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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신공항 최면'에 걸리게 했던 주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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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이 김해 공항을 확장하는 안으로 최종 결론이 났습니다. 국토부는 ADPi 입지평가를 토대로 '김해 신공항'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국토부는 김해 신공항이 가덕도와 밀양에 비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할 방안이라며 이유를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접근성에서 '가덕도는 부산 최남단에 위치해 접근이 불편하고 밀양은 대도시와 떨어져 이용이 편리하다고 하기 어렵다'면서 '김해 신공항은 영남지역 대도시와 인접해, 도로, 철도 등 교통망을 개선함으로써 영남 모든 지역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려됐던 돗대산, 신어산의 북측 산악장애물에 대해 국토부는 '새로운 활주로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으며 김해 신공항이 밀양,가덕도에 비해 환경 훼손이 가장 적다'고 밝혔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발표를 놓고 지역 주민과 국민들의 반응은 허탈과 분노가 교차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치인들이 오랜 기간 영남권 신공항을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영남권 신공항을 놓고 과거에 어떤 발언들을 했는지 모아봤습니다.

'이명박, 하늘이 열리고 물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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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을 선거에 가장 먼저 이용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선거 공약으로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을 공식적으로 내세웠습니다. 한나라당 공약집을 보면 '동남권에 새로운 공항을 만들어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의 인구 및 물류 이동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2008년 5월 대구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대구 경북 지역이 이제 하늘이 열리고, 물길이 열리는 경쟁력 있는 도시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신공항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신공항에 대한 국토연구원의 타당성 연구조사가 시작됐고, 지역마다 신공항 유치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박근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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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3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합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다."면서 강하게 이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공항 문제는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 "지역구인 고향에 내려가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입장도 이해한다"며 "그러나 (대통령인) 내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것도 (박 전 대표가) 아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무성, 신공항 가덕도 유치를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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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의원의 영남권 신공항 발언은 그때그때 달랐습니다. 2011년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비판하며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자 "공약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를 바로잡는 게 진정한 애국이자 용기"라며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잘못된 공약이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2012년 1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을 주장했다가 부산 선거 유세에서는 돌연 '부산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약속'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신공항이란 게 선거 때만 되면 '뭐 큰 공약 없나' 하고 찾다가 나온 게 시작이다. 일각에서 '신공항만이 살길'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 사람들을 최면에 걸리게 했다. 그때 정치인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안 된다 하고 나선 사람이 없었다. 나도 용기가 없었다. 나는 처음부터 김해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쪽이었다. 부산 언론으로부터 욕을 많이 먹고선 그냥 침묵했다." (2012년 1월 김무성.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

"신공항 가덕도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후보는 대구 경북 표를 포기했지만, 박 후보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표를 다 받아야 하는 특수한 입장이다. 박 후보가 조금 애매하게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표현해도 알아서 이해해달라. 국제 경쟁력이 있는 공항은 해양공항이 될 수밖에 없다. 신공항 가덕도 유치를 약속드린다" (2012년 11월 30일 김무성, 부산 유세 현장)

'서병수, 신공항 유치 실패 시장직 사퇴/오거돈, 부산은 또다시 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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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장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2014년 서병수 후보는 "가덕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실패할 경우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오거돈 후보는 신문광고에서 "부산은 또 다시 속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신공항 공약으로 부산 표심을 현혹하고 있습니다"라며 서병수 후보의 신공항 유치 공약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서병수 시장은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고 김해공장 확장으로 결론이 나자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용역결과 발표에 대한 세부 내용을 면밀해 검토한 뒤 부산시의 독자적 대응방안을 포함해 추후 다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라며 사퇴 여부를 뒤로 미루기도 했습니다.

'2011년 발언과 똑같은 발언이 나올 수도'

"후보 때 국민들께 공약한 것을 지키는 것이 도리이고 중요하지만, 국익에 반할 때는 계획을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전략기획총괄팀장을 맡았지만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당시 한나라당의 공약에 포함됐는지는 최근에 알았다" (2011년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 위원)

"신공항 문제가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핵심 요소가 돼 국론분열은 물론 승자 없이 패자만 만드는 일을 정치인으로서 두고 볼 수 없다" (2011년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

"비용편익 비율(B/C)이 0.5도 안 되는 사업을 수두룩하게 국책사업으로 하면서 0.7로 나온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시킨 것은 잘못,정부가 사전에 정한 방침에 짜 맞추다 보니 점수 미달로 백지화시킨 것" (2011년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아야 우리나라가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되지 않겠느냐." (2011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2011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발표된 이후,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다양한 발언들이 나왔습니다. 위와 비슷한 발언들이 정치권에서 똑같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김해 신공항'이 확정됐지만, 지역 주민에게는 상처를 정치권에는 책임 공방이라는 후폭풍이 남아 있습니다.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의 정확한 타당성 조사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면 십 년 가까이 벌어진 갈등은 조기에 수습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신공항으로 혼란과 갈등을 부추긴 정치인들은 다시는 이런 식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