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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스마트폰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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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이 작년 한 해 15억 대를 넘어섰습니다.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 화장실을 가고, 밥을 먹고, 쇼핑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마다 한 켠에 스마트폰이 함께하는 풍경이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스마트폰. 2020년이 되면 사하라부터 툰드라까지 전 세계 성인 80% 이상이 사용하는 전자기기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전자기기의 등장은 인류 역사상 최초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스마트폰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한 가지 비밀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그리느냐에 따라 이 과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생애의 글로벌 패턴: 요람에서 무덤으로

1) 자원 채굴:
손바닥 크기밖에 안 되는 스마트폰 안에는 어떤 전자제품보다 값비싼 자원들이 촘촘하게 쌓여있습니다. 귀금속인 은과 금, 기초금속인 알루미늄, 구리, 철, 그리고 코발트, 텅스텐, 탄탈룸, 팔라듐과 같은 희소금속과 여러 종류의 희토류까지 지구 지층 곳곳에 숨어있는 약 20여 가지의 자원들이 스마트폰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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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스마트폰 생산에 꼭 필요한 희소금속인 코발트, 탄탈룸, 팔라듐은 특정 국가가 전 세계 반 이상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콘덴서 제조에 필요한 탄탈룸은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전자 부품에 쓰이는 팔라듐은 주로 러시아 노릴스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산됩니다.

대부분의 자원은 엄청난 환경, 사회적 비용을 들여 채굴됩니다. 특히 세계 코발트 공급의 51% 이상을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은 규제 없는 채굴산업으로 토지의 질이 날로 악화되고 있고 경작지로서의 가치를 잃어 재건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또한, 채광 폐기물의 처리 및 관리 부재로 물, 토양, 공기가 중금속에 오염되었고, 코발트 광석 자체에 내재된 높은 우라늄 성분이 광석 잔해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방사능 위험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굴된 광물은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쳐 부품 제조 산업의 재료로 쓰이게 됩니다.

2) 제조와 조립:
스마트폰의 기능이 좋아질수록 부품의 수는 늘어나고 구조는 복잡해졌습니다. 공급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도체, 초소형 전자부품, 터치스크린 패널, 카메라, 렌즈, 배터리, 인쇄회로 기판과 각종 커넥터, 케이스, 나사 등 모든 개별 부품의 공급 업체들은 제조사의 공급망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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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대용량 메모리, 압력 장치의 변화에 따른 터치스크린과 홍채인식 센서 등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부품 제조는 한국, 대만, 중국,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며, 콘덴서나 코일과 같은 기본 부품은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생산됩니다.

그리고 부품은 브라질,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로 운송되어 마지막 제품 조립 단계를 거치고, 그렇게 만들어진 스마트폰은 유통망을 따라 전 세계로 판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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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조회사 삼성전자의 경우, 공급망 구조는 불투명해서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주요 생산기지는 베트남, 중국(휘저우, 톈진), 인도, 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약 6개국입니다. 베트남 공장과 중국 톈진 공장에서 총생산량의 절반 이상의 물량이 생산되며 여기서 생산된 스마트폰이 전 세계 시장으로 보급됩니다. 중국 휘저우에서 생산된 제품은 주로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됩니다. 인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역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판매되며, 브라질 공장도 중남미 시장을 대상으로 합니다. 국내 구미 공장에서는 주로 고가 제품 위주로 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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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용과 폐기:
스마트폰의 평균 교체주기는 전 세계적으로 약 2.7년입니다. 디자인을 아주 소극적으로 바꾸고, 약간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되어 '신제품'이라는 이름을 달고 매달 쏟아져 나옵니다. 현재 스마트폰의 소비 구조는 소비자로 하여금 수리를 통한 재사용이 경제적이지도, 수월하지도 않다고 느껴지게 합니다. 즉 소비자로서 '수리해서 오래 쓰는 것이 더 쉽고 편리해'라고 느끼게 하기보다 '수리가 어렵고 비용도 비싼데 수리해서 사용하기보다 새 제품을 사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며 수월한 방법 아닌가?'라고 느끼게 하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죠. 배터리, 스크린, 전원 버튼과 같은 쉽게 마모되는 부품들이 수리와 교체를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데도 말이죠.

소비자들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을 집에 쌓아둡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처리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의 손을 떠나 폐기된 스마트폰 일부만이 공식적으로 재활용 및 재사용되고 그 외는 매립되거나 알 수 없는 경로로 처리되면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형 전자기기의 폐기물량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으로 현재 스마트폰 산업은 계속해서 자원을 고갈시켜 결국 쓰레기로 끝날 제품을 만들어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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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가 어떤 미래를 그리느냐에 따라 이 과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패턴의 변화! 폐기되지 않고 재사용/재활용된다면?

한 대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지구에 빚을 져가며 채굴한 자원들로 다시 새로운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매장량이 한정된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제품에서 그 원재료를 다시 추출해 새로운 혁신의 재료로 사용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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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선 아래 5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 투명성: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환경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 더 나은 제품 디자인: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자원 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해체, 수리, 재사용 및 재활용이 쉽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더 깨끗한 제품 생산 방식: 유해화학물질의 사용과 배출을 금하고, 노동자 건강 및 지역사회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며, 오염된 물질 없이 깨끗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 깨끗한 에너지 사용: 생산 단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대적으로 감축해야 합니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에서 벗어나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노력과 실천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 생산자 책무: 전자제품 제조사는 제품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재활용 기술에 투자하는 등 제조사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글: 이인성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IT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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