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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자격론이 웬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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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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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의 가사를 두고 여혐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내가 특별히 할 말은 없다. 마음으로만 응원할 뿐 광화문에는 나가지 않고, 또 여성 권익을 늘 성찰하며 사는 군상도 아닌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슬쩍 숟가락 얹는 꼴밖에 안 되겠지. 문제의식엔 공감하나 그 귀결이 배제(불참)가 아닌 교정(가사 수정)이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정도만 소심하게 피력한다.

하지만 이 논란이 일종의 '자격론'으로 변질되는 흐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DJ DOC의 과거 행적과 이미지, 심지어 힙합 필드 전체를 들먹이며 '이딴 놈들이 어디 감히 끼어?'라는 식의 견해를 공격적으로 펴는 걸 말하는 것이다. 이건 분명 여혐과는 별도의 논제다.

단언컨대 정치적 견해를 펴는 데 '자격'은 없다. 아니, 애초 있을 수 없다. 마이크나 확성기를 잡았을 때 누가 더 공신력을 갖고 공감을 얻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국민 또는 자연인으로서의 권리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1이다. 이는 단지 도덕적 명분론이 아니라 우리 헌법에 명시된 가치이기도 하다. 조금 넓게 보면 촛불 들고 광화문에 나선 사람들 또한 단지 누군가가 싫어서가 아니라 헌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그러는 것이고.

이런 자리에서 자격론을 운운하는 것은 안하무인이자 언어도단이다. 사실 그런 식으로 따져대면 우리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삼는 4.19, 5.18, 6월 항쟁 모두 의미가 격하될 우려가 있다. 그 자리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목소리 높여 외친 모두에게 법적, 도덕적 흠결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 자리에 참석한 이가 시간이 흘러 공안검사나 정권의 끄나풀이 됐다면 저 혁명과 항쟁이 그들을 낳은 것인가?

맞다. 위와 같은 시각은 순전히 억지이자 생트집에 불과하다. 한데 이에는 다들 동의하면서 왜 지금을 함께 사는 누군가에겐 자격론을 들이미는가? 모두에게 똑같이 부여된 국민 내지 자연인의 권리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조성된 자리에 '자격론'을 들고 나오는 건 이중 잣대에 근거한 폭력이다. 마치 정의로운 양 목소리를 높이고 따봉몰이를 하며 뿌듯해하는 모양새인데 내가 세상을 보는 시선에서는 그 또한 파시즘이다.

여혐과 관련한 다양한 갈래의 논의를 주고받는 건 건강한 현상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를 자격론으로 끌고 가는 데에는 반대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건 그런 시선과 논법을 점진적으로 타파하기 위해서라는 데 한 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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