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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생선과 외국인 선원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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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에서 "공정무역 커피", "착한 커피"라는 문구가 쓰인 카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저개발국의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고 윤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생산·유통된 커피를 사용한다는 뜻이죠. 이러한 흐름을 통틀어 '윤리적 소비 운동'이라 일컫는데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윤리적 소비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도 점차 커져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나는 해양수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지에 대한 관심만은 국내외를 불문, 굉장히 부족한 듯 합니다. 해서, 그린피스는 지난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날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수산업계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해양환경파괴에 대해 여러분께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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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각별한 수산물 사랑

한국인의 수산물 사랑은 실로 각별합니다. 2012년 기준, 전 세계의 일인당 해산물 소비량은 년 19.2kg. 그런데, 한국인의 경우, 그 3배에 가까운 54.9kg라 하니 알만하지요?

이렇게 많이 먹는 해산물,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4년도 국내 어업생산은 총 3,305,700톤이며, 수입된 해산물은 총 5,231,330톤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체 해산물 소비량 중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60%란 뜻입니다. 여기에 국내기업의 원양산 해산물의 양, 669,100톤을 더할 경우 그 비중은 적어도 70%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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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같은 저 먼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나와 관련된 문제라 느끼는 건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우리 식탁 위 오르는 해산물의 60-70% 이상이 수입산이거나 원양산인 상황에서,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어업, 해양파괴, 노예노동이 과연 우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수산업 강국 대한민국, 뒤쳐지는 노동자 처우

대한민국은 해양 수산물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일 뿐 아니라, 해산물 생산능력에 있어서도 세계 13위에 빛나는 수산 강국입니다. 노동 시장의 규모 또한 상당한데요. 저개발국의 노동에 점차 더 의존하고 있는 수산업계의 흐름에 따라, 국내 원양선박에 고용된 선원 중 36%도 해외에서 충원된 인력이라고 합니다(2014년 기준). 지난 2000년, 약 12%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증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해양수산부가 발간한 '2014년 선원통계 연보'에 따르면, 내국인 선원의 월 평균 임금은 4,335,000원이었던 것에 비해, 외국인 선원의 임금은 이의 4분의1 수준인 1,112,000원에 그쳤습니다. 최대한 값싼 인력을 동원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의 논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문제는 단순히 임금의 격차만은 아닙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연근해 어업 선원 중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이들에 대한 처우가 얼마나 부당한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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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식탁 위와 연결된 먼 바다 위의 이야기

우리는 하루 평균 159g의 해산물을 섭취합니다.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 내 밥상 위 해산물은 누군가에 의해 어디에선가 잡아 올려지고, 가공·포장되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경로를 통해 시장의 생선가게와 마트의 생선코너에 다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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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단순히 진열대 위에 올라와 있는 결과물만을 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아픔과 진실도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요? 먼 바다 위 그들의 아픔은 결코 그들의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아파해야 할, 내 밥상 위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글:
경규림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선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김지우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해양보호 캠페이너

* 이 글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시작된 스토리펀딩 "참치뿐일까요?"에 연재된 내용 중 일부를 축약한 내용입니다.

▶ 스토리펀딩 "참치뿐일까요?"를 통해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