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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발합니다 | MBC 블랙리스트가 개별 PD에게 적용된 구체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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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조합사무실에서 열린 'MBC 블랙리스트, 고영주가 지시했다' 기자회견에서 박경추 아나운서가 김장겸 MBC 사장 해임 및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1997.12. MBC에 TV제작PD로 입사. 시사교양국에서 프로그램 제작
2011.5.12.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2011.7.15. 부당전보 가처분 소송 승소로 시사교양국 복귀
2012.6.12. 경영지원국 인사부부대기
2012.9.10. 경영지원국 인사부부 교육명령으로 이른바 〈신천교육대〉에서 교육
2013.5.10. 교양제작국으로 복귀
2014.10.31. 〈미디어사업본부 신사업개발센터>로 전보
2015.8.18. 인사고과 최하 등급인 R을 받고, 2주간 〈저성과자 교육〉
2015.8.31. 〈편성국 송출 주조정실〉로 전보
2017.3.10. 〈뉴미디어 포맷개발센터〉로 전보
2017.4.14. 부당전보 소송에서 1,2심 및 대법원 최종 승소로 콘텐츠제작국 복귀
2017.8.11. 부장과 국장으로부터 〈대기발령〉이 예정되었다고 통보 받음

MBC 최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과 사장 후보들이 나누었던 대화록이 공개되었습니다. 가히 MBC판 블랙리스트의 근원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블랙리스트가 개별 PD에게는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제가 겪은 바를 소개해 드립니다. 위의 인사기록은 블랙리스트가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수백명의 MBC 저널리스트들이 겪었던 일들 중에 하나입니다.

2011년 5월에 저와 이우환PD는 각각 경인지사 수원총국과 용인 드라미아센터로 강제 발령되었습니다. 인사권자는 윤길용 교양제작국장,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김재철 사장이었습니다. 회사 내규에 따른 어떠한 협의절차도 없이 이루어진 인사였으며, TV 제작 PD를 본연의 업무와는 무관하게 '수원왕갈비 축제 기획이나 드라마세트장 관리자'로 내몬 폭거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전보가 TV 제작PD로서의 업무와는 무관하며 저널리스트에게 가해지는 피해가 심대하다는 취지로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012년 5월부터는 인사부부 대기명령에 이어서 교육명령이 내려집니다. 인사권자는 김재철 사장이었습니다. 신천에 위치한 MBC아카데미에서 '브런치 만드는 법, 언론학의 기본 개요' 등이 주요 강의 내용이었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선별해서 모멸감을 주고 제작일선에서 배제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2014년 10월에는 광화문에 신사업센터라는 조직을 급조해서 만들고는 여기에 기자와 PD 및 아나운서 등을 전보했습니다. 당시 저의 인사권자는 김현종 교양제작국장, 김철진 편성제작본부장, 안광한 사장이었습니다. 신사업센터의 주요 업무 중에 하나는 겨울에 '상암 스케이트장 관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 8월에 저는 인사고과에서 최하등급인 R을 받고, 2주간 저성과자 교육을 받았습니다. 언론관련학과의 대학 초년생이 받을 만한 내용의 강의와 회사의 어려운 실정 등이 교육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송출 주조정실로 전보되었습니다.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이러한 신사업센터나 송출 주조정실에 대한 발령이 부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대법원에서 부당전보 무효소송을 승소하고 제작에 복귀한 지 4개월만인 지난 2017년 8월 11일에 저는 다시 대기발령이 예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사권자는 홍상운 국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김장겸 사장입니다. 이제 저는 또 다시 취재중인 프로그램에서 쫓겨나 제작일선에서 배제될 운명입니다.

저는 고발합니다. 부당한 인사발령을 통해 저널리스트들을 제작일선에서 배제한 인사권자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습니다. MBC의 블랙리스트를 구현한 사람들은 여전히 방문진과 MBC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와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아울러 방통위는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묻고 법에 정해진 권한에 따라 즉시 해임할 것을 촉구합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