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블로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의 분석과 의견이 담긴 생생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임병도 Headshot

노무현과 비교한 '박근혜 탄핵 사유' 차고도 넘친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DEFAULT
연합뉴스 / AP
인쇄

2016-11-22-1479775646-327409-vlsj1.jpg

지난 11월 19일 전국 60여 곳에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100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주최 측 추산 96만 명, 경찰 추산 26만여명) 모여 '박근혜 하야하라'를 외쳤지만, 청와대는 아직도 요지부동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에 따르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람이 박 대통령에게 "단계적 퇴진이 명예롭다. 청와대에서 잊혀 지내다 보면 국민들 감정이 누그러질 것이다"라고 하자 대통령이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 라고 했다고 합니다.

민 의원이 들은 내용처럼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4일 2차 대국민담화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 수용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2주 만에 박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인은 "변호인은 앞으로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는 일정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라고 말해, 박 대통령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촛불집회에 모인 100만 시민들의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버티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위해, 최순실 일가 대구 보궐선거 때 2억5천 지원'

2016-11-22-1479775677-938956-vlsj2.jpg

최씨 일가의 차량을 운전했던 김모씨는 1998년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 후보에게 2억 5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세계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1998년 대구 달성 보궐 선거 때 최순실 일가로부터 2억 5천을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7년간 최씨 일가의 차량을 운전했던 김모씨는 1998년 "'할매'(최씨의 모친 임씨)가 '우리 딸 너이(넷)하고 내(나)까지 해서 5000만원씩 내 2억5000만원인데, 니(네)가 잘 가지고 내려가라'고 말했다"며 자신이 자동차로 최씨와 모친 임씨와 함께 돈 가방을 싣고 박 대통령이 사는 대구 달성군 대백아파트(105동 202호)로 내려갔다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김씨는 "최태민씨가 (박근혜) 대통령으로 만들려다가 못 만들고 죽고, 그 바통을 할매(임씨)하고 순실이가 맡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친인척보다 더 끈끈했던 그들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불법 선거 자금에 대한 공소시효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던 최순실 일가가 대가를 바라고 각종 비리에 연루됐고, 왜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일가에 재벌이 바친 돈만 600억'

2016-11-22-1479775727-5299931-vlsj3.jpg

조선일보는 '5공청문회 때보다 많은 회장들을 최순실이 불러냈다고 보도했다. 5공청문회 당시 정주영 전 현대그룹명예회장은 한 번에 100억까지도 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1992년 동아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 면담한 재벌 총수는 9명이고, 이들은 모두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조선일보는 '5공 청문회 때보다 더 많은 회장들을 최순실이 불러냈다'고 보도하면서 1995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명예회장이 "내라고 하니까 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서 냈다"라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5공 청문회 때 정주영 회장은 "지난 3공이후 자신이 통치자에게 추석과 연말마다 정치자금을 내왔으며, 6공 들어서는 초기에 한 번에 20억 내지는 30억씩 내다가, 지난 90년말 마지막으로 1백억원을 내고 정치자금 헌납을 중단했다"라고 말했습니다.

1995년 최종현 당시 전경련 회장은 불법 자금 수사 때 "앞으로 음성적 정치 자금은 내지 않고, 기업윤리 현장도 제정하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이 무색하게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재벌들이 낸 지원액이 무려 600억이 넘습니다. 이 중 삼성이 낸 돈만 204억입니다.

재벌들은 돈을 갖다 바치고 각종 사업을 수주하는 우선권을 받았습니다. 횡령, 배임, 탈세 등의 범죄에 대한 사면 또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재벌의 족벌 체제를 위한 상속세와 증여세를 면제받으며 경영권을 승계받았습니다. 대가성 뇌물이라고 봐야 합니다.

'탄핵 사유가 차고도 넘치는 박근혜 대통령'

2016-11-22-1479775761-5976190-vlsj4.jpg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의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란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닌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당시 헌재는 측근 비리에 대해 "대통령이 지시·방조했다거나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04년 헌재의 해석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적용하면 헌재의 심판을 가볍게 통과할 정도입니다. 가장 큰 사유가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600억으로 예정됐던 재벌들의 출연금을 1천억까지 늘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재벌들은 돈을 갖다 바치고 비정상적인 각종 특혜를 받았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에 나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2016-11-22-1479775781-6515887-vlsj5.jpg

최씨 일가가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 후보에게 2억 5천을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온 1998년, 당선된 박근혜 후보는 당선 소감으로 "아버지가 못다한 뜻을 펼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1998년 동아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으로 가서 직무가 정지되고 자연인으로 수사를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범죄가 더 드러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하야'는 절대 하지 않으려고 태도를 바꿔 '뭘 잘못했느냐'라는 뻔뻔함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탱크를 몰고 권력을 찬탈해 독재 권력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박정희의 뜻은 '영구 총통제'였습니다.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 또한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몸부림칠 것입니다.

그러나 100만을 넘어 200만, 300만의 국민이 거리에 나설 수록 새누리당, 검찰, 경찰, 청와대, 비선 실세도 이제 등을 돌리게 됩니다.

나라가 어떻게 됐든 자기 혼자만이 살아남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추악한 몸부림은 국민의 외침 속에서 덧없이 사그라질 것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