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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여고생 등 수 명 계엄군에 성폭행 당해"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자료가 나왔다.

ⓒ뉴스1

1980년 5월 당시 광주·전남지역 여고생과 회사원 등 수 명의 여성들이 계엄군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자료가 나왔다.

21일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이 보관중인 광주지검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여고생 A씨 등 여성 3명은 1980년 5월 19일 오후 4시쯤 광주시 남구 백운동 인근 야산에서 계엄군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이 진술서는 당시 교수·목사·5월 관련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5·18 진상규명 공동대책위’(당시 위원장 강신석 목사)가 1996년 1월 6일 5·18 피해자인 A씨의 얘기를 전해 듣고 광주지검에 공식적으로 수사를 요청해 이뤄진 자료다.

당시 광주 모 여고생 A양은 19일 오후 2시쯤 광주에서 발생한 참극으로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못하고 조기 하교한 뒤 집으로 걸어가던 중 북구 유동 삼거리 인근에서 30대 초·중반 여성 2명을 우연히 만났다.

A양 등은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군인 3명이 군용트럭에서 내린 뒤 자신들을 차량에 강제로 태우고 차량 덮개를 씌운 뒤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A양 등은 ”내려 달라”며 울며 애원했지만 계엄군들은 ”조용히 하라”면서 총을 들이대며 겁박했다고 진술했다.

A양 등은 1시간 가량 이동 후 군용트럭에서 내린 뒤 10분 가량 인근 야산으로 끌려가 계엄군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들은 당시 완강히 저항했지만 돌아온 것은 계엄군들의 무차별 발길질과 주먹질뿐이었다고 했다.

A양 등은 계엄군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각자 흩어져 하산한 뒤 귀가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A양은 자신이 당한 피해를 어머니 등 가족에게 알렸고 어머니는 대성통곡하면서 자신을 돌봤다고 썼다.

하지만 A양은 집 주변 인근 야산을 홀로 오가며 잠을 자고 오는 등 정신분열증세를 보여 정신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신세가 됐다고 주장했다.

5월 광주에서 자행된 성폭행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수만 전 회장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 중반까지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여성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5·18 피해조사를 한 자료를 보면 피해 여성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와 있다.

광주 모 여고생 B양은 5월19일 동구 서석동 조선대 부근에서 친척을 찾아 나섰다가 계엄군에 붙잡혀 폭행당한 뒤 인근 야산으로 끌려갔다. B양은 어머니에게 ”강간당한 여자의 처녀막을 회복할 수 있느냐. 악마가 짓밟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1985년 전남의 모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나 이듬해 퇴원 후 끝내 분신자살했다.

또 회사원이었던 C씨는 5월21일 새벽 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붙잡혀 심한 구타 등을 당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 C씨는 ‘5월 광주’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발작을 일으킨다는 게 가족 등의 증언이다.

정수만 전 유족회장은 ”검찰 조서와 당사자·가족 등의 진술을 보면 너무 구체적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많은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5·18 진상규명 특조위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중요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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