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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는 원래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다(영상)

"다 같이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이승훈

  • 김태우
  • 입력 2018.02.20 14:37
  • 수정 2018.02.20 14:39

지난 19일 밤 열린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의 준준결승은 의아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경기 초반 선두를 지키던 노선영이 뒤로 잠시 빠진 순간 김보름과 박지우가 순식간에 앞으로 치고 나갔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해버렸다. 이들은 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보름 선수는 준결승 진출 실패가 노선영의 탓이라는 듯 발언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이 지적한 건 경기 결과가 아니었다. 문제가 된 건 ‘팀추월’이라는 종목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 운영 방식이었다. 

세 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선수의 기록으로 팀의 기록을 측정하는 팀 추월 경기에서 한 선수를 놔두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건 보기 드문 광경이다. 팀워크와 작전이 중요시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 선수도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승훈은 지난 1월 ‘양세형의 숏터뷰’에 출연해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의 기록으로 (결과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 같이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맨 뒤에 있는 선수가 너무 힘들어하면 그 ”앞에 있는 선수가 뒤로 와서 밀어준다”라며 그만큼 선수 간의 호흡이 중요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선수의 설명대로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앞의 선수가 이끌어주고 뒤의 선수가 밀어주는 방식으로 준준결승을 마쳤다. 

스벤 크라머가 포함된 네덜란드 팀추월 대표팀도 좋은 예를 보여줬다. 18일 열린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크라머는 맨 뒤에서 달리던 중 바로 앞에 가던 키얼트 나위스가 뒤처지는 듯 보이자 ‘손가락 두 개’로 그를 밀어줬다. 

중계진 역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경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배성재 SBS 아나운서는 ”중반 이후 노선영 선수가 많이 처졌음에도 나머지 선수가 먼저 도착하는 최악의 모습이 연출되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강석 KBS 해설위원은 ”노선영 선수가 못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안 된다”라며 노선영의 랩타임이 유일한 패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팀추월은 종종 ”아름다운 종목”으로 불리곤 한다. 개인의 기록보다는 팀의 화합이 중요시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여자 팀추월 경기는 종목 특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은 단 하루 만에 25만 명 이상이 동의했고, 참여자 수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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