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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강요,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 | 김병관 의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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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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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입문 5개월 만에 보수 텃밭 '분당 갑'에서 당선된 김병관 국회의원.

좌(左)청년 우(右)게임! '신제품' 김병관 의원은 한 쪽 어깨엔 자식 세대의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는 부모 세대들의 간절한 소망을, 다른 쪽 어깨엔 '게임=마약'이라는 시선을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게임 업계의 소망을 짊어지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나름 청년' 김병관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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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당아래 분당'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 이번 선거에서 40대 주부들과 50대가 야권 후보를 많이 지지해줬다. 선거를 해보니 부모 세대가 청년들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더라. 부모 세대는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도 아웅다웅하며 삶을 잘 끌어왔지만 자식 세대는 결혼도 못 하고, 직장도 못 구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으니 당신들보다는 청년들이 걱정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청년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줄 사람을 찾는 것 같았다. 선거 끝나고 나서 '우리 애들 때문에 당신 찍었다,' '우리 애들이 찍으라고 해서 찍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사실 예전 선거행태를 보면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정치적인 의견이 다를 때 각자 선택을 했는데, 이번에는 애들이 찍으라고 해서 찍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 1호 법안으로 '창업날개법'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청년들의 창업을 권장하고 있는데 정책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보나?
= 우리 사회는 창업을 '강요'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대학생 창업을 많이 권장했다. 특히 1인 창업을 권장했고 1인 창업자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이나 공간 지원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나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이것이 정부가 해서는 안 될, 나쁜 짓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서 창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안 갖춰져 있다. 회사를 하다가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도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대학생들을 창업으로 몰고 있지만 사실 99.99%가 망하지 않나. 창업을 권장할 수 있으려면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 상황에서는 사람들에게 창업을 하라고 쉽게 권장을 못하겠다.

- 최근에 구의역 사고에 대한 안철수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박글이 이슈가 되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 청년의 문제, 외주의 문제, 비정규직의 문제가 다 엮여 있는 문제다. 개인적으로 너무 가슴 아프다. 우리 사회는 이런 사건 사고가 계속 많았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대증적인 방안들만 나오는 것 같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서 위로하고 보상 문제를 이야기하고... 세월호 사고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게 그냥 하나의 사건사고로 다뤄지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다시 그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꿔줘야 하는데 논의가 거기까지는 가지 않는 것 같다. 이번 구의역 사고의 경우도 그렇다. 근본적으로 위험한 일을 하는데 그저 작업자들에게만 위험에 대한 감수를 맡겨놓고 있다. 그들은 권한도 없는데 위험을 알아서 피해서 작업을 하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 거다. 결국 비용의 문제 때문에 외주화로 돌리고, 외주회사에서는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을 쓰게 되면서 위험에 노출된다. 이런 위험 직군에 대한 외주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당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사실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통과가 되지 않은 법안이다.

- 선거 기간 동안 게임업계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공격도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 상대 두 후보들이 그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그러면서도 그 분들이 하는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을 알파고를 만드는 창의적 인재로 키워야 한다'고 말을 하더라. 알파고도 어떻게 보면 게임이기 때문에 이건 정말 모순된 이야기다. 물론, 게임에 문제점이 있을 수도 있다. 가족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는 곳의 아이들에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건 게임의 문제라기 보단 가족 시스템,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자꾸 게임의 중독이 원인이 되어서 다른 현상들이 나타난다고 생각들을 하는데 게임 중독은 어떤 결과물인 것이지 원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 규제를 하는 것은 대증요법밖에 안 되고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이번 20대 국회 당선자 중 자산 보유 1위다. 이 정도의 돈이 있으면 난 뭐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을 것 같다. 나의 자산을 어떻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나?
= 돈이라는 것이 내가 무엇을 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경우는 적은 편인데, 많은 사람들은 돈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 돈을 봉사하는 데에 써볼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단순히 돈이 있다고 봉사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더라. 단순히 돈을 기부한다고 해서 나한테 만족이 오지 않는다. 나는 돈이 아닌 내 행동으로 봉사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었고,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그것과 연관이 있다. 돈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한계가 있고, 내가 기부한다고 해서 사회가 바뀌는 건 아니다. 몇 사람의 삶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사회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한 때는 후배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해봤는데 어느 순간 '이런 일은 사회와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인데 왜 내가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사실 정말 힘든 문제들은 국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위해 정치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 청년들에게 한 말씀?
= 청년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여전히 고민이 많다. 난 91학번인데 우리 학번이 졸업할 때 IMF가 터져서 취업을 못한 친구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대학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처음 있던 일이었다. 합격이 취소되기도 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그래도 좀 지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성장률도 낮아졌고 취업시장도 좁아지면서 희망을 갖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 같다. 여러 곳에서 국가가,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후배 세대를 위해서 정치가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그래서 난 청년들이 더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들어오고 나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정치활동을 하고 나서 만나는 분들이 대부분 어르신들이다. 사업을 할 때는 직원들이 대부분 30대였기 때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치권에 들어오고 나니 대부분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어른 세대다. 정치권에서 청년들이 좀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 정치 시스템이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못된다. 그래도 청년들이 의사표현도 열심히 하고 국회의원들이 청년들의 문제를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병관 팟캐스트 전체 듣기
# 응답하라 정치 2회 1부 - 좌청년! '청년 문제 해결'의 짐을 짊어지겠다는 김병관 의원!
# 응답하라 정치 2회 2부 - 우게임! '알파고도 게임이다' 정치권은 지금 installing 김병관!

* 이 글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