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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키를 잃고 통제불능에 빠진 태평양 참치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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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적 연승선. 태평양에는 이와 같은 참치어선이 무려 수천 척에 달합니다.

먼 바다 태평양에서는 수천 척의 어선들이 밤낮으로 참치를 끌어올리며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참치어업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거대한 글로벌 비즈니스 입니다. 종사자 수만 해도 수 백만에 달하고, 참치가 많이 잡히는 연안국의 수 많은 지역 주민들의 식량자원이자 주요 수입원입니다.

불행히도 현재 참치어업이 운영되고 있는 방식은 참치업계 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혀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 봉착해 있습니다. 참치어선들은 태평양을 누비며 남획을 일 삼으면서, 법과 국제협약을 위반하고, 힘없는 연안국의 영해를 침범하고 있습니다.

참혹한 노동착취의 온상, 참치어선

최근 발표된 원양어선의 노동착취, 심각한 폭력, 노예노동, 인신매매 관련 소식들은 전 세계 수산업의 심각한 병폐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참치어선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들이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참치통조림 시장에 주로 공급되는 날개다랑어를 어획하는 연승어선은 해상에 떠 다니는 노동착취의 온상이라 할만 합니다. 취업에 목말라하는 젊은이들을 장기계약으로 옭아매서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일을 하게 만들고,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 엄청난 액수의 위약금을 떠 넘기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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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어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젊은 선원들의 처지는 마치 감옥에 갇힌 죄수와 다를 바 없습니다. 중서부 태평양에서 배에 승선한 감독관이 직접 목격한 연승어선단의 조업활동은 실제 벌어지고 있는 전체 조업활동의 1%도 채 안되지만, 이 경우에도 선원들은 의지할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상황에 처해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포로나 진배없는 노동자들이 노동 착취를 당하기에 안성맞춤인 환경인 것입니다.

7월 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태평양 참치어선과 관련된 폭력과 노동착취를 고발하는 일련의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실제 참치어선에 승선했던 선원이 직접 들려준 폭력과 착취 이야기는 듣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바다 위의 '돈 세탁', 해상 전재

하지만 이 참혹한 상황이 다가 아닙니다. 많은 연승어선들은 해상에서 어획물을 냉동선으로 전재합니다(전재란, 원양어선에서 어획물을 다른 운반선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말합니다. 불법 어획물을 은폐하고 해상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상업어선들은 소형 어선을 이용해 어획물을 대형 화물선으로 옮겨 싣고, 필요한 물품과 연료를 보충합니다. 이를 통해 항만국 검사 또한 피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한 번 바다에 나간 어선은 항구에 돌아오는 일 없이 수 년 간 바다에 머물며 조업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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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돈 세탁', 해상 전재 중인 어선들

해상 전재는 인권침해와 어자원 남용을 조장합니다. 전재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불법 어획된 수산물이 유통망에 흘러들게 되고, 정당한 방법으로 잡은 어획물과 불법 어획물을 구별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는 수산업 분야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돈 세탁'과 같습니다.

태평양 연안국 입장에서 볼 때, 해상 전재는 어획물 가공과 포장 관련 업종의 일자리 및 수익 확보 기회를 앗아갑니다. 태평양 선망어선의 해상 전재가 금지된 것처럼, 연승어선의 전재 역시 금지되어야 합니다.

탐욕에 멀어 방향키를 놓친 참치 산업을 변화시킬 때

인권 침해와 환경범죄의 대가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합니다. 통제에서 벗어난 참치산업의 탐욕이 바로 이 두 문제의 주범입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남은 한 가지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참치산업 역시 소수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 소수의 이익을 위해 저임금/무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공동의 자원인 공해상에서 파괴적 어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참치 자원과 바다를 파괴하고 있는 업계의 선원 착취는 계속될 것입니다.

참치를 위한 해법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참다랑어눈다랑어 어족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지만, 날개다랑어와 가다랑어의 경우 현재의 어업관행이 달라질 경우 미래 어족자원 확보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지속 가능한 참치어업이 실현될 경우, 참치는 앞으로도 전 세계인에게 먹거리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로써 참치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해안지역사회도 보호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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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지속가능한 참치어업을 원합니다.

이는 결코 불가능한 비전이 아닙니다. 참치 샐러드나 참치 회를 먹으면서 노동착취와 환경파괴를 떠올리는 상황은 그 누구도 원치 않을 것입니다. 그린피스의 '착한 참치캔 순위'를 접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참치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참치캔에 해양 파괴와 노동착취가 수반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으로부터

소비자로서 우리는 대기업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며 변화에 대한 이들의 거센 저항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참치를 선택하는 것을 통해 해양을 파괴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업계의 흐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당당히 알릴 수 있습니다.

간단한 항의의 한 방법으로 소비자 한 명 한 명이 마트 매장 진열대에서 지속 가능한 참치 통조림을 구매한다면, 우리는 참치 업계에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내 시중에 판매중인 '착한 참치'의 종류가 상당히 제한적이나 구매자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참치업계에서의 공급이 증가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참치어업은 전 세계적인 산업입니다. 따라서, 참치어업이 바로 설 때 비로소 우리는 올바른 먹거리와 바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구의 건강을 보호하는 해양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 참치 산업의 문제에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레인보우 워리어호(Rainbow Warrior)가 태평양을 항해중입니다. 육지에 있는 우리들 역시 바다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마트나 일식집에 가게 되면, 참치를 둘러싼 현실을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소비자로서 해양파괴 및 인권침해와 관련된 참치제품이 우리의 밥상 그 어디에도 놓이지 않기를 원한다는 것을 참치업계에 알려주세요. 이는 시장에서 지갑을 열고 소비를 하는 여러분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합니다.


글: 쿠미 나이두(Kumi Naidoo) / 그린피스 국제본부 사무총장

(* 국내 참치캔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발간한 '착한 참치캔 순위'는 현재 2013년 발표된 순위가 가장 최근 정보입니다. 한국에서는 2014년 11월 처음으로 채낚기 어업으로만 만들어진 '착한참치'가 출시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