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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위. '반전'이 필요한 세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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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굳건했던 라리가 빅3가 이 팀에 의해 깨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가 되니 상위 세 자리는 다시 빅3의 차지가 됐다. 한때 바르셀로나를 넘어 2위까지 올라서며 대단한 기세를 자랑한 세비야는 최근 부진을 거듭하며 4위까지 떨어졌다.

탁월했던 전반기 후 세비야를 맞이한 것은 냉담한 후반기였다. 삼파올리 감독의 세비야는 3월부터 기세가 떨어졌다. 연달아 열린 알라베스, 레가네스와의 승격팀 2연전을 무승부에 만족했고, 강등권 팀 스포르팅 히혼과의 경기에서도 0대 0으로 비겼다. 상위 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게는 경기마다 3실점을 허용하며 힘없이 무너졌다. 3월 3일 빌바오전 승리 후 리그 5경기(전체 대회 6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세비야는 최근 4경기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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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A매치에서도 득점에 성공한 비톨로의 폼은 최상이다. 이제는 비톨로가 세비야를 이끄는 모양새다. (사진 : 골닷컴 스페인)

#. 무엇이 세비야를 어렵게 하는가
삼파올리 감독의 스타일이 전체적으로 파악된 듯한 느낌이 많다. 전반기 내내 삼파올리 감독이 고집한 '측면 공격'의 일정한 패턴, 시즌 내내 우려 받은 '수비에서의 불안 요소'들이 세비야의 상대 팀들에게 공유된 상태다.

삼파올리 감독은 좌우의 비톨로와 사라비아, 풀백 에스쿠데로, 마리아누를 활용한 측면 공격으로 재미를 봤다. 감독의 주문대로 에스쿠데로와 마리아누는 공격적으로 올라섰고, 이들과 함께 과정을 만든 비톨로와 사라비아의 연계력도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측면 공격 이외의 다른 패턴은 크게 활용되지 않았다. 앞의 선수를 기점으로 활용해 중앙에서 공격을 풀거나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시도가 부족했다. 측면에 비중을 둔 세비야의 공격 전개는 결국 후반기 들어 상대 팀들에게 대부분 막히고 있다.

수비의 약점도 읽힌 상태다. 세비야는 다른 팀들보다 수비 라인을 올리고 좌우 풀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동안 이들의 뒷 공간을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포백 바로 앞에 위치한 은존지는 전진 성향이 강하고, 그의 파트너인 나스리도 수비 가담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포백을 보호할 미드필더가 완전치 않다는 걱정도 있었다. 후반기 들어 세비야의 상대 팀들은 이 점을 더 집중적으로 노렸다. 일단 내려서서 세비야의 측면 공격을 봉쇄한 뒤, 볼을 끊어내면 특히 측면을 거치는 역습으로 세비야의 취약점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상대 팀들이 세비야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후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최근 경기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삼파올리 감독의 부임 첫 시즌, 스쿼드의 한계라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이 끝나고 주전 선수들과 (이제는!) 경쟁이 가능한 백업 수비, 포백을 전문적으로 보호할 미드필더, 득점력을 높여줄 수 있는 공격수 등 다양한 위치에서의 보강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올 시즌의 잔여 경기를 먼저 신경 쓸 때다. 스쿼드의 아쉬움은 있지만, 일단 현존하는 선수단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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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팀의 지난 맞대결은 극장 승부였다. 데포르티보가 먼저 두 골을 넣고 리드했지만, 세비야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세 골을 터트리며 쉽지 않은 승리를 따냈다. 세비야의 동점골과 역전골은 각각 87분, 90+2분에 나왔다. (사진 : 문도 데포르티보)

#. 31R 데포르티보전,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바르셀로나 원정에서의 패배로 3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가 3점으로 벌어졌다. 이제는 급해졌다. 5위 비야레알과 아직 차이가 벌어져 있긴 하지만, 다가오는 경기에서도 힘없이 무너진다면 4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 당장 비야레알은 금요일에 열린 빌바오전을 승리하며 세비야를 4점 차로 따라붙은 상태다.

세비야는 다가오는 데포르티보와의 홈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홈 경기다. 올 시즌 세비야는 리그에서 치른 14번의 홈 경기에서 1패만 기록했다. 11월 7일 바르셀로나전 패배가 유일하다. 반대로 세비야 원정을 떠나는 데포르티보는 원정 경기에 걱정이 많다. 올 시즌 리그 원정 15경기에서 1승만 거뒀다. 3월 5일 히혼 원정에서 승리한 기억이 전부다. '홈 경기'라는 이점은 세비야에게 자신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맞대결 전적도 세비야가 유리하다. 최근 데포르티보전 12경기에서 패배가 없다. 홈 팀 세비야 못지않게 데포르티보의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다. 데포르티보는 최근 리그 3경기 무승, 3경기 연속 무득점의 아픔이 있다. 세비야가 분위기 반전의 기회로 삼을 여지는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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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이랬던 팀이다. 쉽게 얕볼 수 없다. (사진 : 아스 잉글리쉬)

하지만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 2월 28일, 페페 멜 감독으로 지도자 교체를 단행한 데포르티보는 감독 교체 후 유독 강팀과의 경기에서 두각을 냈다. 페페 멜 감독의 첫 경기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은 1대 1로 비겼고, 3월 13일 바르셀로나전은 무려 2대 1로 승리했다. 바르셀로나전 승리는 아직 데포르티보가 거둔 마지막 승으로 남아있다. 두 경기 모두 데포르티보 홈에서 열리긴 했지만, 감독 교체 효과가 있다는 걸 충분히 말해준다. 세비야의 허점을 노리고 지난 강팀과의 경기들처럼 굳건한 수비벽으로 무장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비야로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중계 안내]
4월 9일 일요일 오전 1시 30분
라리가 31R [세비야 vs 데포르티보]
이상혁 임형철
SPOTV ON 생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