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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5㎝ 외계인 미라 '아타'는 알고보니 태아였다

그간 '외계인의 증거'로 여겨졌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믿는 이들로부터 ‘외계인의 증거’로 여겨졌던 아타카마 사막의 미라가 매우 특이한 돌연변이를 지닌 인간으로 밝혀졌다.

약칭 ‘아타’로 불리는 이 유골은 지난 2003년 칠레 라노리아 마을의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버려진 한 교회 인근 주택에서 발견된 뒤 개인 수집가들 사이에서 거래되었다. 대중에 공개된 것은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2012년이다.

외계생명체 연구 단체들이 ‘외계의 것’이라고 주장할 만큼 유골의 모양새는 기괴하다. 신장은 15㎝정도였으며 두 개골이 납작하게 눌린 듯 길쭉했고, 안와(눈구멍)는 움푹 들어가 있었으며 정수리 쪽 뼈 모양은 심각하게 뒤틀려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2개여야 할 갈비뼈가 10개 뿐이었다는 점이다. 외계생명체 연구 단체에서 발표한 미니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이 미라의 사진을 보면 실제로 매우 작은 크기임을 실감할 수 있다.아타의 정체를 밝히려는 연구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가디언의 보도를 보면, 당시 스탠포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미생물학자이자 면역학자인 게리 놀런은 이 유골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아타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결론지었다. 골밀도와 골 형성 상태 등으로 봐 사망 당시 나이는 6~8살쯤이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결과에도 의문은 더 증폭돼 갔다. 아타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안면의 중앙부분은 왜 발달하지 못했나? 갈비뼈는 왜 10개인가? 놀런은 아타가 생전에 왜소증을 앓았을 것으로 유추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대지 못했다.

특히 나이에 대한 반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해당 연구가 발표된 직후 런던 호니만 박물관의 자연사 전시책임자인 파올로 비스카르디는 아타가 유아일 수 없다며, 14~16주 정도의 유산된 태아라고 주장했다. 비스카르디는 아타가 유산 또는 임신중절 뒤 아무렇게나 버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놀런 박사의 연구진이 6~8살로 추정한 골밀도는 화석화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나 오차가 생긴 것이라는 근거를 댔다. 그의 말대로 아타가 태아라면 아직 골격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갈비뼈가 10개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5년간의 연구 결과는 아타의 정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실을 규명했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아타의 유골을 분석한 놀런 박사 연구진은 이 유골이 여러 돌연변이들이 집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건조한 사막에서 오랜 시간의 화석화를 겪었음에도 아타의 유골은 DNA 검사를 하기에 충분한 상태였다. 놀런은 이번 연구에서 ‘표현형 유전 상관관계’(phenotype genetic correlations)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했다. 사람의 키, 눈동자의 색깔 등 표현형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받는데 이 상관관계를 데이터 베이스화 한 것. 연구진은 “아타는 매우 희귀한 표현형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연구에 참여한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아툴 부트는 아타의 골격 시스템이 64개의 특이한 변이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아타가 칠레 혈통의 인간 여성으로 사망 당시 태아였을 확률이 높으며 조상 중에는 유럽 혈통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혔냈다. 이는 이 유골이 ‘고대의 산물’이 아님을 드러내 준다. 칠레에 유럽인들이 이주한 시기는 1500년대 이후이기 때문이다. 사망 후에는 DNA 조각들이 파편화 되는데, 아타의 DNA 파편들이 아직 상당한 크기라는 점 역시 500년 이상 오래되지는 않았다는 점은 뒷받침 해준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아직 연구진도 정확한 사망 시기를 특정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 유골에는 악운이 겹쳤던 것으로 보인다. 최소 7개의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되었으며 이 돌연변이들은 독립적 또는 복합적으로 아타의 특이한 신체 결함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봤다. 아타의 겉모습에서 드러나는 안면 기형, 골격 기형, 왜소증 등은 그 결과물이다. 가장 큰 수확은 아타의 골격 상태에 대한 분석이다. 아타의 뼈는 여섯 살의 것과 비슷할 정도로 빠르게 발달했는데, 연구진은 아타가 매우 특이한 골 노화증을 겪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놀런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에 “연구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급속한 뼈의 성장을 유도하는 유전자의 특정 집합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이를 토대로 향후 연구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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