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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의 3가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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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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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개정을 논의하는 데 있어 핵심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개헌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졌는지의 문제이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해도 개헌을 찬성하는 기류가 주권자인 국민 사이에 충분히 형성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1987년 '호헌철폐'를 외치던 시절의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개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인식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오랫동안 개헌 필요성이 강조되어 오면서 개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또 현재의 정치가 국민이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즉 정치불신도 개헌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된 것이다.

둘째, 개헌을 한다면 '언제 할 것이냐'이다. 시기의 문제다. 대중은 정치권의 여러 시도를 일단 정략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개헌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표출한다. 특정 세력이 선거과정에서 유리하게 활용하거나 특별한 혜택을 얻기 위해 시도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이 끝난 후나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진입하기 전에 해야 한다.

지금은 대선에 점점 가까워지고는 있으나 여야 후보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선국면에 본격 진입한 것은 아니다. 후보들이 정해지면 개헌 여부와 내용에 따라 각 후보의 이해득실이 달라지고, 이미 형성된 지지자들도 지지후보의 입장에 영향을 받으면서 개헌은 실행되기 어려워지는 특성을 지닌다.

셋째, 개헌을 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할 것인가'이다.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과 국가 통치구조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기본권 규정도 손볼 것인지, 통치구조로 한정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또 권력구조만 다룬다 하더라도 현재의 5년 단임대통령제를 4년 중임대통령제로 바꾸는 데 그칠 것인지, 내각제와 분권형대통령제까지 나아갈 것인지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4년 중임대통령제의 수용도는 높게 형성되어 있다. 단임제로 인한 조기레임덕을 차단하고, 또 전반기 4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익숙해져온 대통령제의 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각제와 이른바 분권형대통령제까지 주장하고 있는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내각제는 민주주의 원리에 더욱 부합하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부정적 인상이 강하다. 실제 여부와는 무관하게 2공화국의 혼란이 내각제 때문이라는 교과서 교육을 받아왔고 내각제에서는 대통령을 직접 선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위주의 정권에서 빼앗겼던 대통령을 직접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권리를 피흘림으로 획득했는데 이를 국민이 순순히 내놓진 않을 것이다.

분권형대통령제는 내치는 총리에게, 외치는 대통령에게 맡겨 1인에게 집중되는 권력을 분산하자는 것이다. 독점권력을 나눈다는 점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국민은 생소하다. 추가적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사실상 내각제로 운영된다는 점, 직접 뽑는 대통령은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점, 우리처럼 남북대치 상황에서 내외가 구분 가능하겠냐는 점 등의 반대논리를 돌파해내야 할 것이다.

그간 개헌론은 끊이지 않고 제기되어 왔다. 다들 중요한 문제라고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논의되지는 못했다. 공식의제가 되지 못하면서 문제제기만 되는 것도 정치 에너지의 손실이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얘기할 때가 되었다. 국민도 개헌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억지로 막기보다는 논의가 보다 충실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 이 글은 영남일보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