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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토론 퍼포먼스는 사상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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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CLINTON
Jonathan Ernst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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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88년부터 대선 토론에 참석했는데, 방금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본 토론은 역사적이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현대에 들어 최악의 토론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어찌나 형편없었는지 평범한 해였다면 백악관 근처에 다가갈 자격조차 잃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너무나 이상한 해, 불안정하고 불안한 2016년이라,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앞뒤도 잘 맞지 않는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연신 공격 당해 휘청거리는 광경조차 트럼프의 기세를 꺾기에 부족할 수도 있다.

분열된 유권자들은 요지부동이고, 여론 조사가 시작된 이래 올해 만큼 후보들이 인기가 없었던 적이 없다. 심지어 이번 토론이 방송되고 나서도 수치가 크게 바뀌지 않을지 모른다. PPP의 간단한 여론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51% 대 40%로 '승리자'라는 결과가 나왔다.

유권자들이 자기가 고른 디지털 뉴스의 자기 강화적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시대라, 선거 정치의 전통적 규칙과 시합이 과거와 같은 중요성을 지닐지도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는 성공적인 공격을 3번 날렸다. NAFTA 무역 협정에 대해, 중동의 혼란에 대해, 힐러리의 '공직 생활 중의 좋지 않은 미친 경험'에 대해서였다. 그러나 대부분, 그는 계획을 잘 짜서 모든 면에서 공격해 오는 클린턴을 감당하지 못했다.

클린턴은 자신감을 얻자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성차별주의자라고 단호히 말했다. 성차별에 대해서는 몇 달 동안 삼가왔던 격렬함을 담아 말했다. 클린턴이 과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토론이 끝날 때쯤의 트럼프는 공감이 가는 캐릭터라 하기는 힘들었다.

NBC 진행자 레스터 홀트는 처음에는 통제를 잘하지 못했으나 뒤로 갈수록 공격적이 되었고, 이번 토론은 트럼프의 지식 부족, 트럼프가 이번 선거 운동의 가장 중요한 순간인 토론을 가볍게 생각했음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트럼프는 자신이 소득세 신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전망과 곤경, 부자의 아들로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 자신이 제안하는 절세안으로 자신이 이득을 보는지의 여부, 미국인 해킹에 있어서 러시아의 역할 등에 대해 혼란스럽고 상충되는 변변치 않은 답변들을 내놓았다.

트럼프가 이라크 전 초기에 전쟁을 지지했다는 증거를 홀트가 제시하자, 트럼프는 자신이 폭스 뉴스의 션 해니티와 전쟁 시작 전에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며, 기자들에게 션 해니티에게 확인해 보라고 애원했다.

자신에게 크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낀 트럼프는 '주류' 매체가 자신을 적대하고 클린턴 편을 든다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놀라울 정도로 괴상한 말도 오갔는데, 트럼프가 미국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하는 해커가 '침대에 앉아 있는 몸무게가 400파운드 나가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하자 클린턴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러나 클린턴은 예일 대학교에서 훈련한 변호사답게 트럼프를 공격했다. 클린턴은 남들을 공공연히 야단친다고 비난 받곤 하지만, 이번 토론에서의 클린턴은 7살짜리 아이를 대하는 어머니에 가까운 풍자적인 어조를 사용했다.

클린턴은 자신이 토론을 열심히 준비했다는 게 자랑스러우며, 이 사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될 준비를 잘 갖추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다.

그 준비 중에는 트럼프를 성공적으로 자극하는 전략도 들어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를 '도널드'라고 불렀으며, 특히 효과적이었던 부분은 트럼프가 소득세 신고서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이유들을 열거한 대목이었다.

트럼프는 '자본에 비해 대출의 비율이 지극히 낮다'며 자신에게 대출을 연장시켜 준 은행들의 목록을 공개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클린턴이 준비해 온 대사와 공격 일부는 효과가 없었다. 트럼프의 조세 계획이 '조작된(Trumped-up) 낙수 효과'라고 한 말은 먹히지 않았다.

트럼프가 스스로 발등을 찍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고, 트럼프는 계속해서 자충수를 두었다.

트럼프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상대방을 껴안는 권투 선수처럼 클린턴의 말에 몇 차례 동의하기도 했다. 더 관대한 보육 지원이 필요하다, '비행 금지' 목록에 오른 국가들에게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사이버 공격 예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클린턴의 말에 트럼프는 동의했다.

토론 후반에 홀트는 트럼프에게 클린턴이 대통령감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물었다. 트럼프는 외모가 아니라 클린턴의 '스태미너'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당시 수없이 출장을 다닌 것, 의회 청문회 전에 11시간 동안 증언한 것을 예로 들며 자신의 지구력을 변호했다.

클린턴은 포문을 열고 트럼프가 여성들을 '돼지, 게으름뱅이, 개'라고 불렀으며 체중이 늘었다고 미인 대회 출전자를 질책했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 장내 사람들은 트럼프가 졌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 같았다.

이번 토론은 무엇보다도 1988년에 내가 처음으로 취재했던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의 토론을 떠올리게 했다. 공화당 후보 댄 퀘일이 스스로를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비교한 다음, 민주당 부통령 후보 로이드 벤첸이 단 한 줄로 퀘일을 박살냈던 토론이었다. 벤첸은 "난 잭 케네디를 알았다. 당신은 잭 케네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토론은 그 순간에 끝장이 났다.

이번 토론의 효과는 누적될 것이다. 말이 중요하고 이성이 미국 정치를 지배한다면, 이번 토론은 트럼프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되는지 두고 보자. 퀘일이 결국 부통령이 되었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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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 도널드 트럼프 1차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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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