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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성매매 의혹' KBS-삭제, 조중동-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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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공개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뉴스타파 캡처

'뉴스타파'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21일 오후 10시 '삼성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이라는 제목의 영상 기사를 올렸습니다.

영상에는 이건희 회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여성들에게 돈을 주면서 "네가 오늘 수고했어. 네 키스 때문에 오늘 XX 했어"라는 성매매 관련 장면이 나옵니다. 동영상은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성매매 여성들이 촬영한 영상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과 논현동 빌라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오자 사람들은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삼성에 민감한 기사를 주류 언론사들이 인용해서 보도할 것이냐에도 주목했습니다.

'KBS,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인용 기사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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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뉴스타파의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관련 기사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KBS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지 두 시간여 뒤인 7월 22일 0시 20분경 <뉴스타파,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공식 입장 아직 없다">는 제목으로 뉴스타파를 인용한 기사를 올립니다. 그러나 불과 30분 뒤인 7월 22일 0시 50분경 기사는 삭제됐습니다.

현재 KBS 홈페이지에서는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구글의 검색 기능을 통해 기사를 검색하면 제목은 남아 있지만, 클릭을 해도 '삭제된 기사'라는 안내만 나옵니다.

기사를 보강하거나 오류에 대한 안내나 사과는 할 수 있지만, 발행된 기사를 삭제하는 행위는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왜냐하면 기사 삭제는 대부분 외압에 의해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뉴스타파의 보도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삭제했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말이나 새누리당의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해왔던 KBS의 관행에 본다면 그리 설득력은 없을 듯합니다.

'조선,중앙,동아는 아직 이건희 성매매 의혹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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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올라온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관련 뉴스. 다른 뉴스에 비해 현저히 기사 양이 적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일부 언론들이 뉴스타파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중앙,동아 등 주류 언론사에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온라인에만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보통 '성매매' 사건이 터지면 관련 기사는 수백, 수천 개씩 올라옵니다. 일명 온라인팀에 의한 우라까이를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관련 기사의 양은 다른 뉴스에 비해 현저히 적었습니다.

7월 22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일부 스포츠 신문 등이 기사를 올리고 있므로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성매매 관련 사건 소식에 재빠르게 기사를 올렸던 모습과 비교하면 너무 느려도 느린 상황입니다.

'배꼽 아래 세 치에는 인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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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공개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뉴스타파 캡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사실이라도 실제로 이 회장을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언론에 모습을 비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이런 중요한 사건을 언론이 제대로 검증하거나 보도하지 않는 행태입니다.

경제 논리와 '배꼽 아래 세 치에는 인격이 없다' (臍下三寸に人格なし)는 박정희식 일제 군대 문화로 넘어가서는 결코 안 됩니다.(박정희가 시망할 당시 여 가수, 여대생과 있었던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육영수 여사를 떠나보내고 남자라서 외로워서 그랬다는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재벌이 사라지면 한국이 무너진다고 보도합니다. 재벌이 흔들리면 세금으로 그들을 지켜주고 법으로 수익을 보장해줍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는 수조 원의 광고비를 쓰는 재벌과 언론의 유착 관계 때문입니다.

조중동을 포함한 한국 언론사들이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사건에 대해 끝까지 침묵을 지킬지, 어떤 방식으로 보도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