집요하게 원래의 법 취지를 외면하고 본질을 왜곡하는 사례는 없었던 듯싶다.

이 법은 원래 이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를 막기 위해 제정, 시행된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자처하는 언론은 이 법의 적극적인 지원자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 언론계 일부는 김영란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고, 실행된 이후 1년 동안 계속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고급 음식점 매출 감소, 한우와 굴비 선물 감소, 꽃배달 감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겹게 되돌리는 단골 메뉴다. '스승의 날에 학생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지 못했다', '선생님에게 음료수, 커피 한 잔도 사 드리지 못한다', 최근에는 '신제품 출시 애플사에 한국 언론이 취재를 가지 못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지면을 채우기도 했다.

언론인도 직업인이니 원래 적용 대상이 아니었는데 추가된 것에 대한 반발심, 관행적 취재 지원의 상실로 인한 불편함 등과 그로 인한 반감은 인간적으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됐다. 더하면 졸렬한 것이다.

우리나라 부패 수준

우리 사회 곳곳이 부당한 금품 수수나 부정청탁으로 극심하게 혼탁하고 개인 힘으로 이를 거스르기 힘들기 때문에 김영란법이 필요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2016년에 우리나라는 176개국 중 52위를 차지했다. 우리 바로 앞은 아프리카의 르완다, 바로 뒤는 역시 아프리카의 남미비아다.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북미는 캐나다가 9위, 미국이 18위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7위, 홍콩 15위, 일본 20위, 부탄 27위, 대만 31위 등으로 우리보다 월등 앞서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의 스캔들로 인해 대통령과 최대 기업들의 총수들까지 줄줄이 부패에 연루되어 있는 부패국가 이미지가 강해져 2017년 순위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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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패인식지수 순위, 한국 52위

부패의 심각한 악영향

부패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부패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를 정치, 경제, 사회 및 환경의 네 가지 범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 부패는 민주주의와 법치의 주요 장애물 역할을 한다.
권력기관이나 공직자가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오용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고 결국 합법성을 상실한다. 부패한 환경에서 책임 있는 정치 리더십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둘째, 부패는 국가의 재정을 고갈시킨다.
부패한 정치인들은 공공 자원을 공동체에 이익이 되기보다는 자기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만든다. 학교, 병원과 같이 긴급한 과제보다는 댐, 발전소 등 대형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결국 부패는 공정한 시장 구조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쟁을 왜곡시키며, 투자를 저해한다.

셋째, 부패는 사회 구조를 붕괴시킨다.
부패는 정치 제도와 리더십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훼손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중의 불신과 냉담은 부패를 해소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냉소적으로 만든다. 결과적으로 사회 구조를 매우 취약하게 만든다.

넷째, 부패는 환경을 파괴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은 규제받지 않은 환경 파괴의 대가로 끊임없이 뇌물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 규제와 법률의 부재나 약한 강제력으로 인해 천연자원은 고갈되고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다.

소름 끼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부패와 그로 인한 부작용과 잘 일치하고 있다. 부패가 이렇게 다방면으로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우리나라는 국력에 맞지 않게 부패 수준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부패를 몰아내야 하는 것은 중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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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 평가

언론과 정부의 역할

김영란법 시행 이후 언론의 올바른 역할은 법 취지를 감안해서 부정청탁이나 금품 수수가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영란법 시행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까지 긍정적인 측면이나 객관적 평가를 보도한 기사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정부 역시 공직 사회의 부패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또한 대국민 홍보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 역시 부패 감소와 그로 인한 긍정적 효과에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일부 책임 있는 사람들이 수시로 김영란법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이 단골처럼 내미는 한우나 화훼 그리고 굴비에 의존하는 농어민이 우리나라 전체 농어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음은 정부 통계를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고급 선물용 판매에 의존하는 비율은 전체 농어가로 봐서는 극도로 낮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과도하고 뇌물성 선물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소박한 농수산품 선물 주고받기가 정착되면 더 훨씬 많은 농어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물론 소수라고 해도 특정 업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정당한 방식으로 지원을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고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여전히 부패와 뇌물성 선물에 의존하려고 하거나, 부패 방지를 하자는 법 자체를 흔드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

뇌물이나 부정에 근거한 경제 효과가 아무리 커도 배척해야 함은 상식이다. 그런 발상이라면 카지노 등 도박, 향락 퇴폐, 마약 사업 등을 규제하고 불법화할 이유가 무엇인가? 오히려 국제기구에서 지적하듯이 부패를 척결함으로써 얻어지는 정치, 국가 재정, 사회 구조, 환경에 미치는 순기능이 경제적 가치로도 막대하다. 소탐대실이 따로 없다.

고급 음식점의 경우는 몰라도 일반 음식업체 어려움에 관한 언론 보도는 더욱 가관이다. 이미 김영란법 이전부터 음식점 종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음은 고용노동부 등 정부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서민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김영란법 탓으로 돌리는 것은 과학적 근거도 없고 어불성설이다.

지식인들의 역할

김영란법 시행 전에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낸 당사자들은 대한변호사협회와 기자협회 등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으로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부정과 부패에 앞장서 싸울 것으로 기대되는 집단이 오히려 김영란법에 가장 저항하는 것 아닌가 싶어 많은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주었다. 비극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김영란법의 순기능과 부패 방지를 위해 더 강화하고 보완할 것들에 대해 집중 취재와 보도를 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고 싶다.

처음 시행하는 법, 그리고 온갖 복잡한 경우의 수, 다소 불합리함이 없을 수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 국민은 불편하지도 그다지 심각하지도 않다. 이거 괜찮은 거지? 하며 웃음으로 넘기고 있다.

카네이션, 커피 한 잔, 지식을 나누는 강의까지 규제하는 등 불합리하고 사소한 문제점은 평가해서 수정하면 된다. 원래 국회 입법 과정에서 그렇게 하도록 합의되어 있기도 하다. 잠시만 참으면 곧 제자리 잡을 것이다.

문제는 티끌만 보고 본질은 외면하는 것이고 나아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이 법의 정책적 일관성을 훼손시키려 하면서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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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진 한겨레

식사와 선물은 내림 사랑이어야 한다

가장 많은 선물이 오고 간다는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왜 선물은 아래 사람, 힘없는 사람이 윗사람, 힘 있는 사람에게 주어야 하는가?

원래 명절에는 어른이나 윗사람이 젊은 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힘과 재물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우, 굴비, 꽃이 그렇게 걱정되면, 힘과 재력이 있는 그대들이 이런 선물을 베풀면 된다. 이런 선물은 아무리 많이 해도 김영란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다.

식사도 마찬가지다. 식사는 왜 접대여야만 하는가? 더치페이를 하면 되고 그것이 싫으면 윗사람이, 선배가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 풍습 아닌가? 이런 식사는 아무리 비싸도 김영란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다.

한우, 굴비, 식사 타령 그만하고 이제는 부패를 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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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민권익위원회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장재연의 환경이야기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