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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빛나게 할 평창올림픽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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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밝혀줄 성화가 11월 1일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성화 봉송에는 7,500만 남북한 주민 수를 상징하는 7,500명의 주자가 참여, 101일 동안 전국 2018㎞을 달리며 전국 17개 시ㆍ도에 올림픽의 불꽃을 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입니다. 88서울 올림픽이 소비에트 해체의 서막을 연 동서화합의 무대였다면, 2018 평창 올림픽은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펼쳐 보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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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타오르기 시작한 평창올림픽의 불꽃이 인류에게 더 안전하고 깨끗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비추는 불빛이 되기 위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화두는 '기후변화', '재생가능에너지' 입니다. 지금 한국과 세계는 화석연료 시대를 뒤로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로 나아가는 분기점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평창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세계인에게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멋지게 이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속가능한, 청정 불꽃으로 타올라야 할 평창올림픽

올림픽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환경 파괴와 재정 낭비 등 논란이 거의 매번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경제효과를 기대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5조원의 적자를 보며 '올림픽의 저주'를 반복했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역시 50조원의 투자가 대부분 적자로 돌아왔습니다.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사실상 '1국가 1도시 개최'를 포기하고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올림픽 개혁안으로 "올림픽 어젠다 2020"를 채택해 "지속가능성"을 주요 의제로 선정한 것은 무분별한 투자와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 부패와 부채에서 벗어나, "어떻게" 올림픽을 치를지를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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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1일,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북극곰을 입은 그린피스 활동가가 북극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며, "#Sauvons Larctique (Save the Arctic, 북극 보호)"라는 배너를 들고있다.>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답해야 하는 올림픽

파리 기후변화협정 채택 이후 기후변화 대응과 책임에 대한 더 강력한 세계적 요구를 의식한 듯, 가장 최근에 개최된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은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로 개막식 서막을 장식했습니다. 특히 리우 올림픽 기간 중 많은 사람들이 손꼽은 명장면은 남자 역도 105kg급에 출전한 데이빗 카토아타우 선수가 역기를 내려놓자마자 선뵌 춤사위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조국 키리바시 공화국이 기후변화로 인해 물에 잠겨가는 현실을 세계에 알리고자 춤을 추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인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 공화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지금 추세라면 짧게는 30년, 길어도 60년 뒤엔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키리바시처럼 수몰 위기에 처한 국가는 40여 개 이상이며, 오는 2050년까지 최소 2억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올림픽이 지속되기 위해 겨울을 지켜주세요

기후문제의 시급성을 알리기 위해 나선 올림픽 선수는 카토아타우만이 아닙니다. 전세계에 팬을 거느린 수많은 프로 운동 선수들이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씨 이하로 제한하는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고, 2007년부터 '겨울 지키기(POW: Protect Our Winters)' 캠페인을 조직해 기후변화 문제를 알리고 세계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이기도 한 그들은 "매해 기후변화를 직접 목격하며, 의심할 여지없이 겨울이 곤경에 처해있다"며 2013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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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심각해져 아이스하키를 할 빙상이 없어진 상황을 가정한 사진.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가 즐기는 동계 올림픽 종목들을 더 이상 즐길 수 없을지 모릅니다.>

2016년 영국의 The Lancet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과 습도 상승으로 인한 선수들의 건강 및 안전 문제로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부적합해질 도시가 적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2085년이면 유럽 도시 중에는 25곳, 비유럽에선 8개 도시만 하계올림픽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포함됐습니다.

하계올림픽일 뿐일까요? 2014년 캐나다 워털루대 대니얼스콧 교수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추세로 증가하면 2080년에는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19곳 중 6곳만이 올림픽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운동선수들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씨 이하"는 절대 깨져선 안되는 기록임을 보여주고 있다>

평창의 겨울, 그리고 그 너머

2014 소치 겨울 올림픽은 역대 대회 중 가장 따뜻한 기온에서 치러졌습니다. 역대 겨울 올림픽 개최지의 2월 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습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회기간 중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상쇄하겠다는 'O2 plus Winter Game'을 구현하기 위해 '그린올림픽' '저탄소 올림픽' '지속가능한 올림픽'이라는 3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림픽 대회 수요 전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약속도 저 목표의 실천전략 중 하나였습니다. 올해 평창올림픽조직위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중 평창·강릉·정선의 1일 소비 예상 전력량은 243메가와트로, 이는 최근 강원도 영월 및 춘천에 조성된 대단위 태양광 발전소와 평창, 강릉, 정선의 풍력발전단지, 그리고 개별 경기장에 설치된 태양광 및 지열에너지 발전시설에서 생산될 재생가능에너지 전력량을 포함하면 충분히 공급 가능한 전력량이라고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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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5일, 그린피스는 유타 올림픽 스포츠 공원에서 기후변화로 위협 받고 있는 겨울 스포츠를 구하기 위해 깨끗한 에너지로의 시급한 전환을 요구했다. 열기구 뒷편에는 '지구 온난화를 멈추라'는 메시지가 써있다.>

기후변화의 심화하는 위기에 직면한 세계,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앞둔 한국, 이 시기에 최초의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치러지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은 이미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해왔습니다. 수많은 경기장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과 건설 및 홍보에 쓰인 천문학적 예산... 그 많은 문제들을 만회하고, 이번 올림픽이 부채더미가 아닌, 지역과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기 위해서는 생태 복원에 대한 노력과 함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비전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올림픽 개최만큼, 아니 더 중요한 것이 올림픽 이후를 대비하는 일일 것입니다.

글: 이인성/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IT 캠페이너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 그 주인공은 여러분입니다. #대한민국해뜰날 동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